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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은 욕심쟁이!

연기자 겸업 나서는 현역 아이돌,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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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0호 이우인⁄ 2009.10.20 13:16:40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는 아이돌 포화 상태라 할 만큼 많은 아이돌들이 연기자 이름표를 달고 출연하고 있다. 드라마, 아이돌 포화 상태 14일 첫 방송에서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BS2 새 수목극 <아이리스>에는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탑이 출연하고 있다. 탑은 극중 ‘빅’이라는 이름의 냉혈한 킬러로 출연, 기존에 갖고 있는 차갑고 시니컬한 이미지를 드라마에서도 발산할 예정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그룹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도 MBC 수목극 <맨땅에 헤딩>의 주인공 ‘차봉군’ 역으로 지난달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그러나, <맨땅에 헤딩>은 저조한 시청률로 당초 기획된 20부를 다 채우지 못하고 16부로 조기 종영된다. SBS 주말극 <천만번 사랑해>에는 그룹 슈퍼주니어의 희철과 걸 그룹 슈가 출신 박수진이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특히, 박수진은 <꽃보다 남자>(KBS2), <선덕여왕>(MBC)에 이어 올해만 세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올해 데뷔한 걸 그룹 티아라 멤버 큐리는 데뷔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MBC 사극 <선덕여왕>의 ‘영모’ 역으로 연기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명지전문대학 연극영상과에 재학 중인 큐리는 데뷔 전부터 이미 전문 연기 교육을 받아온 준비된 연기자이다. <선덕여왕>에도 정식 오디션을 거쳐 발탁됐다. 큐리에 앞서 같은 팀의 보람과 지연도 납량 드라마 <혼>에 출연한 바 있다. 티아라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는 티아라의 모든 멤버들이 가수뿐 아니라 연기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걸 그룹 1세대 S.E.S 출신 유진은 MBC 새 주말극 <인연 만들기>의 주연으로 주말 안방극장을 빛내고 있다. 극중 유진이 맡은 ‘한상은’은 10세 때 호주로 이민을 간 소위 ‘외국 물 먹은’ 여자이다. 실제 해외파 출신인 유진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만끽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아이돌 열풍에 편승해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도 인기몰이 중이다. <마이걸> <쾌도 홍길동> <환상의 커플> 등 ‘대박’ 드라마를 만든 ‘홍 자매’(홍미란·홍정은)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SBS 수목극 <미남이시네요>. 이 드라마는 우연히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된 여주인공 ‘고미녀’(박신혜 분)와 아이돌 그룹 에이엔젤(A.N.JELL)의 멤버들 사이에 발생하는 러브 스토리와 연예계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돌 스타를 소재로 한 만큼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다. 꽃미남 밴드 FT 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와 밴드 C.N.BLUE(씨엔블루)의 정용화가 비중 있는 주연으로 분한다. 또, 걸 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극중 ‘국민 요정’이 애칭인 ‘유헤이’ 역으로 악녀 연기에 도전한다. 아이돌들이 도전하는 연기 분야 중에는 유독 드라마가 많은데, 그 이유에 대해 한 가요계 전문가는 ‘시청률’을 꼽는다. 아이돌 스타는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어 그만큼 고정 시청률을 안고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은 제작진에게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스타 본인에게는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드라마가 영화나 다른 장르에 비해 더 많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은 이들의 드라마 출연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뮤지컬은 SM 아이돌 독무대(?) 최근 뮤지컬에 도전한 아이돌 대부분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인 점은 특이할 만하다. 성민과 예성은 각각 창작 뮤지컬 <아킬라>(AkillA)와 <남한산성>으로 같은 날 10월 9일 무대에 올랐다. 11월 8일까지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원시시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아킬라>는 ‘로’와 ‘주’ 두 남녀의 불꽃같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성민은 남자 주인공 ‘로’ 역으로 분하고 있다.

