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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의 라틴현대미술 감상

에벨 훤세카의 민중 신화적인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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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73-174호 편집팀⁄ 2010.06.14 15:24:57

박종철 (화가·미술평론 칼럼니스트) 화가이며 조각가이자 도예가인 에벨 훤세카(EVER FONSECA)는 1938년 쿠바의 만사니요에서 출생했다. 에벨 훤세카는 1962년에서 1967년까지 하바나 국립조형예술학교를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으며 졸업 당시 그의 예술적인 재능은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모교인 국립 조형예술학교에서 20년 이상 교수직을 역임하였다. 60년대에 쿠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개인전 제목은 ‘Oils of Ever Fonseca’이었다. 에벨 훤세카의 작품은 쿠바의 대중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민중신화에 나타난 우화를 재창조한다. 여기에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구원자적인 요정들로 가득한 정글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동물이나 식물, 꽃들로 변신한 요정들은 자연 속에 몰입되어 꿈을 꾼다. 숲 속의 밤을 배회하는 요정, 사랑의 요정, 과일과 나무의 요정, 해오라기, 악어 등의 요정들 속에 도마뱀이 뛰어오르고 물고기가 여행하는 모습이다. 화면 가득 괴기스럽기도 하고 아기 악마와 같은 표정에 휘파람소리가 들리는 듯 정겹기도 하다. 다이내믹하며 복잡한 구조 속에 은유적으로 표현된 요정은 환상적인 이야기의 한 토막이다. 그에게 있어 요정(Jigue)이라는 존재는 초자연 속에 믿음을 부여하고 인간에게 부여된 최대의 특권인 상상의 날개를 통한 끝없는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다. 이들 요정은 꽃, 나무, 동물, 도마뱀, 새 등의 실존적 존재와 상상의 존재 속에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여 자연의 수수께끼와 생각들 속에서 발견된다. 스페인어 사전에서 ‘Jigue’는 두 가지의 상반된 의미라고 할 수 있는 악마와 요정의 뜻이다. 작품상으로 보아도 언뜻 악마와 같은 날카로운 눈빛이 보이는가 하면 귀여운 요정으로 보이는 형상들도 있다. 또한 인간의 삶 속에 존재와 혼돈의 모습은 숲이라는 자연 속에서 재창조되어 표현되고 있다. 인간들에게 정말 존재할까라는 의심 속에서 이 요정들은 단지 자연의 신비로운 밤, 그 산속에서 발견된다. 찾고자 하는 수수께끼의 답은 상상의 이미지 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 요정들은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면서 신비로운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요정의 얼굴은 빛나는 태양 아래서 꽃과 졸고 있던 생물들을 잠 깨운다. 그리고 새와 꽃들이 나무주위를 둘러싸고 이렇게 해서 신화는 완성된다. 그의 작품은 마치 한편의 교향악을 들려주는 듯하다. 강렬한 태양, 수목과 동물들의 소리, 카리브 해의 해저 음과 환상적인 자연의 속삭임도 들려오는 듯하다. 초자연성과 초현실성이 공존하는 듯한 이미지의 조합들은 작품에서 장관을 이룬다. 그의 작품은 쿠바 국립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었으며 20여 년 동안 3단계의 창조적인 기법을 연마하여 왔다. 많은 국내외의 조형예술 세미나나 학술대회, 비엔날레에서 패널리스트로 활약해 왔으며 미술학교에서 강연도 하였다. 국내 작가 단체와 쿠바 예술인(UNEAC), 국제 조형미술협회(AIAP)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쿠바,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독일, 멕시코, 캐나다, 콜롬비아, 베네쥬엘라, 에콰도르, 칠레, 포르투갈 등 25개국에서 25회 이상의 개인전과 400회 이상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뛰어난 예술성과 그 경력으로 그는 쿠바의 문화협의회에서 명성을 인정받았고 Alejo Carpentier 매달과 연합정부, 문화부로부터 Raul Gomez Garcia 훈장을 수여 받았다. 2005년에 한국에서는 최초로 갤러리 베아르떼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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