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대표적 축제 강릉단오제가 5월 18일(음력 4월 5일) 오전 강릉 칠사당에서 열린 ‘신주(神酒)빚기’를 시작으로 그 막을 올렸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많이 찾는 강릉단오제는 이날 신주빚기를 시작으로, ▲대관령 산신제 및 국사성황제 봉안제(5월 28일) ▲영신제 및 영신 행차(6월 14일) ▲단오제 본행사(6월 12~19일, 음력 5월 1~8일) 순서로 이어지며, 축제의 절정을 향해 달려갈 것으로 보인다. 축제 기간 중에는 단오굿·관노가면극 같은 지정문화재 공연을 비롯해 민속놀이·단오체험촌과 함께 각종 경축 문화예술 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강릉단오제보존회가 주관한 18일 신주빚기는 오전 9시 강릉문화원을 출발, 시청 마당에서 지신밟기와 신주(神酒) 누룩 내려주기를 한 뒤, 강릉의 옛날 관아인 칠사당으로 이동해 무녀가 부정굿을 하고 제관들이 술을 담가 안치하는 순으로 엄숙히 진행됐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강릉 시민들은 16~18일 나흘 간 ‘십시일반’의 정성으로 정갈한 쌀을 모았으며, 이 쌀은 단오제 축제 기간 동안 제례에 사용할 술과 떡을 빚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적 축제의 4가지 요소 모두 담은 종합축제
강릉 단오제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고 외국인들의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국다운 전통 축제의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행사를 주최하는 강릉단오제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의 전통 축제는 크게 네 가지 종류로 나뉜다. 이는 ▲무당굿 축제(도당굿 축제, 별신굿 축제) ▲풍물굿 축제(경상도·전라도 지역의 동제) ▲가면극 축제(하회별신굿 탈놀이, 오광대 등) ▲놀이굿 축제(영산줄다리기, 광산 고싸움 등) 등이다. 타 지역 축제는 이런 요소 중 일부를 갖고 축제가 열리지만, 강릉단오제는 강릉단오굿(무당굿 축제 형식), 강릉농악(풍물굿 축제 형식), 관노가면극(세시·풍물놀이 형태), 세시놀이 등의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축제가 모두 포함됨으로써, 강릉단오제는 산신과 서낭(토지와 마을을 지켜준다는 신)에 대한 숭배를 통해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고, 다양한 축제 경험을 통해 참여자의 여흥을 도모한다. 내용에서뿐 아니라, 실제 참여 인원에서도 강릉 단오제는 전통적으로 조선 시대의 양반·관료, 농민, 산간민, 어민, 상인, 관노 등 모든 계층이 참여한 축제로서, 화합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전통은 지금도 이어져 강릉 지역의 남녀노소가 모두 참여해 함께 즐기면서 단합을 다지는 한국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았다. 강릉 지역의 관민이 ‘천년 전부터 함께 만들어왔다’는 단오제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강릉 시내에 있던 대성황사를 일제가 헐어버림에 따라 심각하게 훼손되는 위기를 맞는다. 일제 강점기 동안 강릉단오제는 중앙시장 상인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로 명맥을 이어오며 행사 장소도 강릉 중심가에서 현재 남대천 둔치 등 외곽 지역으로 옮겨졌었다. 그러나 이러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유교식 제사와 무당굿으로 성황신을 모시는 제의, 단옷날에 하는 각종 민속놀이와 난장이라는 기본 요소는 전승돼 내려왔다. 그러다가 1967년에 정부가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하면서 한국의 대표적 전통 축제로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1975년부터는 민간단체인 강릉단오제위원회가 행사를 주관하면서 강릉의 대동축제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 인터넷 통한 ‘바이럴 마케팅’ 올해 첫 시도
2010년 단오제를 맞아 단오제위원회는 인터넷·블로그·카페·포털 등을 이용해 단오제와 관련된 이야깃거리와 정보를 널리 알리는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 홍보에 돌입한 상태다. 이를 위해 단오제위원회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물론 학부모·주부·대학생, 전통문화와 축제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일반인 등을 바이럴 마케팅 대상으로 삼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위원회의 김동찬 상임이사는 “지역 홍보는 물론 수도권 지역에서 활발하게 단오제 홍보가 이뤄지고 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 홍보를 실시해 각계각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럴(viral) 마케팅은 재미있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하고 나서 인터넷 사이트에 무료로 게재해 이를 본 누리꾼들이 퍼담기 등을 통해 서로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도록 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퍼지듯 이뤄지는 마케팅 형태다. 위원회는 또한 외국인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6월 12∼19일 축제 기간 중 남대천 둔치의 단오장 일원 및 유적지에서 외국인 참여자를 위해 반나절·하루·1박2일 등 다양한 참여 형태로 축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참가 외국인들은 전문 교육을 받은 해설사로부터 단오제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받고 유적지를 탐방하며, 전통공연과 전시, 씨름·그네, 수리취떡 먹기와 신주 마시기 등 단오 풍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특히 단오제의 절정인 영신 행차가 열리는 6월 14일에는 각자 출신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강릉 시내를 행진해 단오장에 이르는 ‘영신 행차’에 참여할 수 있다. 1박2일 참가자들은 전통 한옥과 너와집·초가집·귀틀집 등에서 1박을 체험할 수 있다. 행사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은 프로그램에 따라 1만∼5만 원을 내면 상해보험·교통비·기념품 등이 모두 포함된 알찬 경험을 할 수 있다. 참가 문의는 강릉 단오제위원회 홈페이지(www.danojefestival.or.kr)로 하면 된다. 전화 문의는 033-641-1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