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준희 연세의료원 심장혈관병원 교수 어깨관절은 우리 몸의 관절 중에서 가장 운동 범위가 다양하고 넓은 관절이다(그림1). 그러므로 그만큼 안정성도 떨어져서, 어깨관절을 많이 쓰는 특수한 운동이나 테니스·골프·수영·야구 등의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된다. 또한 건축일 등 직업상 어깨를 많이 쓰는 사람, 신체 디자인에 이상이 있는 사람,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이 약해진 사람들에게서 어깨의 부상이나 통증을 많이 보게 되는데,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깨나 등에 통증을 갖고 살아간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다. 혹사당하면서도 ‘관심 밖’인 어깨 어깨의 관절과 근육은 목·등·팔의 근육들과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어깨에 이상이 오면 이들 여러 부분에서도 쉽게 이상 소견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나이가 들어가면서 퇴행 과정까지 겹쳐지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어깨 통증은 누구에게나 생기는 오십견이라며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만다. 그러나 오십견 이외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나타나는 통증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대로 방치하면 몸 전체의 디자인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젊어서 운동을 많이 한 덕분에 힘이나 체력은 40대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는 70대 할아버지가 어깨가 매우 아프다고 호소해왔다. 골프를 매우 좋아하지만,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팔까지 아프기 시작하더니, 잘 때도 옆으로 누워서 자기가 힘들어지고, 얼마 지나서는 편두통까지 생겼다. 검사(Apley test Grade Ⅲ(+)) 결과는 어깨관절의 충돌증후군이었다. 그리고 이두박근의 힘줄(腱:힘줄)이 끊어져 있었다. 골프 운동을 할 때 강하게 치려는 욕심 때문에 관절과 근육을 혹사하여 발생한 증상으로 보였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어깨에 부담을 주는 운동이나 일을 하는 사람들은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자주 검사를 해보는 예방책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깨에 크고 작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책상과 컴퓨터 앞에 앉아 습관적으로 나쁜 자세를 하고 지내는데다, 입시 공부와 취업 준비에 매달리느라 운동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는 신체의 퇴행 과정에 무관심하고 체력마저 떨어져 어깨를 혹사하게 된다. 우리 몸에서 허리와 더불어 어깨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불편 내지는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이다. 어깨 부분의 이상은 아래위로 퍼져서 신체 디자인의 이상과 함께 온몸으로 통증이 퍼져 나가,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요새는 몸에 안 아픈 곳이 없네”하고 탄식하는 전신증상이 되는 것이다.
어깨의 구조와 기능 어깨의 관절 주위에는 쇄골·견갑골·상완골 등 3개의 뼈가 있으며, 동시에 3개의 관절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그림2), 이 뼈들이 연결되어 있는 관절을 견관절(견갑관절·어깨관절)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견관절은 상완골 머리와 견갑골 접시가 만나서 이루어진 공과 소켓형의 관절이다. 그러나 이 관절의 소켓에 해당하는 견갑골 접시는 편평한 모양으로 생겨 관절의 안정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 하고 있다. 대신에 관절막과 인대 그리고 작은 근육들이 발달하여 관절의 안정성을 돕고 있다. 견관절의 역할은 팔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알맞은 위치를 잡고 힘을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즉, 팔이 어깨를 크게 돌리면서 전후·좌우·상하로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견관절은 극상근·극하근·수원근·하견갑근 등의 근육과 힘줄(인대)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어깨관절 중에서 팔을 움직이는 근육·힘줄의 집합체는 회전근개이다. 즉, 상완골의 머리 부분과 견갑골 위쪽의 관절와 부분을 연결시켜준다. 이 상완골의 골두와 관절와의 오목한 면은 유리연골로 덮여 있으며, 그 사이에는 적당한 공간 안에 윤활막과 점액낭이 있다. 윤활막의 아래 부분은 느슨해서 위팔을 벌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며, 이 윤활막은 팔의 힘줄들이 관절을 지나는 동안에 힘줄을 둘러싸고 힘줄과 관절주머니 사이 또는 힘줄과 뼈 사이에 생기는 마찰을 줄여주면서 건강한 어깨관절을 유지하게 한다. 또한 이 두 조직 사이에는 회전근개의 4개 근육이 연결되어 있어 어깨관절의 이탈을 방지하며, 몇 개의 근육 특히 이두박근도 이곳에 붙게 된다. 어깨관절은 형태로 보아 안정성은 적지만, 기능 면에서는 우리 몸의 관절 중에서 가장 운동 범위가 넓고 자유롭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