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치인 나, 술자리에선 비가 된다 음주가무에 약한 나. 그래서 재미없는 사람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물론 여자 친구도 없다. 집에서 만화책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일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난 지금 IT 회사에 다니고 있다.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 일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 야근이 많긴 하지만, 혼자 사는 내겐 오히려 반갑기만 하다. 저녁을 공짜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싫은 건 저녁을 먹은 뒤에 이어지는 술자리. 왜 한국의 직장인들은 식사로 만족하지 못할까? 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마시는 술을 왜 부족하다고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불만을 이야기할 수 없는 나. 정말 한심하다. 그런데 더 웃긴 일은 몸치인 내가 술자리에선 ‘월드스타’ 비가 된다는 사실. 술을 못 마시는 내가 술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상사의 기분을 맞춰주는 일뿐이다. 테이블을 걷어차고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은 생각과 정반대로 움직인다. 상사의 환호를 들으면서 승진이 눈에 보인다는 속물적 상상까지 하는 내가 짜증 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월급쟁이가 별 수 있나. 나뿐 아니라 다들 술자리에선 비나 손담비가 될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직장 생활을 버티고 있다. (김모 씨/ 31, 남) 신입사원의 비애 나는 회사를 여러 곳 옮겨 다녔다. 때문에 늘 신입사원 ‘딱지’를 떼지 못했다. 심부름을 시키거나 막내 취급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술자리만은 못 참겠더라. 물론 마실 순 있지만, 난 어째서 사람들이 쓴 술을 달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신입사원은 술자리에서 빠지면 상사의 눈 밖에 난다. 술을 못 마셔도 상사의 술잔을 채우거나 눈치 빠르게 안주를 시키는 역할이 신입사원의 몫인 것 같다. 하루는 30명이나 되는 직원이 소주잔을 돌리면서 술을 마시는데, 술이 약한 나는 금세 취해서 마시던 술을 토하고 말았다. 옷과 테이블은 소주 범벅이 되고 얼굴은 창백해졌지만, 집에 가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다들 “너 때문에 분위기 망쳤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정말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첫 월급을 기다릴 어머니 표정이 아른거려 눈물을 머금고 자리를 지켰다. 어찌나 비굴하던지…. (최모 씨/ 28, 남) 술이 ‘웬수’ 평소 직장에서 온갖 얌전을 빼던 나. 다들 “김OO 씨는 며느리 삼고 싶어” 할 정도로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조신했다. 그리고 신입사원이라면 꼭 거쳐야 하는 회식자리에서 평소처럼 열심히 얌전을 빼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 그놈의 술이 ‘웬수’였다. 나중에 동기가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너, 사장님이 니 오빠냐”라고. 무슨 의민지 몰라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술에 취해 사장님에게 “오빠, 나 말이야, 회사 생활 처음이라 잘 몰라. 예쁘게 봐줘” 이랬단다. 그날 이후 절대 소주 3잔 이상 안 받아 마신다. (이모 씨/ 26, 여) 기분 나쁜 남녀 차별 회사의 법무팀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회사가 법정관리를 받고 있어 총무팀이 할 일까지 내가 하게 되었다. 그래도 욕심을 내서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일했고, 1년쯤 지나자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다. 회사가 어려워져 동기 남자 사원과 나 중에서 한 명이 인사팀으로 가야 됐다. 그런데 그 남자 동기보다 내가 일을 더 잘한다고 칭찬하던 상사가 나를 인사팀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남녀 차별에 화가 솟구쳤다. (박모 씨/ 32, 여) <사우나맨> 이벤트 응모 당첨자(20명) 조신혜(29, 여)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장윤희(27, 여) 수원시 팔달구 화서2동 박종준(32, 남) 영등포구 당산3가 최호준(26, 남) 부천시 중3동 김수진(26, 여) 서초구 서초1동 김금영(25, 여) 서초구 서초3동 엄미선(29, 여) 하남시 창우동 이광수(34, 남)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1동 이유경(27, 여) 금천구 가산동 최종인(28, 남) 용산구 한남동 원호영(32, 여) 강남구 역삼동 김선희(31, 남) 서대문구 홍제3동 류형걸(29, 남) 군포시 당동 박현주(29, 여)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이지희(29, 여) 서대문구 북가좌2동 성승제(32, 남)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신경희(28, 여) 용산구 원효로1가 오지선(28, 여) 종로구 수송동 김명중(31, 남) 금천구 가산동 이슬비(26, 여) 마포구 염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