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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미학으로 재해석된 새로운 금강산

오랜 예술적 경험과 경륜이 빚어낸 예술 세계 담는 임무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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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6호 편집팀⁄ 2009.11.30 15:32:22

박창호(고음악 평론가·철학박사) 삼강 임무상 선생의 금강산 회화 전시회는 여러 면에서 깊은 의의를 지니는데 반세기 넘게 분단된 조국에서 가장 빼어나게 아름다운 명산을 예술적 해석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첫 번째 의의일 것이다. 이번 삼강 선생의 금강산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은 구상의 작업으로부터 점점 비구상화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동양화의 산수화가 <구상성>으로부터 <비구상성>으로 진화해가는 ‘변형(變形 : transformation)’에 관심을 기울여야할 특별한 이유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구상적인 차원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이란, 동양화의 산수화에 있어서는 그것만으로도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강 선생은 오브제가 나타나 보이는 그대로의 <현상(現象)>과 이 ‘현상’ 속에 내재해있는 현상의 실체 내지는 본질을 끝까지 추구해 마지않는다.

선생의 작업의 정점에 이르는 완전히 추상화된 범주의 작품에서 우리는 ‘논리적 비약으로서의 추상화’와 ‘점진적 진화로서의 추상화’ 사이의 엄연한 차이를 인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소위 <무제>라는 제목의 수많은 추상화들을 우리는 보아왔다. 그와 같은 추상화 앞에서 관람객은 상당한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추상의 출발점인 실재의 오브제는 무엇이었으며 또 그 오브제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 어떤 경로를 거쳐서 그러한 추상적인 상징체계를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최소한의 논리적 설명이 그림에 대한 보다 나은 이해를 위해 관람자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반드시 그런 설명을 해야 할 의무를 갖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추상화(抽象化)가 필요했던 최소한의 동기(動機 : motivation)를 관람자에게 제시하여야만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최소한 ‘추상을 위한 추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러한 ‘추상’이 요구될 수밖에 없었던 필연성과 당위성을 관람자들에게 이해시켜야만 한다. 삼강 선생의 ‘추상화(抽象化)’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행의 수도에 비유될 수 있는 작업이었다. 금강산에 대한 선생의 추상화들은, 작가 자신만이 알고 있는, 때로는 작가 자신도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무제(無題)>의 추상화들이 아니다. 위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선생은 사실적인 ‘구상(具象)’에서 한 단계 씩 ‘추상(抽象)’으로 향하는 진화의 과정을 구체적인 작품들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삼강 선생의 ‘금강산수도(金剛山水圖)’를 통하여 온갖 예술적 경험과 방대한 경륜을 지닌, 이순(耳順)을 넘은 선생의 안목으로 본 예술의 세계가 얼마나 다양하고 또 얼마나 힘차고도 아름다우며, 그리고 얼마나 자연스럽고 순수한가를 분명히 보았다. 그러므로 한국화(韓國畵)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는 선생의 장려(壯麗)한 <금강산수도법(金剛山水圖法)> 앞에서 우리 후학(後學)들이 갖출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순수함’과 ‘열정’을 동시에 지녔으며, 세속의 명성과 영화에 얽매이지 않는, 고매한 인격의 선생께서 앞으로 보여줄 또 다른 예술적 ‘변형(transformation)’과 ‘돌연변이(mutation)’에 대하여 단지 겸허한 마음으로 증언하기를 기다리는 것일 뿐이다. - 삼강 임무상(林茂相) 화백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991년 첫 개인전(롯데미술관)을 시점으로 열한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중앙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미술대작전, 청담미술제 등 300여 회의 주요 그룹전 및 초대전과 한국미술세계화전(LA, New York, Paris), 한류 4인의 개성전(일본), 한국미술12인 초대전(독일), 취리히아트페어 등 다수의 국제전에 참가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및 한국 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으로 있으며 경남도립미술관, 밀알미술관, 성균관대학교박물관, 상명대학교박물관, 초당대학교중앙도서관, LA한국문화원, 영국대사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12월 2일부터 8일까지 인사동 가가갤러리 개관 1주년 기념 기획초대전으로 임무상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의 금강산 그림은 호방한 운필과 곡선화법으로 재해석된 새로운 형식의 조형언어를 선보인다. 특히 자연(벼룻돌, 토분 외)혼합채색 그 고유의 토속적인 빛깔과 질감은 새롭고 독특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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