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준희 연세의료원 심장혈관병원 교수 우리 몸의 등에는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이 근육군(筋肉群)을 통틀어 배근(背筋)이라 한다. 이들 근육은 천배근(淺背筋)과 심배근(深背筋)의 두 가지 계열로 되어 있으며, 배근을 좁은 뜻으로 해석할 때는 이 심배근만을 가리킨다. 천배근은 피부 아래 표층에 있으며, 모두 견갑골(어깨뼈)과 쇄골(빗장뼈)에 붙어있기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게 한다. 그중에서 특히 큰 근육은 승모근(등세모근)과 활배근(광배근·넓은등근)이다. 천배근은 원래 등에 있는 팔 근육이며, 팔뼈를 움직인다. 승모근·활배근과 함께 능형근(등마름모근)·견갑거근 등이 이에 속한다. 심배근은 척수신경 뒷가지의 지배를 받는 등 근육이며, 고유배근이라고도 부른다. 팔과는 관계없이 체간(體幹·몸통)의 골격인 척추나 늑골을 움직이게 한다. 그중 허리 부위의 척추 양쪽에 세로로 뻗어 있는 근육군이 발달해 있는데, 허리를 펴거나 굽히거나 할 때 중요한 작용을 하며, 이것을 체간직립근이라 한다. 상후거근·하후거근 외에, 아래는 천골(엉치뼈)·장골(엉덩뼈)에서부터 추골(척추뼈)·늑골(갈비뼈)을 거쳐 후두골(뒤통수뼈)까지 척추의 양쪽 전체에 이르는 근속(筋束·근섬유다발)이 있다. 다수의 작은 근육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얕은 층에 있는 것일수록 길고, 깊은 층에 있는 것일수록 짧다. 전체가 척추를 지지하고, 옆으로 굽히거나 회전 등을 하며, 척추기립근이라고도 한다. 등에는 굵은 혈관이나 신경은 볼 수 없고, 주로 늑간동맥·정맥의 뒷가지(後枝)와 척수신경의 뒷가지가 분포해 있다. 등의 통증, 운동으로 예방한다 누워 있거나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을 때 등에 통증이 오고, 심하면 밤에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통스런 통증을 없애려고 부항을 뜨거나 침을 맞거나 마사지를 받아보지만, 통증이 완화되는 것은 그때뿐이고, 얼마 후에 다시 통증이 와서 만성 통증으로 시달린다.
우리 몸의 등에 분포되어 있는 근육은 매우 얇다. 앞쪽 가슴 근육이 대흉근과 같이 두터운 반면, 뒤쪽의 등에 있는 근육은 승모근을 비롯하여 매우 얇은 편이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가 살아가면서 등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할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자세의 이상, 예를 들어 머리가 어깨보다 현저하게 앞으로 나가 있다면 등에 통증이 오는 경우도 많으나, 이보다는 등 근육의 약화가 더 큰 문제가 된다. 간혹 팔굽혀펴기를 하면서 튼튼한 대흉근과 멋있는 이두박근을 보이려는 노력은 하지만, 등의 근육을 강화시켜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통증을 막으려는 노력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등에 통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운동을 권하면, 권유받은 사람의 90%가량이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되묻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등에 나타나는 통증의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예방·치료하기 위한 운동을 매일 조금씩 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등에 통증이 오는 원인으로는 ①자세 이상, ②승모근을 비롯한 등 근육의 약화, ③어깨로부터 시작되는 방사통 ④횡격막의 약화 등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는 운동으로 치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뚤어진 자세(신체 디자인)까지 바르게 할 수가 있다. 요즘 우리 몸의 굴곡을 받쳐주는 침대의 매트리스나 장거리 여행용 의자의 등받이 등에 메모리폼을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신소재가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푹신한 소재들이 편안함을 준다고 해서 등의 통증까지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여, 우리가 의식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는 등의 근육을 깨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