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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으로 불타는 내장산

쥐어짜면 붉은 물 주르륵 떨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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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3호 편집팀⁄ 2009.11.10 11:42:33

글·사진 송영순 여행전문기자 sys5602@hotmail.com 방송과 신문은 연일 강원도 설악산에서부터 남쪽의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단풍 예찬론을 펼친다. 그러고 보니, 단풍으로 가장 유명하다는 내장산을 이제까지 가본 기억이 없었다. 이번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을 설득하여 내장산 단풍 구경 겸 산행을 가기로 약속하였다. 떠나기로 한 10월 31일은 주말인데다 내장산 단풍의 절정기라는 점을 감안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기로 하고 내장산으로 가는 등산버스를 신청하는 센스까지, 완벽한 준비를 끝냈다. 나중에, 단체 등산버스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산속에 숨겨진 것 무궁무진하다 하여 ‘내장산’ 아, 그런데 일기예보가 심상찮다. 주말인 10월 31일 토요일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였다. 그것도 전국적으로. 출발하는 날 아침 7시, 다행스럽게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나중에, 서울에는 비가 많이 왔다는 방송을 들었지만…).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맞은편에 대기하던 등산버스를 타면서, 내장산에는 밤에 비가 온다더라는 소리를 들었다. 천만다행이다. 리더쯤 되는 분이 오늘은 휴일이라 내장산은 엄청 밀리므로 정문(1주차장) 쪽이 아닌 뒷문(5주차장) 쪽으로 가서 산행을 시작한다고 안내를 했다. 산행이야 어느 쪽에서 하든 무슨 상관이랴! 단풍도 보고 운동도 하고 일거양득이니, 일단 시작하고 보는 거야!

전북 정읍시 내장동 산 256번지를 주소로 갖고 있는 내장산의 높이는 763m이다. 1971년에 내장산(內藏山)과 백암산(白岩山·741m)·입암산(笠岩山·687m)이 한데 묶여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등산로는 여러 가닥이 있으며, 봄에는 백암산이, 가을에는 내장산이 인기몰이를 한다고 한다. 총 면적은 8만1715㎢인데, 전북에 속해 있는 면적이 4만7504㎢, 전남 쪽이 3만4211㎢로서 정읍시와 순창군, 전남 장성군에 걸쳐 있다. 내장산은 원래 본사 영은사(本寺 靈隱寺)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이라고 불리었으나, 산속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내장산(內藏山)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지명도 내장동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 8경의 하나로 알려져 있고,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남원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 능가산(변산)과 함께 호남 5대명산에 올라 있다. 내장산 산행에는 △내장산 자연관찰로 코스 △전망대 코스 △금선폭포 코스 △내장사·백양사 간 종주 코스 △신성봉 코스 △능선일주 코스 △서래봉 코스 △상왕봉 코스 △남창 코스 등이 있는데, 필자는 내장산에서 가장 먼 5주차장에 주차를 한 탓에 서래봉 코스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서래봉(622m) 코스로 올라가 불출봉(610m)·망해봉(650m)·연지봉(671m)·까치봉(717m)·신성봉(763m)·문필봉(675m)·연자봉(675m)·장군봉(692m)을 지나 내장사로 내려온다는 ‘장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여서, 주봉인 신선봉까지 가 내장사로 내려오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마음과 몸이 따로 놀 때가 있는 법. 너무 가파른 코스를 선택한 탓에 서래봉 올라가는 데만도 완전히 지치는 바람에, 단축 코스로 변경하여 백련암을 지나 내장사로 내려와 단풍 관광을 즐기다가 5주차장까지 걸어갔다. 단풍으로 새빨갛게 물든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걷다 보니 내장사에서 5주차장까지도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추사가 현판 쓸 때 바꿔놓은 절 이름 서래봉 코스가 시작되는 5주차장 근처 등산로 입구에는 ‘시인의 마을’이라 적힌 조그만 탐방센터가 있다. ‘서래탐방지원센터’라고 하는데, 여기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내장산 정문에서 산행을 시작하려면 입구에서 요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 두시도록…. 산행의 시작은 만만치가 않았다. 마치 경기도 운길산 옆구리에서 곧장 올라가는 느낌, 즉 가파른 산길로 정상까지 계속 올라가는 난코스였다고나 할까. 더군다나 ‘우리 집 대장’은 일주일 내내 술과 담배에 찌들어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서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데 몹시 힘들어하였다. 한동안 오르막길이 계속되더니 나무계단이 나오고, 그것을 지나니 철계단이 나온다. 내장산은 다른 산들과 달리 철계단이 많은데, 험난한 곳에는 철계단을 설치하여 산행이 한결 쉽도록 해 두었다. 허위허위 간신히 올라가다 보니 불출봉과 서래봉의 갈림길이 나온다. 갈등과 망설임. 일단 불출봉으로 가자면 빙 돌아야 하는데, 버스 출발 시간 안에 도착할 자신이 없다. 게다가 오늘은 그 유명한 내장산 단풍을 보러 온 것이지 극기훈련을 하러 온 것은 아니잖는가. 그래서 백련암(=벽련암)을 거쳐 일주문을 지나 내장사로 가는 코스를 정했다. 대신, 5주차장까지는 걷는 재미로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기로 하였다.

