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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언덕 위에서 골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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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3호 김맹녕⁄ 2010.03.29 13:59:40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한국의집 대표 겨우내 매서운 추위와 폭설에 시달렸던 대지 위에도 봄은 찾아와, 대지의 기운이 꿈틀거리기 시작하여, 산수유가 만개하고 온갖 생명들이 하늘을 향해 머리를 내밀고 있다. 양지바른 곳에는 보라색 제비꽃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흰 실타래 사이로 할미꽃 망울이 살짝 엿보인다. 까치를 비롯하여 참새·산비둘기·꿩들도 짝을 찾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연방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낚시광이 봄이 되면 낚싯대를 꺼내 손을 보듯이, 골퍼들도 겨우내 창고에 있던 골프채를 꺼내 기름칠을 하고 봄 골프 준비를 한다. 봄 골프라면, 누런 잔디가 녹색으로 변하면서 골퍼의 마음을 설레게 하여 조바심을 내게 만든다. 봄은 새로운 계절의 시작이지만, 겨울의 잔재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여러 가지로 조심하고 주의를 해야 성공적인 새봄을 맞이할 수 있다. 옛 문인들은 이래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문구를 자주 인용하였다. 즉,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봄에는 기온의 변화가 무쌍하여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낮에는 조금 더운 듯하다가도, 해가 떨어지면 산속은 영하로 기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이 와 감기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다.

봄바람은 시시때때로 방향을 바꾸어 골퍼들의 샷을 방해하지만, 특히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는 골퍼들에게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와 같은 예기치 않은 타격을 주어, 평소에 지병이 있는 시니어 골퍼들은 주의해야 한다. 코스에서는 아직도 잔디가 자라지를 않아, 페어웨이에서 아이언을 칠 때 손과 어깨 부상을 많이 당하게 된다. 페어웨이 우드는 로프트가 높은 5번 우드가 치기 쉽고 공이 높이 떠올라 거리가 난다. 3번 우드를 무리하게 치다 보면 토핑이나 거리를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 그린의 상태도 최악이어서 공도 서지 않을 뿐더러, 퍼트 때 공의 흐름이 라인을 본 대로 굴러가지 않음을 참고하여야 한다. 그린 주위에도 모래가 많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으니, 칩 샷보다는 퍼터로 굴리는 편이 유리하다. 봄에는 춘곤증으로 인해 돌아오는 길에 졸음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절대로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된다. 정 졸음을 참지 못하겠으면, 차를 세우고 쉬었다 가는 것이 상책이다. 봄은 골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아지랑이 속으로 백구의 향연이 펼쳐지는 꿈을 가지고 겨우내 기다렸기 때문이다. 나는 창공을 향해 소리쳐본다. “봄이여! 골퍼들의 품으로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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