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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형 슈퍼 히어로 등장!

신출귀몰 코믹 액션 <홍길동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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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3호 이우인⁄ 2009.11.10 11:25:18

슈퍼맨·배트맨·플래시맨·스파이더맨…. ‘~맨’으로 끝나는 주인공은 할리우드에 많다. 그런데 이 할리우드판 슈퍼 히어로에 도전장을 내민 대한민국의 슈퍼 짱이 있으니, 바로 홍길동 가문의 18대손 홍무혁(이범수 분)이다. 무혁이 주인공인 영화 <홍길동의 후예>(11월 26일 개봉)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는 의적 홍길동의 후예가 조상의 뜻을 받들어 21세기에도 의적 일을 하고 있다는 상상에서 시작한다. 홍길동의 특성에 맞춰 코믹 액션 장르에 ‘신출귀몰’을 더해 다른 코미디 영화와 차별을 뒀다. 무혁은 낮에는 고등학교 훈남 음악 교사지만, 밤에는 의적이 된다. 홍길동 가문의 17대손이자 대학 교수인 무혁의 아버지 홍만석(박인환 분)은 의적 프로젝트를 총지휘하고, 무혁의 어머니 명애(김자옥 분)와 동생 찬혁(장기범 분)이 보조를 맞춘다. 홍무혁 일가의 적은 21세기 탐관오리 이정민(김수로 분)이다. 정민은 정·재계를 아우르는 블랙 커넥션의 실세이자,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불의·불법도 마다 않는 냉혈한이다. 정민과 절체절명의 대결 속에서 무혁은 동료 교사이자 애인인 연화에게 결혼을 재촉당하고 그녀의 오빠인 검사 재필에게 의심받는 위기에 처한다.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지만, 무혁은 애인을 애인이라 부르지 못한다. 3년 차 애인 송연화(이시영 분)에게 의적인 자신의 신분이 들통날까 봐 결혼하자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자신을 돕던 정보원 수영이 비밀을 지키려고 자살을 택하자, 그는 연화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리고 무혁은 오래 전부터 정민의 뒤를 밟은 재필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정민의 아지트로 침입한다. 서민적인 슈퍼 히어로의 모습 한국형 슈퍼 짱은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까? 그리고 그와 맞설(?) 악당의 모습은 얼마나 무시무시할까? 한 가지 분명한 건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 같은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사실. 11월 2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정용기 감독은 “개인적으로 한국형 슈퍼 히어로 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거창하게 하늘을 날거나 슈퍼맨처럼 엄청난 힘을 가진 영웅을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다. 좀 더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서민적인 영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 중 홍무혁은 의로운 행동을 하고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사정을 제외하면 보통 사람과 똑같다. 그러나 일단 밤만 되면 홍길동 후예만의 ‘영웅 맞춤복’을 입고 암벽등반, 야마카시(담장 위 등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리는 묘기), 자전거 액션을 선보인다. 이범수는 “과거의 홍길동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구름을 타고 다니며 연기와 함께 사라지는,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이었다”며 “그러나 무혁은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인물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을 그리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고 배역을 소개했다. 그리고 의적 활동을 하는 스타일도, 과거에는 부잣집에 몰래 숨어들어 돈을 훔쳐 나오는 것이었다면, 무혁은 어릴 때부터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연마하고 시대에 걸맞게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면서 마치 첩보전을 수행하듯 가족과 함께 팀을 이뤄 의적 활동을 수행한다. 이정민도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 영화 속의 악당에 비교하면 지극히 서민적이다. 특히 김수로가 침이 튀길 정도로 강조하는 건 극 중에서 입고 나오는 ‘트레이닝 4종 세트’. 정민은 <추리닝의 경제학>이라는 책까지 펴내고 출판기념회도 연다. 정민의 각별한 트레이닝 사랑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로 기대된다. 고작 트레이닝복이지만 무려 1200만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니 말이다. 김수로는 “특히 ‘스와로브스키’ 추리닝은 실제로 의상 팀이 스와로브스키 300개를 수작업으로 붙여 만들었다”고 자랑하며 “영화에서만 입기 아까워 최근에는 <패떴>(패밀리가 떴다)에도 입고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밖에,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배우 성동일과 조희봉이 각각 송 검사와 박 형사로 나와 정민을 추격한다. 범인을 잡으려는 그들의 추격이 치밀할 리가 없다. 그들이 검사와 형사 역으로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웃음이 나온다. 이처럼 서민적인 영웅과 악당, 엉성한 추격자들이 출연하는 영화 <홍길동의 후예>가 과연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가 될지 주목된다. 늦은 데뷔, 그러나 누구보다 두드러진 활약 <홍길동의 후예>에는 특히 주목할 배우가 있다. 바로 극 중 ‘홍일점’ 송연화 역의 이시영이다. 이 영화는 이시영의 첫 장편영화로 관심을 모았다. 앞서 이시영은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로 스크린에 데뷔한 바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시영은 라는 영화 속 자신의 테마 곡을 경쾌한 안무와 함께 선보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첫 장편영화인 만큼 많은 준비를 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이날 이시영은 시종일관 방긋방긋 굉장히 행복한 모습이었다. 이시영은 “첫 장편영화에서 너무도 좋은 선배님들과 감독님,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해서 얻은 것도 많고 교훈도 많이 얻었다”면서 “이렇게 첫 영화를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영광이라서 잊지 못할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시영에게 2009년은 정말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 27세의 늦은 나이에 데뷔한 그녀는 올 초 KBS-2TV에서 방영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단숨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뒤늦은 기세는 올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녀는 MBC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전진과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매회 화제를 모았고, 또 나이를 어리게 속인 사실을 당당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전진과의 데이트 사실을 밝히며 당당한 모습을 트레이드마크로 만든 그녀는 전진과 사귄 지 6개월 만에 또 결별해 잠시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전진은 군에 입대하며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췄지만, 그녀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2009> <천만번 사랑해> 등 두 편의 드라마를 포함해 올해에만 벌써 5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이 영화에서 이시영이 맡은 송연화는 이정민, 송 검사, 박 형사와 함께 웃기는 역할이다. 겉으로는 청순하고 아름답지만, 흥분하면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나오는 다혈질 성격의 소유자이다. 청순한 외모와 잘 연결되지 않는 4차원 성격의 이시영과 송연화는 왠지 닮았다. 자신만의 매력으로 브라운관을 사로잡은 이시영이 영화에서도 자신과 닮은 캐릭터로 블루칩으로 자리 잡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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