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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희의 미디어아트 읽기

급변하는 세상 속 빠르게 스며든 미디어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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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1호 편집팀⁄ 2010.03.15 16:03:47

진선희 (독립 큐레이터) 예술사에 있어 20세기 예술을 특징짓자면 그것은 실험정신일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19세기 과학기술의 발달로 탄생된 새로운 기술적인 예술 재현방식과 매체를 이용해,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적 정신에 입각한, 전통적인 회화방식에서의 탈피와 저항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전쟁으로 이상주의자들의 모더니즘은 그 역사를 마감했다. 이후 역사는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과거의 그릇된 관념과 전통을 타파하며 앞으로 나간다. 개념미술을 비롯한 플럭서스(Fluxus·전위예술 운동), 팝아트, 설치미술, 사진, 비디오 아트 등 20세기에 나타난 대부분의 예술사조에서 쉽게 드러나듯이, 현대 예술가들은 작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성과 표현에 걸맞은 새로운 재료와 매체를 찾아 표현하기에 몰두한다. 그러한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서 사진이나 비디오, 그리고 전자 마그네틱이나 초창기 컴퓨터시스템을 이용한 참여적인 인터랙티브 아트처럼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매체들은 작가들에게 혁신적인 시간의 개념과 잠재적인 공간 창출을 제공했다. 20세기 과학기술을 토대로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즉흥적인 시대적 산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기술적인 측면이 미적인 예술 탐구에 얼마나 창작적으로 개입되는가에 대한 논란은, 전통적인 과학기술의 예술성 논란으로 항상 존재해 왔다. 그 예로 사진이 예술로 인식되기까지는 한 세기라는 긴 시간적 통과의례가 있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항상 새로운 표현양식을 갈구하는 미술에서 그만큼 예술적 표현에 있어 과학기술이 기여하는 기술적 효과가 지대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소위 미디어아트라고 부르는 예술장르는 우리 사회에서 전대미문으로 그 위치를 재빨리 자리 잡았다. 반세기도 채 되지 않는 사이에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과학기술에 기반을 두는 미디어아트는 이 시대에 전혀 낯설지 않다. 왜일까? 이는 우리 사회 문화에 기저를 두는 생활문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사진은 다큐멘터리 영역으로 예술적 가치를 확고히 했다. 그리고 5~60년대를 풍미한 TV 모니터라는 새로운 시각적 매체는 매스미디어의 절대적 영향력을 가져왔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난 새로운 시각적 문화의 영향력은 예술가에게 풍부한 실험적 요소를 제공했다. 저자는 앞으로 모더니즘 이후 20세기 중반을 시작으로 21세기 오늘날까지, 그리고 근대의 전통적인 과학기술의 예술성에 대한 논란을 시작으로, 전자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한 뉴미디어 아트에 이르기까지 현대 예술에 있어서 전자기술의 역량과 흐름, 그리고 작품세계를 자세히 소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주시는 하나의 시대적 예술사조에 대한 관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현대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관망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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