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성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영어 속담에 ‘Out of sight, out of mind’ 라는 말이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다. 정말로 맞는 말이다. 얼마 전 <검사 프린세스>라는 드라마에서 마 검사(여자)가 유혹하고픈 선배 검사 집 옆으로 이사를 가고, 또 그녀를 쫓아서 마 검사를 유혹하려는 남자 변호사가 같은 빌라로 이사하는 내용이 있었다. 이렇게 한 건물에 살면 사건과 기회가 계속 만들어진다. 집에서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일하지 않고 집에서 쉴 때 등등에 사적으로 접근을 하니 쉽게 마음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결국 미모의 마 검사는 선배 검사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마 검사를 유혹하려던 변호사도 마 검사의 마음 속에 들어갔다. 결국 인간은 자주 보다 보면 정이 들고, 사랑도 싹트게 되어 있다. 인류역사상 만고의 진리다. Out of sight, Out of mind. 가까이 있으면 정들고,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져 있을 때를 생각해보라. 매일 보고 싶었고, 그래서 매일 보지 않았던가! 처음 연인을 사귀고 싶을 때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멀리 부산이나 제주도라도 갈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어떤 험난한 길도, 먼 길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호시탐탐 가까이 갈 기회만 노린다. 회식을 하는 자리면 억지로라도 같이 회식 자리에 있으려 하고, 부르지도 않았는데 끼어들어 이야기라도 한마디 하고 싶어한다. 노래방이라도 가게 되면 어떻게든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려고 한다. 그만큼 물리적인 거리를 가까이 하고 싶어한다. 처음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그렇게 한번 두번 보다 보면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다 알게 모르게 정이 든다. 특히 남자들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여자) 없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계속 그 여자 근처에서 알짱댄다. 여자가 싫다고 하든 말든 상관없다. 계속 선물 공세에다, 뜬금없이 불쑥 나타나고, 여자의 주위 사람에게까지 잘 하면서 계속 나타난다. 처음에 여자는 절대로 싫다고 하다가, 어느새 정이 든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남자가 안 나타난다. 그러면 여자는 그 남자를 궁금해하게 되고, 드디어 걱정까지 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게 혹시 관심이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고, 그 남자가 나타날 때쯤이면 너무 반가워하게 되고, 결국 사귀게 된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이런 식으로 사랑을 전개해 나간다. 남자나 여자의 얼굴이 바뀌거나, 시대나 장소가 바뀔 뿐이지, 남녀가 친해지는 과정은 거의 이런 식이다. 항상 남자가 먼저 좋아하게 되고, 남자가 덜 나타나면서부터 여자가 더 좋아하게 되고, 그리고는 평생 그 여자가 그 남자랑 살게 된다.
어쨌든 사람이 가까워지려면 자주 봐야 한다. 매일매일 보든지, 어쨌든 자주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멀어지게 된다. 만약에 그렇게 가까워져서 결혼했다고 치자. 그러면 거리가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송에 자주 나오는 기러기 엄마나 기러기 아빠의 외도나 이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말로 자식들을 위해 서로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자고 약속하여, 남자는 한국에서 돈을 벌고, 여자는 외국에서 애들 뒷바라지를 한다. 그러나 또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이러면서 바람을 피우고 산다. 애들을 위해 고생은 하지만, 마음은 외롭기 때문이다. 결국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이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옆에서 위로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가까워지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혼해서 사는 부부 중에도 이런 사람이 많다. 부부싸움을 하면 등을 돌리고 자다가, 그것도 싫어서 서로 다른 방에서 자게 된다. 집에 들어와도 남편은 남편 방에서, 부인은 부인 방에서 잔다. 이렇게 서로 다른 방에서 자게 되면 결국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다. 자녀 공부시킨다고 기러기 생활 하는 정성 갸륵하지만 떨어져 살면 가까이서 위로하는 다른 이성에 끌려. 남녀관계 만고의 진리는 ‘붙어 있어야 마음 안 멀어져’ 옛날 단칸방에서 잘 때는 어쩔 수 없이 지지고 볶더라도 서로 살을 맞대고 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방이 여러 개니까 싸우고 나면 서로 다른 방에서 편하게(?) 잘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익숙해지면 혼자 자는 게 더 편해진다. 알게 모르게 서로의 마음에 벽을 만드는 과정이다. 생각해보자! 연애 시절엔 보고 싶어 매일 시간을 쪼개 만나고, 기다리고, 그것도 모자라 한집에서 살고 싶어 결혼을 결정했다. 그러던 시절이 있었다. 만나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헤어질 때마다 아쉬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마음의 거리다. 마음의 거리를 알고 싶으면, 집 안에서 얼마나 가까이에서 자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한 침대에서 자고 있다면 괜찮은 거다. 한 명은 침대에서 자고 한 명은 바닥에서 잔다면, 빨리 화해를 해야 한다. 한 명은 방에서, 다른 사람은 거실이나 다른 방에서 잔다면 위기다. 한 명은 집에서, 다른 한 명은 사무실이나 친정에서 자고 있다면 아주 큰 위기다. 지금 여러분의 상태는 어떤가? 만약에 지금 당신이 파트너와 멀리 떨어져 자고 있다면, 그것이 당신과 파트너의 ‘마음의 거리’다. 마음의 거리를 당기고 싶다면, 오늘 당장 집에서 자는 곳의 거리를 줄여야 한다. 일단 시작해보자. 그러면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가 될 것이고, 그만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질 것이다. 이성으로 생각하지 못한 물리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애가 밤에 울어 남편을 편하게 한다고 다른 방에서 자게 하고 있다면, 애가 울더라도 같은 방에서 지내야 한다. 만약 남편이 코를 곯아 다른 방에서 자고 있다면, 남편보다 먼저 잠이 들더라도 같은 방에서 자라. 부부 싸움을 해서 보기가 싫더라고 꾹 참고 같은 방에서 자라. 그러면 점점 더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잠의 습관이 결국 이혼까지 가게 할 수도 있고, 서로 소 닭 보듯이 살 수도 있다. 만약에 사귀고 싶은 사람이 지금 있거나, 만약에 화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거나, 파트너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당장 사는 장소를 가까운 곳으로 옮기거나, 합치거나, 자주 나타나서 보라. 가까이 있는 것만큼 사람을 친하게 하는 방법이 없다. 이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절대법칙이다. 물론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지만, 노력을 들여 접근하면 반드시 성과가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