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갤러리의 관계는 서로 땔 레야 뗄 수 없는 아주 긴밀한 관계다. 갤러리는 작가 없이 전시를 할 수 없으며 작가 또한 갤러리 없이 성장해 나가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갤러리와 작가의 관계에 있어 신뢰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갤러리와 작가 그리고 컬렉터가 서로 믿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한다. 관람객은 그림을 사러 오는 게 아니라 휴식을 취하러 오는 거로 생각하고 맞이하는데 오히려 작품 설명보다 그림을 주제로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편하게 그림을 감상하러 왔던 사람이 한번 오고 두 번 오다 보면 결국은 우리 갤러리 고객이 된다.” 2007년 8월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문을 연 UNC갤러리는 작가와의 신뢰가 밑바탕부터 쌓여 성장한 큰 꿈을 품은 갤러리다. 여기에 더해 컬렉터들의 신뢰까지 얻으면서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전통 한옥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UNC갤러리를 찾은 12월 초 어느 날. 갤러리는 곧 있을 전시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UNC갤러리의 홍호진 대표를 대면한 것은 처음이기에 바로 옆에서 작업하는 사람이 그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 아니 홍 대표의 첫인상은 갤러리 대표라기보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작가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했다. 갤러리의 운영부터 작가 섭외, 전시 기획까지 모두 홍 대표의 손을 거치는데 거기에는 홍 대표 나름의 원칙이 있다. 무엇보다 작가 선택에 있어서는 아주 신중하다. 갤러리에게 좋은 작가는 가장 필요한 첫 번째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의 작가 섭외와 관리는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어떤 작가가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 작가가 어디에 있든 직접 작업실을 찾아간다. 작가를 만나 가장 먼저 작가의 초장기 작품을 본다. 처음의 작품과 현재의 작품을 통해 그동안 작가의 생각과 고민 그리고 노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 전 UNC갤러리에서 처음 개인전을 가진 지용현 작가 또한 홍 대표가 직접 찾아가 작품을 보고 제안을 해서 전시를 했는데 그 성과는 모든 그림이 판매된 솔드 아웃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작가와 만나는 시간을 가지며 지속적으로 관리하는데 이런 것들은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는 가장 중요한 점이고 돈으로도 채울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도 인간적이며 작가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 홍 대표의 이 같은 노력에 UNC갤러리에서 전시를 했던 작가라면 대부분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마음을 여는 사이가 됐다. 그렇다고 UNC갤러리에서 전시를 쉽게 가질 순 없다. 시간이 없어 급하게 그린 그림은 갤러리뿐 아니라 작가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를 한다. 올해 5월 서울 청담동에 청담UNC도 연 홍 대표는 “강남과 강북의 공간적 괴리감이 많다는 점을 느끼고 두 곳에서 각각에 맞는 전시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현재는 사간동에서 먼저 전시를 하고 청담동에서 한 번 더 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미술계 역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UNC갤러리는 달랐다. 오히려 홍 대표가 그동안 지켜온 좋은 작가의 좋은 전시를 내세운 운영 원칙과 시스템이 빛을 발하는 시기로 더욱 성장하는 한 해가 됐다고 한다. UNC갤러리에서 전시한 작가는 어디서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홍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좋은 작가를 구성해 유럽으로 나가고 싶다”며 “우리의 경쟁상대는 규모만으로 따질 수 없는 작지만 더 큰 목표(꿈)를 가진 갤러리”라고 말했다. 처음 오픈 할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홍 대표는 남들보다 먼저 좋은 작가를 발견했을 때와 컬렉터가 좋은 그림을 사서 고맙다고 하는 순간이 일하면서 가장 기쁘고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