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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구름도 쉬어가는 雲吉山

산중 水鐘寺는 ‘동방에서 가장 전망 좋은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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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4호 편집팀⁄ 2009.11.17 11:20:04

지난 10월 초,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운길산(雲吉山)에 올라 수종사에 있는 보호수를 촬영했다가 실패한 기억이 났다. 그때 틀림없이 ‘디카’에 많은 장면을 담았는데, 메모리 카드가 고장 나는 바람에 사진을 건지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운길산에 가려고 하니…생각만 해도 힘든 운길산! 그렇지만 결국 집 앞에 있는 김밥집에서 1000원짜리 김밥 두 줄과 과일과 물을 준비하여 수종사로 향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양수리) 북서쪽에 우뚝 솟은 운길산으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승용차로 가는 방법 또는 전철을 타고 가는 방법이다. 필자는 승용차로 다녀왔는데, 서울 잠실에서 출발하여 백제고분로-올림픽선수촌아파트-하남로-팔당대교-양평 방면-조안면 방면에 거의 도달하니 바로 저 앞에 아주 멋지게 지은 웅장한 운길산역이 보인다. 이동 거리는 26.5km에 불과하여 길이 막히지 않으면 천천히 달려도 50분이면 충분한데, 단점이라면 운길산역 주차장의 주차비가 5000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하루 종일 주차요금’이란다. 청계산 주차요금 3,000원에 비하면 엄청 비싼 요금이다. 물론, 서울이 아닌 다른 지점에서 출발한다면 거리 및 시간 계산을 다시 해야 하겠지만…. 주차비를 내기 싫으면 전철을 타고 가면 된다.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 전철이 팔당역을 거쳐 운길산역을 지나 종착점인 국수역까지 가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바깥 경치를 구경하면서 가다 팔당역 다음인 운길산역에 내리는데, 이렇게 멀리 오는데 1시간도 안 걸리니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참고로, 중앙선은 2007년 말에 덕소에서 팔당역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주변의 명산을 찾는 등산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운길산역을 보면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철역이 너무 멋있어! 북한강·남한강 만나는 곳, 풍광 수려한 山水

필자는 10월 들어 운길산만 두 번째 산행이다. 사실 운길산은 582m인 청계산 매봉보다 조금 높은 610m라 하여 힘들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올라보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처음 운길산에 갔을 때는 멋모르고 등산로 입구에서 빠른 길로 가려다 끝도 없이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너무나 힘들었었다. 그때는 정말 땀을 바가지로 흘리면서 허위허위 겨우 올라갔다. 그래서 이번에는 산행 거리가 먼저보다 두 배는 멀지만 가족과 함께 힘 덜 들이고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길을 선택하는 센스 작렬! 조금 가다 보면 ‘세계 최초’라고 하는 ‘주필거미박물관’(031-576-7908)도 구경할 수 있다. 30년 넘는 세월을 거미에 미쳐 살아왔다는 김주필 동국대 명예교수가 사재를 들여 만든 이 박물관에는 거미 표본과 화석, 곤충 표본 등 25만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다, 수석전시관과 도서관·동물사육실 등의 부속 시설을 갖추었고, 규모가 제법 큰 아라크노피아 생태수목원도 구경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이고 어린이는 4,000원이다. 인터넷 사이트는 http://www.arachnopia.com이다. 거미박물관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세정사라는 절이 나온다. 간판에는 대한불교 조계종이라고 되어 있는데, 조그마하다. 운길산(雲吉山)은 왜 운길산일까? 처음에 필자는 ‘장길산’이라는 이름이 문득 떠올라 피식 웃었다. 장길산이라는 이름은 잊지 않고 있으니, 덕분에 운길산 이름도 잊을 일은 없겠다. 운길산의 옛 이름은 조곡산(朝谷山)이라 하였는데, 동국여지승람에 나온다. 그래서인지 골짜기의 이름은 조곡천이다. 운길산 정상에 올라가면 팻말에 유래가 적혀 있으니,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 멈춘다’고 해서 운길산이라 한다고 되어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산봉에 걸린 구름은 눈에 띄질 않으니, 등산객들이 배낭 속에 한아름씩 담아 넣은 모양이다. 운길산이라는 이름의 연원을 짚어보면 1890년(고종 27년)에 지은 사찰 수종사의 ‘중수기’에 운길산이라는 이름이 나온다고 한다. 운길산 정상에 올라 ‘2%쯤 모자란다’고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들면, 곧장 적갑산(560m)·철문봉(630m)을 지나 예봉산(683m)으로 향하면 된다. 운길산과 예봉산의 능선은 속칭 ‘다산능선’이라고도 하는데, 사람들은 정말 이름을 잘도 짓는다. 정약용과 약전·약종 형제가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 학문을 밝힌 곳이라서 그런 이름을 지었다니, 정 씨 형제들은 튼튼한 두 다리와 체력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운길산 정상에 있는 표지석에는 분명이 610m라고 적혀 있다. 썩 높은 봉우리도 아닌데 왜 이다지도 힘들담! 나이 탓인가. 아무튼 전망이 너무나 좋다. 대자연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 아래 펼쳐진 한강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데, 정상 안내판에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 멈춘다 해서 운길산이다. 북한강 물과 남한강 물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수가 수려하다’고 적힌 뜻을 알 만하다. 조그만 전망대에서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고 있다. 우리도 잠시 쉬면서, 점심으로 싸 간 김밥과 과일로 허기를 채웠다. 그리고 내 몸뚱이를 이 산꼭대기까지 올리느라 수고한 팔다리를 주무르고 다듬는다. 좋은 연장은 잘 간수해야 하는 법이다. 주변의 관광명소들 구경은 ‘플러스 알파’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운길산의 정상 부근에는 한마디로 ‘끝내준다’는 전망과 풍경을 가진 수종사(水鐘寺)가 있다. 조선의 문호 서거정이 ‘동방의 사찰 중 최고의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 격찬을 했다는데, 대웅전 바로 맞은편에서 북한강 물길을 보며 동시에 다리 건너 남한강을 보고 있자니, 등 뒤에서 부처님이 “시원하고 가슴 탁 트이는 게 최고이니라. 매일 올라와서 공양을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수종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세조가 배에서 하룻밤을 머무는 동안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 그 출처를 찾았더니 18나한상이 있는 바위굴을 발견하여 그 바위굴을 중심으로 창건한 절이 바로 수종사라고 한다. 또한 수종사는 이름 그대로 물과 인연이 깊다. 비록 세조가 나한을 발견한 석굴은 사라졌지만, 그 석굴에서 나오는 물은 여전하다는 것. 다산 정약용도 이곳 샘물로 차를 즐겼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여 절에서는 ‘삼정헌’이라는 다실을 지었는데, 산행을 즐기러 왔건 경배를 하러 왔건 모든 이에게 차는 무료이다.

