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연극 처음 아냐…대학생 때 매일 연극 무대에 섰다” <엄마, 여행 갈래요?>는 배우 김상경이 12년 만에 오르는 연극 무대다. 그러나 그가 연극 무대로 연기 경험을 쌓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상경은 <대왕세종> <변호사들> <인간시장> <초대> <화려한 휴가> <내 남자의 로맨스> <살인의 추억> <생활의 발견> 등 드라마와 영화로 유명해진 배우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김상경이 <엄마, 여행 갈래요?>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상경, 연극 데뷔’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11월 25일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은 연극 무대에 데뷔한 김상경을 흥미롭게 보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상경은 자신이 “대학생 때 매일 연극 무대에 섰던 사람”이며 “이번 연극은 약 12년 만의 공연”이라고 잘못된 정보를 고쳤다. 그러나 프로로 나선 연극은 이번이 처음임을 밝혔다. 그렇다면 12년 만에 프로가 되어 오른 무대는 김상경에게 어떤 느낌일까? “무대에 서기 전에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고 밝힌 그의 걱정은 “‘낯설지 않을까?”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첫 무대에 오르기 전과 오르고 난 뒤가 전혀 떨리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어 “너무 열심히 봐주는 관객의 모습에 너무 감사했다. ‘낯설지 않을까’했던 내 걱정을 관객이 없애줬다”면서 “관객은 대여섯 살 아이가 된 것처럼 웃고 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첫 공연부터 관객은 내게 큰 힘을 줬고,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상경이 이 연극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바로 어머니다. 그는 “엄마에게 선물을 드리기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 그리고 내 엄마에게 드리는 선물이 곧 모든 어머니에게 드리는 선물이 될 것 같았다”며 “공연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너무 좋으니 꼭 보러 오시기 바란다. A/S는 내가 장담하겠다. 남자들이 우는 모습은 보기 힘든데, 30대뿐 아니라 70대 노인들도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울더라. 여자는 당연히 운다”고 장담했다. 또한 김상경은 우는 관객에게서 전율을 느낀 경험도 털어놨다. “사방에서 흐느낌을 들었다”는 그는 “이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줄 알았다. 그러나 우는 신을 연기할 때 관객의 흐느낌을 들으니 발끝부터 전기가 올라왔다. ‘우는 놈 뺨 때리는 것’ 같았다. 굉장한 힘을 줘서 더 기분이 상승됐다”면서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김성수 “연극에 금세 적응…나 ‘무대체질’인가봐~” 김상경이 대학교에서 연극 경험을 쌓은 반면, 김성수는 이번 작품이 연극 데뷔작이다. 그는 김상경과 같은 배역으로 무대 위 대결을 펼치게 됐다.
줄곧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없었다는 김성수에게 영화감독인 류장하와의 만남은 행운이었다. 그는 “연습에 적응을 못 해 그만둔 연극이 있는데, 이번엔 그때와 분위기가 다르고 연습도 자꾸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이 연극이 마음에 들었다는 김성수는 스스로 ‘무대체질’이라는 진리(?)까지 깨달았다. 그는 “사실 공연은 딱 한 번 해봤다”면서 “첫 공연에서는 무대에 서기 전에 옆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가슴이 쿵쿵거렸다. 그러나 점차 두근거림이 가라앉더라. 내가 아무래도 무대체질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성수는 이어 무대에 굉장한 자신감과 애정을 보였다. 그는 “연극이 굉장히 어려울 줄 알았다. 장면 전환도 많고 챙겨야 할 소품도 굉장히 많아 걱정을 했는데, 막상 무대 위에서 해보니 다 기억이 나더라. 크게 어려운 부분도 없었다”면서 “이번 연극은 마이크를 차고 연기하는데, 다음엔 육성으로 하는 연극에 도전해보고 싶다. 연극을 많이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경과 김성수가 각각 연기하는 아들의 차이는 뭘까? 이에 대해 김상경은 “우리 둘은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어머니한테 하는 스타일이 각자 다르다. 나는 어머니에게 까불고 정감 어린 반면 김성수 씨는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잘 못하는 무뚝뚝한 아들이다. 이런 모습이 배역에 그대로 배어 나오는 것 같다”고 비교해 설명했다. 김성수는 “굳이 차별화를 두지 않아도 상경 형이 하면 상경 아들이 되고 내가 하면 성수아들이 되는 것 같다. 각자 살아온 스타일의 아들이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성수는 “순전히 대본에 반해 연극 출연을 결정했지 현수는 내가 하고 싶어 한 캐릭터가 아니다”라며 “내가 나오는 모든 장면이 꼭 내 이야기를 담아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연극이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더 늦기 전에 엄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보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감독, 무대로 오다>는 류장하 감독 외에 허진호·장항준·김태용 감독의 연극 연출 데뷔를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