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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준희 건강 칼럼]허리 아프면 수술? 디자인운동 하면 낫는데…

수술 받아도 재발 잦은 이유는 신체디자인 모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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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7호 편집팀⁄ 2010.09.13 11:47:12

설준희 연세의료원 심장혈관병원 교수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가진 뒤 주변에 특히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30년 전 허리디스크 수술까지 받았지만 지금은 좋아하던 테니스도 못 치는 사람, 1년에 몇 번씩이나 자고 일어나면 허리가 아파 출근도 못하는 사람, 허리가 뜨끔하다가 증세가 심해지면서 앉아서 식사도 못하는 고생을 2~3주나 하고서야 겨우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이렇게 증상은 다양하지만 허리 통증을 가진 사람에게 공통적인 점도 있다. 아파졌다가 괜찮아졌다가 하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허리 통증을 무시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훗날 닥쳐올 큰 고통을 방치하는 태도다. 허리의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통증으로 큰 고통을 당하고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은 사람도 많다. 병원마다, 의사마다 치료 원칙이 다르지만 수술을 받은 뒤 몇 년만에 증세가 다시 재발하는 경험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다. 수술까지 받았는데도 재발하는 경우가 흔한 것은 바로 ‘신체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체디자인이란 개념은 필자가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것으로서, ‘우리 몸은 훌륭하게 기능하도록 태어나면서부터 디자인이 돼 있다’는 개념이면서, 동시에 ‘기능적-시각적으로 훌륭하도록 우리 몸을 우리가 스스로 운동을 통해 디자인해 나갈 수 있다’는 개념이다. 허리 통증을 경험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90%나 된다(그림 1). 거의 모든 사람이 경험한다는 얘기다. 광범위한 허리 통증은 현대인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이미 4630년 이전에 고대 이집트의 위대한 의학자-건축가 임호텝이 척추를 포함한 골격계 이상과 척추 손상, 하지마비에 대한 기록을 남겼으니 장구한 허리 통증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잘못된 자세로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받는 부담은 똑바로 서 있을 때보다 2배 허리 통증의 특징은 처음 생겼을 때(디스크가 아닌 경우)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4~6 정도가 지나면 통증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치료를 등한시하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70% 이상에서 재발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육계의 변화와 함께 재발은 더욱 잦아지고 조직손상도 깊어진다. 허리 통증을 경험한 사람은 우리 몸의 중심축에 이상에 생겼을 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를 알게 된다. 통증도 문제지만 몸을 움직이거나 걷는 것조차 힘들고, 특히 자세가 이상하게 바뀌면서 자세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의 몸은 최대 800Kg 정도까지 지탱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신체의 디자인이 올바르고 근육-뼈 등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때의 얘기다. 신체디자인이 잘못되면 허리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크게 줄어든다. 다음은 각 자세에 따라 척추가 받는 무게를 수치화 한 것이다. -누워 있는 자세 = 25Kg -다리를 90도로 올리고 누운 자세 = 35Kg -옆으로 누운 자세 = 75Kg -서 있는 자세 = 100Kg (보통 체중의 1.5배) --서서 무릎을 구부린 자세 = 220Kg -의자에 바르게 앉은 자세 = 140Kg -앉은 채로 허리를 20도 정도 숙인 자세 = 185Kg -똑바로 서서 허리를 20도 정도 굽힌 자세 = 150Kg <그림 2>는 각 자세에 따라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다. 국제적 통계를 보면 매달 성인의 2%, 1년 중에는 10%, 일생을 통해서는 30%나 되는 인구가 허리 통증 때문에 정상생활을 못하며,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는 장애인으로 산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증세는 심해져 수술 치료까지 권유받게 된다. 수술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받는 경우가 많으며, 수술이 잘못돼 남은 평생을 누워 지내는 사람도 있다. 치료 지침은 의사가 정한다. 흔히 한국에서는 허리 통증이 있으면 소위 ‘디스크 수술’을 받는 게 당연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허리 디스크(척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 5000여 명에게 디자인 운동을 적용해 완쾌 효과를 봤다는 보고가 나왔다. 농구선수부터 등산광 할머니까지 ‘허리 디자인’ 몰라 고생하는 사람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유형도 다양하다. 다음은 필자가 만난 허리 통증 환자들이다. -등산을 젊어서부터 즐기고 항상 건강에 자신 있었던 여자다. 그러나 60대가 넘으면서 척추 디스크와 척추 내강 협착 진단을 받고 여러 병원에서 수술 권유를 받았다. 수술에 대한 공포로 차일 피일 미루다가 걷는 것은 물론 서 있을 때도 심한 통증을 느껴 우울증까지 나타났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남학생이 갑자기 허리가 아파 병원을 다녔다. 차도가 없자 침을 맞았는데 일주일이 지나면서 통증이 더 심해졌다. 다시 병원에 가니 침을 맞은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염증이 척추뼈까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로 염증은 회복됐지만 그 뒤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또 수술 권유를 받았다. 염증 제거 수술 등으로 척추 근육에 위축된 조직이 생기고 그것이 척추의 균형을 깨뜨린 결과로 보인다. -50대 전문직 남성으로 골프를 주 1~2회 쳤는데 어느 날 골프를 치다가 갑자기 허리가 아팠다. 2~3일 동안 누워서 식사를 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그 뒤로는 1년에 서너 번 이런 일이 반복됐다. 골프를 낙으로 살던 사람이 골프를 소홀히 하게 됐고, 어쩌다 골프를 나가도 재미는 없고 허리만 아파 살맛이 없어졌다. -이 여성은 40대부터 허리 통증이 시작돼 심할 때는 2~3일씩 병원에 입원하면서 지냈다.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허리디스크와 디스크내경협착이라는 진단 아래 수술을 받고 1년이 지났지만 허리 통증은 여전히 계속된다. -운동이라고는 그야말로 숨쉬기 운동밖에 하지 않던 사람이 50대가 지나면서 허리 통증을 느껴 오래 서 있지 못하게 됐다. 10~20분 걷고 나면 의자에 앉아 쉬어야 했던 그는 60대 들어 두 번이나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70대가 된 지금은 심한 통증 탓에 집에서만 지내며 본인과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 -20대 후반의 남자 프로농구 선수로, 언제부터인지 허리 통증 때문에 쉬기가 일쑤였다. 오프 시즌에 수술도 받고 치료도 받았지만 두세 시즌을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뒤 주전 멤버에서 빠지면서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허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허리가 조금 아프지만 문제는 없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 반신욕, 마사지, 침술, 파스 등의 도움을 좋아졌다고 말하면서도 가끔 “아이구, 허리야”를 반복하는 모든 사람들이 신체 디자인 운동을 몰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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