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호 김대희⁄ 2010.07.12 16:30:25
찌는 듯한 무더위에다 높은 불쾌지수로 마음까지 짜증 나는 한여름. 현시대 유망 작가들의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면서 좋은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전시회가 열린다.
시사주간지
이번 전시를 주최한 CNB갤러리의 조운조 관장은 “꿈과 희망·사랑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개관 자선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값진 작품을 소장할 절호의 기회가 되면서 동시에 사랑을 나누는 기분 좋은 자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공동 주최하는 장병철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장은 “자식 같은 예술품을 선뜻 내주신 작가들 덕분에 가난하고 어린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참석해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행복과 사랑을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떤 작가의 작품 선보이나
전시에는 지속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찰스장·임무상·정해윤·주성준·마리킴·위영일·아트놈·이성훈·김준용·김명화·강준영·유진숙·변우식·송형노·김정남·권정은·김동현·이제혁·인동욱·권오인·권민경·최비오·난다·김민호(CNB저널 소개 순)·주상민 등 작가 25명이 참여했다.
이들 작품들은 모두 주간
이 섹션을 통해 유망 작가와 작품이 매주 소개됐으며, 이번 CNB미디어 개관 전시회에는 표지에 소개된 작품 중 ‘사랑·희망·나눔’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는 작품들이 엄선됐다. 찰스장은 흘러내림과 타오름을 주제로 작업을 하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만화나 영화 속의 주인공을 작품에 등장시키기도 한다. 삼강 임무상은 오랜 예술적 경험과 경륜이 빚어낸 예술 세계로 재해석된 새로운 금강산을 그린다. 정해윤은 서랍을 통해 기억·욕망·추억을 표현하는데, 작업이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호랑이 그림으로 행복과 희망을 전하는 주성준은 ‘호랑이 해’를 맞아 올해 초부터 밀려든 전시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리킴은 여자로서 겪는 자신의 일상을 독특한 그래픽 세계를 통해 표현한다. 위영일은 배트맨이나 슈퍼맨·스파이더맨·원더우먼·헐크 등 만화영화의 영웅 캐릭터를 조합해 만든 ‘짬뽕맨’으로 인간의 과도한 욕망을 꼬집는다. 아트놈은 누가 봐도 재밌고 즐거운 작품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다가서도록 자신의 캐릭터를 그린다. 이성훈은 풍경을 그리지만 자신만의 색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풍경을 그린다. 김준용은 유리를 이용해 아름다운 유리공예품을 선보인다. 딸기 작가로 주목받는 김명화는 딸기나 앵두 등을 소재로 하여 순간적으로 변하는 자신의 감정을 여러 형태로 표현한다. 도자기를 전공한 강준영은 캔버스 대신 항아리에 추억과 희망 등을 담아 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유진숙은 연탄이라는 독특한 재료를 이용해 상처와 아픔, 그리고 깨달음과 용서와 위로를 주제로 묘한 매력이 담긴 작품을 선보인다. 대한민국 비보이 1세대이자 12년 간 대중음악 평론가로 활동해온 변우식은 음악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림과 자유로운 작업에 대한 열정을 작품에 담았다. 송형노는 누가 봐도 편안하면서도 깔끔한 극사실적 표현에 유머·이야기 등 어린 시절의 아련한 낙서를 회상하듯 꿈을 담아 표현한다. 김정남은 펜으로 수많은 선을 그려 율동적인 리듬과 에너지가 담긴 산을 그리지만, 이 선들은 하나도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자연 속 시간의 흐름을 일깨운다. 권정은이 창조하는 작품에서 공간을 만드는 붓은 드릴이요, 캔버스는 아크릴이다. 하나가 아닌 몇 겹의 아크릴 작업이 만드는 산수는 작가가 가고자 하는 공간이자 안식처다. 몬스터가 주인공인 김동현의 작품은 화려한 화면과 색감, 그리고 호기심 가득한 이야기로 관람자에게 말을 건넨다. 이제혁은 붓 대신 자유로운 감정과 진실을 실은 손가락으로 일상·꿈·상상을 그린다. 인동욱은 돌가루·석채로 생활을 기록하면서 기억·소망·진솔함을 담아 독특한 방식으로 ‘집’을 표현한다. 고릴라 조각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권오인은 ‘잊혔던 일과 현재 일어나는 일’을 재구성한 재미난 상황을 연출한다. 권민경은 여성이 몸과 관련해 세상에서 받는 압박, 그리고 성에 대한 비판을 담아 여성도 인간 자체로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문제를 제기한다. 최비오는 시시각각 변하는 순간의 감정을 그동안 쌓인 감정과 섞어 순간에 표현하는데 무의식적 감성의 에너지를 담아 행복을 전한다. 난다는 도시 사람들의 일상을 주제로 수많은 의미를 내포한 재치 있는 이야기를 사진에 담아 새로운 현실을 만든다. 정교하고 섬세한 전통 동판화 에칭 기법으로 감성적 나무를 그리는 김민호는 나무 하나 하나에 담긴 추억과 이야기를 찾는다. 주상민은 동화 속 피노키오 등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는 대상을 작품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