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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스물네살, 지능 여섯살 아가씨의 착한세상 만들기

동안 스타 장나라 부녀가 만든 영화 <하늘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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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1호 이우인⁄ 2009.10.27 14:54:27

한국의 대표적 동안 스타로 꼽히는 장나라가 <오! 해피데이>(2003)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마음이…>의 오달균 감독이 내놓은 두 번째 장편 영화 <하늘과 바다>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몸 24살, 지능 6살의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윤하늘’이다. 하늘로 분하기 위해 8kg의 몸무게를 감량해 화제가 된 장나라의 스크린 복귀 작품 <하늘과 바다>를 만나본다. 서번트 증후군 = 지능은 보통 사람보다 떨어지지만, 음악 연주나 계산·암기·암산 등에 특별히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이디엇 서번트’(idiot savant)라고 부르는데, 프랑스어로는 ‘배우지 않고(바보, idiot) 터득한 기술(석학, savant)’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발달장애나 자폐증 등 뇌기능 장애가 있는 이들이 그 장애와 대조되는 천재성이나 뛰어난 재능을 나타내는 현상을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이라고 한다. 착한 영화 <하늘과 바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하늘은 유일한 친구인 고양이 비틀즈, 그리고 바이올린과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하늘은 자신의 집을 요정의 집으로, 자신을 하늘에서 막 내려온 요정으로 안다. 하늘의 앞집에 사는 바다(쥬니 분)는 여대생 로커다. 그러나 매일 인상을 구기고 다닌다. 한집에서 살고 싶지 않은 새엄마 때문이다. 말로는 “널 위한 거야”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오래 전에 죽은 자신의 엄마를 떠올리기 싫어서인 걸 바다는 알 수 있다. 아빠는 왠지 22년을 같이 산 자신보다 겨우 8년을 함께한 새엄마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바다는 아빠에게 서운하고 외롭다. 대학생 행세하기, 여자 꾀기, 피자 값 바가지 씌우기 같은 못된 짓을 밥 먹듯 해대는 피자 배달부 진구(유아인 분)는 하늘이 피자를 주문할 때가 가장 즐겁다. 바보 같은 하늘은 진구가 2만 원인 피자 값을 10만 원으로 부풀려도 그냥 주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는 자신만 남겨둔 채 떠나버린 아빠와 새엄마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그런 바다를 구해준 이는 다름 아닌 앞집에 사는 하늘. 처음에는 자신에게 아무 조건 없이 잘해주는 하늘이 고마웠던 바다는 하늘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는 그녀를 무시하고 못되게 군다. 그러나 이내 하늘의 따뜻한 마음에 마음이 움직인다. 하늘의 집에서 몰래 돈 가방을 훔쳐 들고 달아난 것도 모자라 피자 값 올려 받는 ‘양아치’ 행동을 계속하던 진구 역시 하늘의 착한 마음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새로운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영화 <하늘과 바다>는 착한 하늘이 진정한 친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따뜻한 이야기이다. 변하는 건 바다와 진구만이 아니다. 하늘도 두 친구에 의해 집 밖 세상을 구경하고 혼자 설 용기를 얻는다. 오달균 감독은 10월 19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열린 <하늘과 바다>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이번 영화를 통해 바람직한 소통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나라가 투자·출연·홍보까지 도맡아 오 감독은 소통이 안 되는 이유를 “상대에게 주기만 하면 되는데, 내가 손해 보기 싫어 머리를 쓰다 보면 상대방도 머리를 쓰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의사소통이 단절되는 것 같다”며 “아낌없이 주는 하늘이를 통해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는 극중 하늘이 보여준 소통법과 일치된다. 이처럼 <하늘과 바다>는 독설과 나쁜 남자처럼 ‘나빠질수록 대중의 관심을 끄는’ 요즘 트렌드를 거부한 착한 영화이다. 이는 2006년 데뷔작 <마음이…>로 감동을 선사한 오 감독의 연출 지론이기도 하다. “착한 영화를 만들면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다”는 오 감독은 “내 삶이 받쳐주지 못하니 영화라도 착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농담을 던지는가 하면, “미국에서 영화 공부를 하던 중 처음으로 극장에 갔다가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손녀의 손을 붙잡고 극장에 가는 광경을 보고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에 드문,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 그는 이어 “요즘 트렌드가 막말·막장·폭력 같으니, 내가 안 해도 막장은 발전할 것이고, 이번 영화가 잘 돼 막장이나 사회적 범죄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장나라 “영화 안 되면 집이 망해요” <하늘과 바다>는 장나라가 투자하고 출연하고 홍보까지 모두 한 영화이다. 영화 속의 장나라는 그녀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 영화에 쏟아 부었는지 느끼게 했다. 시선은 언제나 위쪽이고, 입술은 쭉 내민다. 그리고 공주 풍의 레이스 옷만 고집한다. 이는 외모로만 본 하늘의 모습이다. 하늘이 바이올린을 켤 때는 지나칠 정도로 환하다. 어색한 CG는 그야말로 ‘유치 뽕짝’이다. 내년이면 서른인 장나라 역시 이런 영화 속의 자신이 보기 괴로웠을 터. 그래도 그는 해내야 했다. 영화 제작자가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 주호성 씨였기 때문.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주 씨는 영화 제작비 마련을 위해 장나라와 중국에서 돈을 벌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나라는 이날 아버지가 영화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으며, 그 뒤로 아버지가 계속 자신을 중국으로 보내 광고·공연·행사 등을 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이번 영화가 안 되면 집이 망한다”고 앓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사회 뒤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질문이 또 나왔다. 장나라는 “아버지가 제작에 이처럼 깊게 관여돼 있는 줄 몰랐다”며, “그저께도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도착해 12시간 넘게 차를 타고 가 행사 두 개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집이 망한다는 말은 격하게 표현한 것”이라면서, “<하늘과 바다>는 돈을 모아 열심히 찍은 영화다. 돈을 벌어 제작비에 투자하고 연기하고,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하면 집중이 안 될까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유치하지만 지루하진 않은 <하늘과 바다>는 투자자·주인공·홍보를 겸한 장나라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로 주목받은 신인 쥬니, 그리고 영화 <서양 골동 양과자점>의 꽃미남 유아인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배우가 의기투합한 영화이며, 10월 2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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