오늘 따라 서래봉 일대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등에 무거운 배낭을 짊어져 중심 잡기가 만만찮은데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위험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조심조심…여기까지 오다 보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새벽에 준비한 맛있는 김밥과 과일 등을 남편과 나눠 먹었다. 산에서 먹는 밥은 꿀맛이 따로 없다. 배를 채우고 나서, 단풍을 보러 간다는 기쁜 마음에 벽련암 쪽으로 서둘러 움직였다. 아, 그런데 내장산 산행 중에는 단풍이 별로 안 보인다. 아마도 단풍 구경은 내장사 입구 쪽을 말하는 모양이다. 벽련암에 도착하니 단풍이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벽련암 입구에 있는 안내문에는 ‘옛 백련사가 있던 절터로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백련사는 내장사라 부르기도 하면서 내장산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백련사는 의자왕 20년(660)에 유해 스님이 세웠는데, 추사 김정희가 백련사를 벽련사로 바꿔 부르고 현판을 써서 걸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버렸다. 백련사가 언제부터 벽련암으로 격하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 암자에 대웅전이 있는 절은 처음 본다. 게다가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도 있었다. 또한 뒤로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었는데, 벽련암 뒤쪽으로 병풍처럼 서 있는 기암괴석들이 마치 산봉우리에 있는 요새처럼 보였다. 내가 지나온 서래봉도 그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울긋불긋 치장한 내장산, 단풍의 성찬 일주문을 거쳐 내장사에 도착했다. 참고로, 내장사 앞에 있는 안내판에는 ‘백제 무왕 37년(676) 영은 조사가 50여 동의 대가람을 세우고 영은사라 칭한 이래, 조선 중종 34년(1539) 폐찰령으로 소각되었다가, 명종 22년(1567) 희묵 대사가 사우(寺宇)를 중창한 후, 정조 3년(1779) 영웅 대사가 대웅전을 중수하는 등 4회에 걸쳐 중수하였다. 근세에는 백학면 선사가 사세를 크게 중흥시켰으며, 어느 대인지 영은사를 내장사로 호칭하게 되었다. 6.25사변으로 1951년 1월 12일 소실된 것을 1958년 주지 다천이 대웅전을 중건하였다’고 적혀 있음을 부기한다.

