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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실신과 급성 심장사망

급성 심장사 의심 환자, 제세동기 삽입술로 생명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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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4호 편집팀⁄ 2009.11.17 11:12:47

젊고 건강한 사람들 가운데 드물지만 갑자기 실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신이란 뇌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감소하거나 일시적으로 혈액이 가지 못해 쓰러지는 현상이다. 실신이 발생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나, 중년 이후에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감소되어 갑자기 실신하는 경우, 혈액이 심장의 아래쪽으로 쏠리면서 뇌로 혈액이 충분히 가지 못하여 실신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20~30대에 갑자기 실신하는 경우, 가족들 중에 이런 증상이 있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갑자기 발생하는 심장사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세의 건장한 남성이 저녁 식사 도중에 실신하여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이 환자는 이번 병원 내원 전까지 8년 전부터 3차례의 실신 병력이 있었다. 병원에서 검사 도중에 갑작스럽게 다시 실신하였고, 심전도에 심실세동이 관찰되어 제세동을 하였다(그림1). 제세동(除細動)이란 심실세동·심방세동을 억제하여 규칙적인 심박동의 리듬을 찾도록 하는 요법이다. 이후 측정한 심전도상에서 이상이 발견되어(흉부유도 V1-V3에서 우각차단 소견과 ST 분절 상승 소견) 브루가다 증후군(Brugada syndrome)으로 진단되었고(그림2), 제세동기를 삽입받아(그림3) 현재 외래 치료 중이다. 급성 심장사(sudden cardiac death)는 사망할 만한 어떠한 질병 또는 상태가 전혀 없이 예기치 않게 급사 예후가 발생하여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심인성 급사의 발생률을 연 0.1~0.2%로 잡을 때 미국에서는 급사자를 1년에 30~4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질병관리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에서 35세 이상의 사망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1998년 한 해에 45만6076명의 심인성 급사자가 조사되었고,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간 총 심장 사망자 중 급사의 비율이 56.3%에서 63.9%로 바뀌면서 12.4%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었다.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는 환자 수는 AIDS·유방암·폐암·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 모두를 합한 수치보다 많을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급성 심장사 치료의 문제점은 발생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경화증과 관련된 관상동맥질환이다.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부검상 80% 이상에서 관상동맥의 오래된 광범위 죽상경화와 급성 관상동맥질환의 병리학적 소견을 보인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에는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으나, 외국에 비하여 관상동맥질환의 비율이 낮으며, 심장의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추정하고 있다. 급성 심장사가 우려되는 위급한 환자들은 중추신경 손상이 심하지 않고 혈역학적으로 안정이 유지된다면, 발생 원인을 찾고 장기적 관리를 위해 여러 가지 검사가 시행되어야 한다. 심장동맥이 좁아져 피가 충분히 가지 못해 발생하는 허혈이 원인일 때는 막힌 혈관을 개통하고 약물(베타차단제)을 투여하여 치료를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젊은 나이에 동맥경화증과 관계 없이 발생하는, 전기생리학적으로 불안정한 질병의 경우에는 전기생리학 검사를 이용하여 급사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심장 내의 박동을 유지하는 전기전달조직이 안정되지 못하여 급사의 위험이 있는 환자는 약물로도 치료를 하지만,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 항부정맥수술, 경험적 아미오다론(amiodarone) 투여 등의 치료 방법을 찾게 된다. 이들 치료 방법 중에 현재는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그림3)가 가장 효과적이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하다. 삽입형 제세동기란 위의 환자처럼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기계가 일정 시간(약 8초) 동안 확인하여 심실세동으로 진단되면 심장 내로 전기충격을 주어 심실세동을 없애주는 장치이다. 이 장치는 근본적으로 심실세동을 없애주는 게 아니라,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사망하지 않도록 전기충격으로 심실세동을 없애고 자신의 심박동을 다시 돌아오도록 유도한다. 일반적으로 약 200회까지 전기충격을 줄 수 있으며, 전원(배터리)이 다 소모되는 경우 흉부 좌측 상부의 피부 아래 묻어놓은 전기 배터리(제너레이트)를 국소마취하에 새로 교체해주면 된다. 우리나라에도 삽입형 제세동기를 삽입한 후 5~6년이 넘어 제너레이트를 교체한 환자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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