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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 드러낸 ‘청순 글래머’에 눈을 뗄 수가 없네!”

영화 <방자전>에서 이중적 춘향 연기한 배우 조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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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72호 이우인⁄ 2010.05.31 16:34:40

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를 비튼 영화 <방자전>(6월 3일 개봉)의 주인공은 이몽룡의 몸종인 방자다. 방자는 이몽룡을 따라간 청풍각에서 기생의 딸 춘향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그러나 상놈이라는 미천한 신분 때문에 마음을 접으려는 찰나, 이몽룡이 자신을 업신여기고 춘향과 만나기 위해 자신을 자꾸 이용하자 춘향을 먼저 갖기로 한다. 춘향에 대한 그의 마음은 진실하다. 춘향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길 바라고 또 믿는다. <방자전>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음란서생> 등 에로틱한 사극 영화를 만든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이번에는 조선시대의 경국지색 춘향을 두고 이몽룡과 방자가 밀고 당기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다뤘다. <방자전>의 주인공은 ‘방자’ 아닌 ‘춘향’ 그런데 알고 보면 <방자전>에서 가장 큰 역할은 주인공 방자가 아닌 춘향이 맡는다. 청순한 미모로 이몽룡과 방자를 교란시키면서도 궁극적인 의도를 전부 드러내면 안 되는 중대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배우의 기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역할이다. 춘향은 그동안 앳된 얼굴과 아기 같은 미소를 지닌 배우로 사랑받아온 조여정이 분했다. 연예계 대표 ‘청순 글래머’(얼굴은 청순하면서 풍만한 몸매를 가진 여성)로 꼽히는 조여정의 노출과 베드신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그리고 5월 25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그녀의 ‘속살’에 많은 사람이 눈을 떼지 못했다. 앳된 외모를 배반하는 굴곡 있는 조여정의 몸매에 감탄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정작 조여정은 이번 노출 연기와 베드신에 대해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그녀는 기자간담회에서 “노출이 파격적인데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녀는 자신의 노출과 베드신이 방자와 춘향의 가슴 아픈 사랑을 표현하기에 지나치지 않았다고 단정했다. “노출이 심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단지 드러낼 수 없는 방자와 춘향의 사랑을 표현하기에 베드신이 심한 편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연기한 춘향은 이몽룡에게 정조를 지키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고전 속 춘향과는 다른 인물이다. 마음속으로는 이몽룡의 몸종인 방자를 사랑하면서도 신분 상승을 위해 몽룡의 환심을 끝까지 지키려는 여인이다. 이러한 모습은 방자와 뜨거운 밤을 보낸 다음 날 몽룡과 뜨거운 정사를 펼치고도 방자에게 이해를 구하는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여정은 속물적이지만 사랑에는 순수한 춘향에 대해 “여자라면 누구나 두 가지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인간 조여정이 가진 모습에서 춘향과 닮은 구석을 찾은 것 같다. 표현이 부족할 때는 현장에서 감독님의 의견을 듣고 조절했다”고 했다. 또 몸매 관리에 대해서는 “매일 촬영해서 따로 관리할 시간은 없었다”며 “화면에는 예쁘게 담긴 것 같아 좋으면서도 민망하다”고 겸손을 보였다. 끝으로 조여정은 “<방자전>은 정말로 좋은 영화”라고 자신하며 “20대부터 50대, 아니 그 이상 <춘향전>을 아는 모두가 와서 또 다른 기쁨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 <방자전> 엿보기

# ‘후끈 달아오르는’ 조여정의 노출과 화끈한 베드신 앞에서도 언급했듯, <방자전>이 많은 관심을 받은 데에는 무엇보다 조여정의 노출과 수위 높은 베드신이 한몫했다. 그동안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각인돼온 조여정의 노출은 충격적일 정도로 파격적이다. 방자 역의 김주혁과는 다양한 베드신을 선보이고 이몽룡 역의 류승범과는 신음 소리로 은밀한 베드신을 연기하는 조여정의 모습에서 ‘좀 더 일찍 연기 변신을 했으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이 불쑥 든다. <방자전>은 배우 조여정의 진가를 뒤늦게 발견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 만능에다 멋진 방자와 비실대고 비겁한 이몽룡? 우리가 아는 고전 <춘향전> 속의 이몽룡은 청렴한 선비 그 자체다. 그러나 <방자전>에서는 오히려 방자가 선비에 가깝다. 방자가 싸움 잘하고 정의롭고 과묵해 많은 여성의 마음을 빼앗는 반면, 양반인 이몽룡은 비실대고 색을 밝히고 출세를 위해 배신도 잘 하는 비겁한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방자의 능력을 질투하는 이몽룡 역 류승범의 연기는 큰 웃음을 담당한다. # “헷갈리네~”…속을 알 수 없는 여인 춘향 <방자전>에서 가장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은 춘향이다. 남자다운 방자에게 마음을 열다가도 양반인 몽룡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지 않기 때문이다. 방자가 자신과 밤을 보낸 다음 날 몽룡과도 정사를 나눈 춘향에게 서운함을 드러내자, 춘향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면서 방자를 붙잡는다. 그러나 몸종인 방자를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몽룡에게 방자가 자신에게 쓴 각서를 방자 편에 보내는가 하면, 결국 몽룡과 혼인하고 그러면서도 방자를 하인으로 고용(?)해 곁에 두려는 모습에서 진정한 ‘나쁜 여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입만 열면 웃음 폭탄 발사”…마노인·변학도 <방자전>에는 웃기는 주인공보다 더 웃기는 조연이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은 몽룡의 집에 식객으로 머물고 있는 마노인(오달수 분)과 혀 짧은 변학도(송새벽 분)다. 마노인은 방자가 춘향을 유혹할 때 쓰는 연애 기술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여자는 얼굴로 낚는 게 아니라며 ‘툭 기술’ ‘뒤에서 보기’ ‘차게 굴기’ 등의 기술을 방자에게 전수할 때 오달수의 연기는 배꼽을 빼놓는다. 영화 상반부의 웃음을 마노인이 담당한다면, 하반부는 변학도가 담당한다. 변학도는 “독특한 여자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이몽룡의 꼬임에 빠져 춘향에게 수청을 들게 하는 인물. ‘현감이 되어 고을의 모든 여자와 자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변학도의 행동에 과연 웃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 <방자전>…알고 보면 슬픈 사랑 이야기 <방자전>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된 영화다. 방자가 춘향과의 사랑 이야기를 글쟁이(공형진 분)에게 털어놓으면, 그의 이야기가 장면 장면으로 구현된다. 웃음과 풍자만 있을 것 같은 <방자전>은 알고 보면 방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다. 천민 신분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갖고 싶어진 게 춘향이지만, 남자로서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쓸쓸한 남자가 방자다. 그래서 방자는 자신을 혼인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춘향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감동을 자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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