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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의 라틴 현대미술 감상

죠니델 멘도사의 흔들리는 실루엣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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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4호 편집팀⁄ 2010.04.05 17:08:19

박종철 (화가·미술평론 칼럼니스트) 1975년 베네수엘라의 모나가스 마투린(Monagas Maturin)에서 태어난 죠니델 멘도사는 베네수엘라의 30대 작가로 선정된 젊고 패기 넘치는 작가이다. 그는 마투린의 엘로이 팔라시오스(Eloy Palacios) 조형예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지금은 카라카스의 레벨론(Reveron) 조형예술 연구소에서 조형미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초로 개인전을 갖기 1년 전인 2006년에 경기도 가평에 있는 장용훈 작업실에서 장지(한지) 제작을 체험하기도 했던 멘도사는 일찍이 마에스트로 헤고(Gego), 헤수스 소또(Jesus Soto)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알레한드로 오테로(Alejandro Otero), 아브라스 솔라레스(Abras Solares)의 작품에서도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으로 공허한 색상의 미학, 형상의 분석과 그 구성력, 무채색의 심리학적인 표상화에 심취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성을 정립해 왔다. 입방체(정육면체)의 안쪽 면에 크레용을 이용한 드로잉이나 아크릴릭으로 드리핑을 한 후에 얇고 투명한 실크 천을 씌우고 그 위에 인체를 연상시키는 형상을 부착시키면 빛의 투영으로 인한 반복되는 잔영의 실루엣이 만들어진다. 그의 이러한 작업 방식은 뜻밖에도 동양적인 사유와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데 그것은 철망, 납사, 천, 레이어(Layer) 드로잉의 다중매체들이 갖는 회색의 중첩이, 빛의 투영으로 인한 무채색의 음영이, 그리고 희미하게 반복되는 실루엣에서 오는 공허함의 조형성이 원인일 수 있다. 그의 독특한 기법은 동양의 선, 문학적인 분위기로 시각화되어 물질과 빛의 투영으로 앙상블을 일구어낸다. 또 실크 천의 부드러운 촉감각에 레이어를 이용한 납사 드로잉과 촘촘한 철망의 콜라주는 거부감 없는 재질감으로 시각적인 소통과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2001년에서 2003년까지 프란시스코 라조 마르띠(Francisco Lazo Marti) 국립시각예술 살롱전, 깔라보조 과리코(Calabozo Guarico)가의 미술문화전, 뿌에르또 라 쿠르스(Puerto La Cruz)의 국립조형비엔날레 등의 국내외 기획초대전에 다수 출품했으며, 2007년에는 한국의 유일한 중남미 현대미술 전문화랑인 갤러리 베아르떼에서 개인전을 가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중남미 작가들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겪었고 민주주의와 독립에 관한 열망을 가졌으며 천혜의 자연환경에 힘입은 풍광과 카리브 해의 쪽빛을 가졌다. 그들의 역사는 열정과 감성, 회한의 격동기적인 시대로 점철됐고 그러한 사유로 그들의 작품은 강렬한 색상과 형상, 열정적인 붓질로 현란하게 표현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죠니델 멘도사가 그들의 공통적인 미학 방식에서 조금은 일탈해 있음은 그의 친동양적인 사상에 근거가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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