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국격(國格)을 말하지만, 세계화 시대에 지역 경쟁력은 도시별로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을 예로 들자면, 베이징과 광저우가 통합된 하나의 경제단위가 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 도시의 경쟁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 경제의 진흥을 맡은 기관인 서울산업통상진흥원(Seoul Business Agency, 이하 SBA)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다. SBA를 이끌고 있는 심일보 대표이사에게 성과와 비전을 들어봤다. -SBA의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서울형 전략사업 ▲중소기업 후원 ▲해외 통상 및 해외 투자 유치 지원 ▲창업 활성화 지원 네 가지가 주요 사업이다. 서울형 전략사업은 크게 패션, 디지털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각종 연구개발(R&D) 산업 지원, 비즈니스 서비스 산업 지원 등 서울에 특화된 사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서울의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국내외 마케팅을 지원하고,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인근 소재)에서 전시 컨벤션을 개최한다. 또한 ‘Hi Seoul’ 브랜드를 운영하고 서울파트너스하우스를 운영하는 것도 중소기업을 위해서다. 서울 소재 기업의 해외 통상을 도와주기 위해 매년 20여 회가 넘는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하며, 해외 바이어를 초빙하고, 베이징에 서울무역관을 운영하고 있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통한 홍보 활동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창업 교육, 창업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울지식재산센터도 운영한다.” -최근의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작년에 진흥원은 6개 시설을 개관했다. 이 중 ‘동대문패션창작스튜디오’와 ‘동대문패션지원센터’는 작년 연말 개관 이후 동대문 지역의 상인은 물론 방문객들에게 서울이 아시아의 패션 중심도시임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위기를 맞아 심각해지고 있는 실업난·창업난을 도와주는 것도 역점 사업이다. ‘서울시 창업지원센터’와 ‘강남청년창업지원센터’를 오픈해 입주 기업에는 다양한 혜택과 업체별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게임 관련 업체를 지원하는 ‘게임인큐베이팅 센터’, 중소기업의 무역·투자 유치 시설로 활용될 ‘서울파트너스하우스’도 작년에 개관한 이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1998년 설립 이후 12년이 지났다. 그간 진행한 사업 중 최고 성과를 거둔 사업을 꼽는다면…. “12년 이상 진행한 사업 중 최고 성과를 낸 것은 서울에 맞는 핵심 전략산업을 선정해 지원한 것, 그리고 서울 소재 중소기업을 위한 체계적 지원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의 특성에 맞는 패션·디자인, 애니메이션, 디지털 콘텐츠, 연구개발(R&D), 컨벤션, 세계화 등을 서울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꼽아 지원했다. 상시 전시·홍보 시설인 DMC홍보관·산학협력센터·첨단산업센터가 이런 지원에 큰 역할을 했다. 2004년에 선정해 그간 꾸준히 키워온 ‘하이 서울’ 브랜드도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창업 희망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고 자신한다.”
-애니메이션·패션 분야에 대한 지원 현황은? “우선 애니메이션부터 설명하겠다. 한국은 1990년대 들어 문화산업의 잠재력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에 서울시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1999년 문화 콘텐츠 전문 지원기관인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산업 지원, 인력 양성, 저변 확대를 기본 방향으로 삼아 만화·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4가지 분야의 특성에 맞춰 창작 및 제작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해외 바이어 마케팅을 지원한다. 그러는 한편으로, 기술 지원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문화콘텐츠펀드도 운영 중이다. 아울러 다양한 애니메이션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세미나 및 워크샵을 진행한다. 센터 안의 서울애니시네마, 만화의 집 등에서 다채로운 기획 행사를 열어 시민도 쉽게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패션 사업 분야에서 서울시는 2007년에 패션 산업을 ‘서울형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그해 7월 패션 종합지원기구인 서울패션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패션 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 인프라 구축 등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실력 있는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지난해 건립한 동대문패션지원센터와 동대문패션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유망 패션 기업과 디자이너에게 다양한 지원을 펼쳐 서울의 패션 산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패션 전문인력 육성 차원에서 서울모델리스트 컨테스트와 신진 디자이너 컨테스트, 대학 패션 위크를 매년 개최하고, 패션 실무자 전문교육 과정도 계속 운영할 것이다.” -‘하이 서울’ 브랜드를 이용한 성공 사례는 무엇인가? “2007년 ‘하이 서울’ 브랜드의 가치를 한국생산성본부를 통해 측정한 결과 105억5000만 원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이 서울 브랜드를 통한 성장 실적을 살펴보면, 하이 서울 브랜드 기업은 2004년 11개사로 출발해 2009년 74개사로 5.7배가 늘었고, 브랜드 부착 제품 실적은 같은 기간 95억 원에서 4500억 원으로 47배 성장했다. 