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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급성 폐동맥혈전색전증

분만 후 또는 하지골절 치료 후에 호흡곤란·흉통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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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2호 편집팀⁄ 2010.01.11 17:00:20

이삭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혈관외과 조교수 가끔 분만 후나 사고로 인한 하지골절 치료 후에 갑자기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키고 원인도 모르게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여, 가족이나 의료진을 당황하게 하고, 의료 분쟁으로 이어져 법정으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하지골절 후에 수술하여 깁스를 하고 있다가, 수 주일이 지나 깁스를 제거한 다음 퇴원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이러한 급사의 원인은 대부분 골반 내 정맥이나 하지정맥 안에 혈전증이 발생하였다가 분만하거나 깁스를 제거하면 정맥 내에 있던 혈전(피딱지)이 떨어져 올라가 심장을 거쳐 폐동맥으로 들어가서 폐동맥을 막는 폐동맥혈전색전증이다. 혈전증이란 혈관 내에 피딱지가 형성되는 증상이며, 색전증은 혈관 내에 생긴 피딱지가 떨어져 밀려 나가 다른 혈관을 막는 증상이다. 분만 후의 갑작스런 호흡곤란과 심한 흉통 38세 여자가 심한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이 환자는 내원 하루 전에 산부인과 병원에서 제왕절개수술을 하여 3.3kg의 건강한 남아를 출산하였는데, 내원 당일 아침부터 갑자기 호흡곤란과 흉통이 발생하였다. 진찰 결과 조직의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저혈압·빈맥 등이 발생하여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응급실 내원 당시 혈압은 80/50mmHg, 맥박수는 1분에 137회로 혈압이 낮고 맥박이 매우 빨랐으며, 호흡수는 1분에 42회로 매우 빨라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다. 응급으로 시행한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양쪽 폐동맥을 거의 다 막고 있는 혈전의 소견이 보여, 급성 폐동맥혈전색전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1). 환자는 폐동맥 혈전을 제거하는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다행히 수술 후에 빠르게 회복되었다. 수술 후에 검사한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좌우 폐동맥을 막고 있던 혈전이 제거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2).

폐동맥혈전색전증은 피가 굳어서 생긴 덩어리(혈전)가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가 폐의 동맥을 막는 현상이며, 심하면 급사할 수 있는 치명적인 병이다. 폐동맥혈전색전증은 대부분 다리의 굵은 정맥 내에 생긴 혈액 응고물(피딱지)이 혈류를 타고 폐동맥 혈관에 들어가서 혈관을 막는 현상인데, 심부정맥혈전의 직접적인 합병증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심각한 폐동맥혈전색전증은 수술(특히 정형외과·부인과 수술), 거동장애, 비만, 울혈성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하지골절, 에스트로겐 요법(경구용 피임약), 악성 종양, 임신 등에 의해 초래될 수 있다. 증상 및 진단 방법

폐동맥혈전색전증의 임상 증상은 뚜렷한 특징이 없기 때문에 임상 증상만으로는 진단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인데, 호흡이 빠르고 심한 흉통이 있다. 이 증상은 심근경색 증상과 유사하며, 그 외에도 여러 심장 및 폐 질환에 따른 증상들과 비슷하여 진단이 쉽지 않다. 그러나 폐색전증의 경우 흉통은 흉막성 통증으로 전형적으로 갑자기 발생하며, 호흡할 때 더 심해지고, 특히 색전이 큰 혈관이나 주요 부분을 막았을 때 더 심하다. 기침·발한·객혈·실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성으로 발생한 심한 폐동맥혈전색전증은 양쪽 폐동맥이나 주폐동맥을 막아 급성 우심실부전을 초래하여 심정지로 급사를 초래할 수 있다. 폐동맥혈전색전증의 확진 방법은 폐혈관 조영술이지만, 위의 환자처럼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응급 상황의 경우 빨리 검사할 수 없는 제한점이 있다. 근래에는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가능하여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심초음파 검사로도 우심실기능부전 등 간접적인 진단이 가능하고, 치료 전후의 혈역학적 변화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폐동맥혈전색전증이 만성적으로 진행되면서 폐동맥고혈압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심초음파 검사나 동위원소를 이용한 폐관류 주사로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 폐동맥혈전색전증이 의심되는 호흡곤란과 심한 흉통이 일어나면 즉시 전문의사를 찾는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응급대처와 치료

심정지 상태가 아닌 경우에서 폐동맥혈전색전증이 진단되면, 상황에 따라 수술적 치료나 혈전을 녹이는 약물을 투여하는 용해요법을 결정하여 치료를 시작한다. 먼저 저산소증의 치료와 혈압 등 불안정 상태를 치료하면서 여러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다. 치료 방법으로는 항응고제 투여, 혈전용해제 투여, 하대정맥 여과기 삽입, 수술적 혈전 제거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특히 급성인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신속한 혈전용해제 투여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수술 또는 분만 후에 발생한 경우나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환자 등에서 출혈의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심부정맥 혈전 등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겠다. 이처럼 생명을 다투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은 의료진을 신뢰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환자의 생명을 건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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