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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그린에서 댄스를 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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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1호 김맹녕⁄ 2010.03.15 16:00:53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상임고문/한국의집 대표 미국 골프장에서 미국 골퍼들끼리 사용하는 골프 슬랭(slang)을 배워 그 뜻을 이해하고 우리 골프 용어와 비교하는 일은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골프에도 묘한 슬랭이 있어,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외국인 골퍼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그린을 향해 친 공이 그린에 안착하자, 미국인 친구는 “그레이트 샷! 유아 댄싱(You’re dancing)”이라고 외쳤지만, 무슨 뜻인지 잘 몰라 어리둥절하였다. 왜 골프장에서 댄스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말하는 ‘온 그린’(한국식 표현)을 ‘댄싱한다’고 미국에서는 그렇게 속어로 표현한다고 한다. 2년 전에 북한의 평양 골프장에서 캐디가 “선상님이 치신 볼이 정착지에 잘 올라탔습니다”라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우리 용어와는 꽤나 대조적인 표현이다. 미국인들이 그린을 댄스 플로어(dance floor), 즉 댄스장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마치도 그린이 무도장의 마루 바닥과 유사해서 그런 명칭을 붙였는지도 모른다. 골퍼는 자기가 친 공이 깃대 옆에 붙으면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 솟구쳐 오를 것이다. 같은 그린에 온이 되더라도 깃대에서 멀리 떨어진, 즉 우리가 말하는 ‘제주도 온’이 되면, 미국 골퍼들은 그린에 공이 올라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음악이 들리지 않는다(I can’t hear the music)”고 익살스럽게 표현한다. 즉, 춤이라도 추고 싶으나 음악이 안 들리니 신이 안 난다는 뜻이다. 버디 시도라도 하고 싶으나 너무 멀어 자신이 없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린, 즉 댄스장에서 멋진 쇼를 하는 프로 골퍼가 있는데, 그의 이름은 후안 치치 로드리게즈이다.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난 치치 로드리게즈는 이글이나 버디를 잡고 나서, 또는 멋진 샷을 하고 나서는 퍼터나 클럽을 한 손에 잡고 펜싱 칼처럼 휘두르는 제스처를 하기로 유명하다. 그에게는 그린이나 페어웨이가 댄스장으로 보일 만도 하다. 항상 그의 뒤에는 갤러리들이 쫓아다녀 그의 멋진 쇼를 구경하며 즐거워하는 표정을 TV 중계를 통하여 본 적이 있다. 공이 그린에 온 되었을 때의 영어 표현을 정리해보자. ‘You're on the green.’ 또는 ‘I'm on the green in regulation.’ 또는 ‘He is on in two.’ 또는 ‘You're on the dancing floor.’라고 상황에 따라 표현을 하니, 기억해두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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