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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 맞추지만 끌려가진 않아요”

독특한 그래픽 세계로 인기 얻는 마리 킴의 그래픽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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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2호 김대희⁄ 2010.01.11 17:48:53

사람마다 작가를 기억하는 방법은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이 작품으로 작가를 기억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수많은 작가의 모든 작품이 기억되지 않는 것처럼 기억되는 작품에는 알 수 없는 강렬함이 존재한다. 젊은 팝 아티스트 마리 킴의 작업실을 찾기로 한 12월 어느 날. 서울을 온통 하얀빛으로 물들이는 함박눈이 내렸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작업실에서 만난 마리 킴은 개인전을 얼마 남기지 않은 탓에 작업 대부분이 끝났다고 했다. 작업실에는 이제 마리 킴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얼굴을 그린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작품 속 얼굴은 마리 킴과도 너무 흡사하게 닮았다.

“요즘 V라인 대세지만 내 그림은 자꾸 동글아져” 마리 킴은 “절대로 의도한 건 아니다. 긴 얼굴을 싫어해서 그리다 보면 이런 얼굴이 나온다”며 “나도 요즘 주목받는 V라인 얼굴이 좋은데 자꾸 동그란 얼굴이 된다”고 웃음을 보였다. 또한 마리 킴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큰 눈을 가진 얼굴인데 정작 얼굴만을 그린 그림은 많지 않다고 한다. “사실 전체를 그린 그림이 더 많지 얼굴만 그린 작품은 별로 없다. 아무래도 얼굴을 그린 작품이 인상적인지 대부분 얼굴 작품만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작품 속 얼굴의 큰 눈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할 만큼 미묘하다. 이는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생각하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복잡한 마음의 상태를 눈 속에 표현한 것이다.

컴퓨터로 작업하는 마리 킴은 호주에서 대학원까지 마쳤으며 대학에서부터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공부를 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으며 현재도 컴퓨터로 작업하고 있다. “속도가 빨라서 컴퓨터 프린팅 작업을 선호한다”는 마리 킴은 드로잉이나 회화, 조각 그리고 영상작업까지도 소화한다. 마리 킴의 작품은 여자로서 겪는 일상적인 일들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즉 자신이 여자로서 겪은 이야기나 있을 만한 이야기, 꿈을 꾼 이야기 등이다. 모두 함축적으로 표현된 그림이다. “소재는 초현실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 등 다 될 수 있다”며 “강한 느낌이 오는 소재는 모두 그리는데 로봇이나 연예인 등 특정 소재에 집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리 킴의 작품은 그림 못지않게 제목도 독특하다. 여기에는 관람자들을 배려한 마리 킴의 특별한 생각이 담겨 있는데 숨겨진 의미도 다르다. “작품명을 아리송하게 달아서 관람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데 결국은 관람자들이 알아서 상상하도록 유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09년 한해 마리 킴은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6월 국립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10여 차례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또한 마리 킴 단행본도 출간됐으며 작품이 담긴 T-머니 카드와 티셔츠가 판매되기도 했다. “작품이 특이하니까 관심을 받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렇게 점점 퍼지니까 더 알아주고 기억해주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내가 활동할 무대는 유럽 또는 미국” 마리 킴이 관심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자신만의 확고한 의지에 있다. 그녀는 “잘 팔리는 그림만 그리면 내 스타일과 특징이 없어지기 때문에 한순간 뜨고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독창성이 없어지면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없다. 예술가는 문화를 리드해야지 따라가면 안 된다”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책이나 컬트·예술영화를 즐겨봤다는 마리 킴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고 한다. “돌아보면 학창시절부터 만화책을 즐겨보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오죽하면 목욕비로 만화방을 가고 밤에 공부 대신 만화책 읽고 친구들과 만화도 많이 그렸다”고 쑥스러운 듯 당시를 회상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그림에 재능이 있고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도 한몫했다고 한다. 유럽이나 미국에 진출하고 싶었지만 한국을 먼저 오게 됐다는 마리 킴은 궁극적으로 미국이나 유럽 진출이 꿈이라고 한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얘기다. 최근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LVS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마리 킴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신작들을 대거 선보이며 2010년의 기분 좋은 첫 출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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