운길산 정상에서 내려오다 수종사에 들어서면 입구 쪽에 연못 비슷한 것을 만들어두고 가운데에는 아기부처상을 세웠는데, 물속에 동전이 많아 관심 있게 보았더니 소원을 빌고 던진 동전이란다. 왼쪽에는 1460년에 건립된 수종사 오층석탑이 있고, 1439년에 세종의 명으로 지은 8각 원당형 부도(八角圓堂形浮屠)가 있다. 한편에는 세조가 수종사 창건 기념으로 심었다는 거대한 은행나무가 서 있다. 실제로 보니 엄청나게 크다. 남양주시에서 1982년 10월 15일에 보호수로 지정(17호)했다는데, 표지판 안내문을 보니 지정 당시 수령이 500년이고 높이는 35m이며 나무 둘레가 6.5m로 되어 있다(인터넷에는 수령이 550년이 넘고 둘레는 7m가 넘는다고 올라 있는데, 잘못된 정보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큰 나무가 있었던가. 진짜 굵고도 높다. 세월의 풍상을 모두 겪었을 터인데….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을 한다면 세월의 증인이 되었겠다. 그 은행나무 옆에는 수종사의 사적기가 적혀져 있다.수종사의 연원이 잘 요약되어 있으니 읽어보시라고 일독(一讀)을 권한다. 운길산 주변 관광지 ·수종사 사찰 031-576-8411·5538 ·아라크노피아 생태수목원, 주필거미박물관 수목원 031-576-7908~9·3827·4876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031-576-6051~3704 ·양수리 과수마을, 농·산·어촌 체험마을 031-774-4929, 019-470-0122·1323 ·몽골문화촌 : 031-590-2793 ·고로쇠마을 : 011-687-4902 ·다산 정약용 유적지 : 031-576-9300 등산로 송촌리 - 수종사 - 정상 - 463봉 - 새재고개 - 고대농장(10km, 3시간 30분) 진중리 - 수종사 - 정상 - 송촌리 (6km, 2시간 20분) 주변 숙박시설 양수1리 마을 민박(031-772-6335), 로하스 펜션(031-592-9520), 로즈힐 펜션(02-2057-1561), 양수리 돌기와토담집 펜션(02-2057-1561), 아바타 펜션(031-775-5242), 쵸코 펜션(031-774-3610) 음식점과 찻집 감나무집공원(031-576-8263), 짚풀촌(031-576-0197), 시골이야기(031-576-7425), 옛고향(031-592-8801), 오동나무집(031-576-8254), 청산의 향기(031-576-7976), 길목(031-576-8761), 산장메추라기(031-576-2611), 아뜰리에(031-576-8303),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031-576-0815), 아리수 레스토랑(031-577-1203), 운길산장(031-576-5952), 두물장어(031-576-8727), 운길산농원(흑돼지 장어전문, 031-576-8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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