특히 수출 실적은 같은 기간 170만 달러에서 1억 3000만 달러로 74배나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주)아이센스를 들 수 있다. 혈당측정기를 개발하는 아이센스는 2009년도 브랜드 사업에 참여한 뒤 수출 2000만 달러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창업지원 사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SBA 신기술본부를 통해 창업지원 사업을 실시하며, 크게 창업교육과 창업보육 사업으로 나뉜다. 우선 소상공인 및 중소 벤처인을 위한 ‘하이서울창업스쿨’은 창업에 필요한 이론교육부터 실습교육까지 종합적인 창업교육을 제공한다. 육아 등 문제로 교실교육에 참여가 어려운 여성을 위해서는 온라인 창업스쿨을 추진 중이다. 창업 보육은 예비창업자를 위한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와 초기 벤처기업을 위한 ‘보육센터 운영사업’으로 구분된다.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는 예비창업자부터 창업 1년 미만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CEO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창업공간, 창업활동 지원금부터 창업에 필요한 각종 교육과 홍보 마케팅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서울시 10대 뉴스에도 선정될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창업보육센터는 ‘서울신기술창업센터(등촌동 소재)’와 ‘서울시 창업지원센터(구로동 소재)’ 두 곳이 있다. 이들 센터들은 기업의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는 창업 초기 1~5년의 난관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두 센터에서 배출된 기업은 창업센터 250여 개, 창업지원센터 170여 개 등 모두 420여 개다. 대표적 성공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검색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과 한글 인터넷 주소를 개발한 (주)넷피아 등이 있다.” -서울 DMC에 대해 특별히 진흥원에서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 “서울 DMC는 해외에서도 성공적인 클러스터 조성 사례로 인지되고 있다. 유사 단지를 개발하려는 해외 정부 및 지자체가 DMC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호주 월롱공(Wollongong) 대학은 DMC 사례를 연구 모델로 강의를 진행했다. 또한 작년 11월에는 세계 최대의 도시개발학회가 각국의 도시개발 전문가를 모아 DMC를 21세기형 도시개발의 모범사례로 논의하기도 했다. SBA는 DMC에 유수 기업을 유치하는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진흥원의 중소기업 지원·육성 노하우를 활용해 DMC가 글로벌 스타 기업이 태어나는 산실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세계적 연구개발의 중심이 되도록 기존에 입주한 미국 벨연구소를 필두로 국제적 명성의 연구소를 DMC에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올해 진흥원이 가장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여러번 강조했듯, 최고의 강조점은 역시 일자리 창출이다. 올해는 ‘일자리 창출형 산업지원 시스템 가동’의 원년으로 전사적 일자리 창출의 의식개혁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다. 구직자의 현장 접점 확대를 위해 기존의 산업지원 현장에 청·장년 구직자를 연계 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서별 사업 성과에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반영하는 한편, 1부서 1사회적 기업양성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대문패션창작스튜디오·신기술창업센터 등을 통한 창업 공간 제공과 하이서울창업스쿨·맘프러너창업스쿨을 통한 창업·실무교육,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청년무역상 양성을 통한 마케팅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해 올 한 해 706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기 경영비전을 소개해 달라. “역량 있고(Capable), 일 잘하고(Adept), 열정 있는(Passionate) ‘CAP! SBA’가 우리의 슬로건이다.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서울시 창조 산업 및 중소기업 육성 기관이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인력·사업·조직 혁신에 나서 효율적인 SBA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사업 품질의 명품화 및 정책 실행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고 고객감동 실현을 통한 신성장동력 사업을 창출할 계획이다. 앞으로 패기·강화·도전 전략을 추진해 ‘명품 SBA’를 완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