내장사로 향하는 엄청난 인파는 정말 대단했다. 구름 같은 행락객들의 무리는 산행을 할 때의 호젓한 분위기와는 아주 달랐다. 내장산은 역시 단풍 관광이 제격이지 산행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도 단풍이 든 곳은 많다. 남산의 노란색 단풍은 절경이고, 청와대 앞길도 양재대로도 단풍이 들어 어디 다른 곳에 갈 필요도 없다 싶다. 그런데 내장산의 단풍은 다른 맛이 난다. 다른 곳의 단풍이 노란색 일색으로 단조로운 맛을 준다면, 내장산은 붉은색은 물론이고 노란색과 푸른색까지 어우러져 아주 다양한 색채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아, 이래서 내장산 단풍을 최고라 하는구나! 그래, 내장산 단풍, 널 단풍의 여제라 불러주마! 등산 코스 1. 내장산 자연관찰로 코스 일주문 → 벽련암 → 원적암 → 내장사 → 일주문. 소요시간 1시간 20분, 거리 3.6km. 2. 전망대 코스 매표소 → 내장사 → 전망대. 소요시간 50분, 거리 1.4km. 3. 금선폭포 코스 집단시설지구 → 일주문 → 내장사 → 금선폭포. 소요시간 1시간 50분, 거리 5.5km. 4. 내장사·백양사 간 종주 코스 내장사 → 까치봉 → 소둥근재 → 순창새재 → 상왕봉 → 백학봉 → 영천굴 → 백양사. 소요시간 6시간, 거리 10.9km. 5. 신선봉 코스 일주문 → 내장사 → 용굴입구 → 신선약수 → 신선봉 → 까치봉 → 금선계곡 → 내장사 → 일주문. 소요시간 4시간 20분, 거리 4.8km. 6. 능선일주 코스 일주문 → 서래봉 → 불출봉 → 망해봉 → 연지봉 → 까치봉 → 신선봉 → 연자봉 → 장군봉 → 유군치 → 관사앞. 소요시간 9시간, 거리 13.8km. 7. 서래봉 코스 일주문(서래탐방센터) → 서래봉 → 불출봉 → 원적암. 소요시간 4시간 20분, 거리 6.6km. 8. 상왕봉 코스 백양사 → 운문암 → 상왕봉 → 백학봉 → 백양사. 소요시간 6시간, 거리 7.3km 9. 남창 코스 백양사 → 백학봉 → 상왕봉 → 몽계폭포 → 남창. 소요시간 3시간 30분, 거리 6.17km. 찾아오는 길 승용차 ·서울 → 서해안고속도로 → 줄포IC(3시간 소요) → 정읍 방면(국도 29호선) ·서울 → 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민자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정읍IC(3시간 소요) ·대전 → 호남고속도로 → 정읍IC(1시간 40분 소요) ·대구 → 88고속도로 → 담양IC(2시간 30분 소요) → 정읍·내장산 방면(국지도 15호선) → 순창·방면(국지도 49호선) → 정읍·내장산 방면(1시간 소요) → 내장산 봉룡사거리(좌회전) → 내장 탐방지원센터 진입 ·부산 → 남해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내장산IC(3시간 30분 소요) ·광주 → 호남고속도로 → 내장산IC(45분 소요) 기차 서울 용산역 → 정읍역(약 3시간 소요) 대전역 → 정읍역(약 2시간 소요) 서대전역 → 정읍역(약 1시간 30분 소요) 대구역 → 정읍역(약 4시간 30분 소요) 동대구역 → 정읍역(약 4시간 30분 소요) 부산역 →정읍역(약 6시간 소요) 광주역 → 정읍역(약 1시간 소요) 고속버스/시외버스 서울 센트럴시티(호남)터미널 → 정읍터미널(3시간 소요) 동서울터미널 → 정읍터미널(약 3시간 30분 소요) 대전 → 전주 → 정읍 (약 2시간 소요). 직통 없음. 대구 서부 → 정읍(약 5시간 소요). 직통 없음. 부산 서부 → 정읍(약 5시간 소요). 직통 없음(광양 경유). 광주 광천 → 정읍(약 1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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