예성은 11월 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남한산성>에 출연하고 있다. 김훈 작가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남한산성>은 조선시대 강인한 민초들의 삶을 다룬 작품. 예성은 악역인 조선 노비 출신 통역관 ‘정명수’ 역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걸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는 내달 14일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의 여주인공 ‘엘 우즈’ 역에 캐스팅됐다. <금발이 너무해>는 지난 2001년 개봉해 전미 흥행 9,000만 달러의 성적을 올린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물론 연기 경험이 전무한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이유와 과정을 뮤지컬 제작사로부터 들어봤다. <금발이 너무해>의 제작사 PMC프러덕션의 송승환 대표는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으면 표가 팔리지 않아 뮤지컬 배우만으로 (객석을) 채우기는 어렵다”고 솔직한 이유를 밝혔다. 성민을 캐스팅한 펀&펀엔터테인먼트의 김혜윤 대표는 성민이 대학에서 뮤지컬학과를 전공하고 있고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점을 평소 눈여겨본 뒤 먼저 뮤지컬 오디션 제안을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성민은 오디션에 임하는 자세가 굉장히 성실했다. 작품에 대한 정보도 나름 연구하고 노래도 완벽하게 연습해왔다”면서, “아이돌들이 공연 스태프들과 친해지기 어렵고 연습 참여도 제대로 안 한다는 등 아이돌들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어 고맙다”며 성민이 성인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길 바랐다.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데에는 무대나 연기 경험이 없다는 점, 소속사와의 의견 및 스케줄 조율이 일반 배우들에 비해 까다롭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빠른 습득 능력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 PMC 관계자는 “아이돌들 대부분이 3~5년 이상 연습생 생활을 거쳤기 때문에 안무나 노래 등이 검증돼 있다”며, “뭐든 빨리 습득하는 점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시트콤·영화는 OB 아이돌의 장 시트콤과 영화는 아이돌 출신들의 활약이 유독 눈에 띄는 장르. 슈가 출신의 황정음은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하고 있으며, 핑클 출신 성유리와 god 출신 윤계상은 각각 <토끼와 리저드>와 <집행자> 등 영화 주연으로 관객몰이에 나섰다. 특히, 황정음의 연기력은 제작진조차도 반신반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이 시트콤에서 의외로 선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가수보다 연기자로 더 두각을 보여 온 성유리는 22일 개봉된 영화 <토끼와 리저드>로 스크린 주연 데뷔를 마쳤다. 성유리는 그동안 출연 작품에서 보여온 밝고 쾌활한 이미지에서 탈피, 자신의 실제 성격과 가장 비슷한 역할로 관객들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윤계상도 11월 5일 영화 <집행자>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극중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고시원 생활 3년인 백수였다가 교도관으로 취직하게 된 ‘재경’. 윤계상은 <트리플> <누구세요?> <사랑에 미치다> <형수님은 열아홉> <비스티 보이즈> <6년째 연애 중> <발레 교습소>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연기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아이돌들이 연기 겸업을 선언하는 이유는 무얼까? 이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는 금전적인 문제와 그들의 능력 과시 욕구를 꼽는다. 많은 아이돌들이 노래 하나만으로는 오랫동안 팬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없고, 연예계에서도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음반 활동 하나만으로는 수입도 적고 오랜 공백기까지 견뎌야 하는 등 금전적·시간적인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 반면, 연기는 작품마다 변신을 꾀할 수 있고, 음반 활동에 비해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또, 노래와 연기로 인정받은 스타에게는 CF 출연 제의는 물론 MC로도 성공할 수 있는 발판까지 주어지니, 이들에게는 연기가 성공의 지름길로 보일 수밖에. 관계자는 “요즘은 만능 엔터테인먼트를 원하는 사회”라며, “제작사가 가수를 뽑기 위해 오디션을 보면서도 연기와 말솜씨 등 다른 부분을 많이 보는 모습은 이를 뒷받침 한다”라고 전했다. 아이돌 스타들이 연기자로 성공 혹은 실패하는 이유 한편, 연기를 통해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난 아이돌 스타들이 있는 반면, 무턱대고 연기에 도전했다가 기존 팬까지 잃고 고배를 마셨던 아이돌 스타들도 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의 윤은혜(베이비복스), <찬란한 유산>의 이승기, <풀하우스>의 비, <꽃보다 남자>의 김현중(SS501), <너는 내 운명>의 윤아(소녀시대) 등은 연기 겸업으로 연예계에서 입지를 더 확고하게 굳힌 성공사례들이다. 바다(S.E.S)와 옥주현(핑클), 빅뱅의 대성, 승리 등은 뮤지컬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이돌 스타로 꼽힌다. 반면, 섹시 스타 이효리(핑클)와 박정아(쥬얼리)는 가수들의 연기 도전 실패 사례로 늘 거론되는 ‘굴욕의’ 스타들이다. 최근 드라마 <드림>의 손담비와 <맨땅에 헤딩>의 유노윤호도 연기자 변신에 실패하며 이효리·박정아 대열(?)에 합류했다. 연기자로 성공한 아이돌 스타가 가진 요건은 무엇이며, 연기자로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스타들이 연기자로 성공하려면 가수와 연기자의 영역을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가수의 인지도를 믿고 연기에 뛰어드는 스타들의 경솔함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기와 노래 둘 다 잘할 수는 없으나, 맡은 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연기에 임할 때는 배우려는 자세가 되어야 연기자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기도 연기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이 관계자는 “윤은혜의 연기력은 늘 논란이 될 만큼 뛰어나지 않지만 좋은 작품과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역할을 맡아 좋은 반응을 얻은 반면, ‘연기 잘하는 스타’로 평가를 받는 유진은 좋은 작품과 자신에 딱 맞는 배역을 만나지 못하다 보니 내세울 만한 대표작이 없었던 것”이라며 성공에 운이 얼마나 중요한지 윤은혜와 유진의 경우를 비교하며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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