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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제일 하고픈 건 연애…걸그룹, 어서 와요”

‘지킬앤하이드’로 복귀하는 뮤지컬 톱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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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4호 이우인⁄ 2010.11.01 15:15:24

공연계에서 ‘티켓 파워’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배우가 있다. 바로 ‘조지킬’ ‘조드윅’ 등으로 불리는 뮤지컬 톱스타 조승우(30)다. 그동안 군복무 때문에 공연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가 10월 23일 전역했다. 당연히 공연계와 언론의 관심은 그의 복귀 작품에 쏠렸다. 제대하기 오래 전부터 많은 영화·공연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조승우이기에 그의 간택(?)을 받은 작품에 대한 관심은 당연했다. 그리고 단 한 작품이 그를 차지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바로 11월 30일부터 5개월 동안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오르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다. 이 뮤지컬은 2004년 국내 초연에서 조승우를 뮤지컬 톱스타로 이끌어준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벌써 류정한·홍광호·김준원 등이 지킬 자리를 맡아 놓았다. 이들 모두 뛰어난 뮤지컬 배우이기에 조승우의 합류는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10월 25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지킬앤하이드’ 합류 기자회견은 취재진으로 성황을 이뤘다. 조승우를 보기 위한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조승우는 제대 뒤 첫 공식석상인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대 소감, 그리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복귀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 등을 말했다. 그의 재치 있는 말솜씨에서 삼십 대의 여유가 느껴졌다.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지킬 앤 하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죠? “‘지킬 앤 하이드’ 출연은 작년 봄에 첫 정기 외박을 나왔을 때 이미 결정한 일입니다. 군복무 중에는 기사가 안 나오길 바랐는데 기사가 나와서 당황스러웠어요(웃음).” -전역 뒤 어떤 게 달라졌나요? “군대 갔다 오면 철이 들 줄 알았는데, 아직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웃음). 제대한 뒤 고양이와 강아지를 제 집으로 컴백시키니 너무 좋다는 정도가 달라졌다고 할까요(웃음)? 10월 14일에 연습실에 가서 배우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요, 1년 10개월의 기다림, 4년의 기다림이 저를 흥분하게 했어요. 지금은 마냥 행복합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죠? “걸 그룹 시크릿이 활동을 접고 ‘Magic’(매직)이란 노래가 더 이상 (방송에서) 나오지 않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힘든 기분을 어떻게 풀었나요? “근무가 끝나면 배우 류수영 씨와 컴퓨터 동영상으로 시크릿을 봤어요(웃음). 많은 것을 누리면서 군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조현오 경찰청장이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있을 때 모든 전·의경에게 비상 때를 제외하고 외출을 허락해 줬거든요. 특히 문화예술을 많이 접해야 하는 호루라기 연극단원들은 성악을 배우거나 학원에 다녀도 되고, 공연도 많이 봤어요.” -서울지방경찰청의 호루라기 연극단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일은 뭔가요? “호루라기 연극단은 경찰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가장 앞에서 경찰을 홍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시민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공연을 많이 했어요. 특히 사회복지관에 가서 연극 ‘봉이 김선달’을 공연했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그리고 추운 겨울에는 보육원에 갔는데 남에게 잘 안기지 않는 4살짜리 꼬마가 저한테는 안기더라고요. 너무 예뻐서 공연 내내 안고 있었는데 돌아가려니까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그래서 다음에 꼭 다시 찾아가려고요. 어쨌든 부족하지만 그런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할 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제대 뒤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일 말고요. “작품 위주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기사가 ‘조승우, 시크릿 너무 좋아’ ‘조승우, 시크릿 없는 군 생활 상상 못해’로 도배될까 걱정이네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연애입니다. 한 번 할 뻔했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지킬앤하이드’에 제일 먼저 초대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아침에 메이크업을 받으려고 미용실에 갔는데요, 옆에 광채를 뿜는 여성이 앉았어요. 김태희 씨였죠. 그래서 주저 없이 ‘저 공연합니다. 매니저 통해 연락 드릴게요’라고 말했고, 김태희 씨는 천사 같은 미소로 알겠다고 했어요(웃음). 그리고 경찰청 분들도 초대하고 싶어요. 제가 제대할 때 아쉽다면서 많이들 우셨거든요.” -‘지킬앤하이드’는 조승우 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작품인가요? “두 번을 거절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건 2003년에 뮤지컬 ‘카르멘’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 팀장님이 과일 주스를 사 들고 와서 출연 제안을 하면서 CD를 주고 갔어요. 그 CD는 지킬 역을 맡은 호주 출신의 배우가 노래한 거였는데, 그분의 엄청난 성량을 접하고 도저히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내 능력 밖의 일입니다’라고 거절했어요. 또 찾아왔을 때도 거절했고요. 하지만 신춘수 대표님이 자신감을 심어줘서 미친 척하고 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지킬앤하이드’는 저를 세상 속으로 등을 떠밀어준 작품이고, 제게 패기를 심어준 작품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몇 번의 기회가 온다는데 이 작품이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제 실력에 비해 얻은 게 많거든요. 제겐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준 작품이죠. 41살인 류정한 형은 이번이 마지막 출연이라고 했는데요, 왜 그렇게 빨리 그만하려고 하는 건지 참. 그렇게 되면 저도 못하잖아요(웃음). 어쩔 수 없이 남은 9년 동안 (지킬을 대체할 다른 역할을) 열심히 찾아 봐야죠.” -군에 있는 동안 새롭게 본 작품 가운데 꼭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빌리 엘리어트’를 보고 너무 가슴이 벅찼어요.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공연을 보면서 눈물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장면에서 두 번 정도 크게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빌리 역할을 한 아이들도 너무 잘했고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뮤지컬을 일찍 알았다면 빌리 역에 도전했을 텐데….” -가수 바다를 비롯해 많은 배우가 조승우 씨와 무대에서 함께하길 원합니다. 조승우 씨가 같이하고 싶은 이성 배우는 누구죠? “요즘은 걸 그룹들의 노래 실력이 뛰어납니다. 좋은 추세죠. 걸 그룹들이 뮤지컬 쪽에 많이 와줬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단순히 보이는 것 말고 본인을 깰 수 있는 좋은 작품에 출연했으면 해요.” -뮤지컬계는 지금 침체기입니다. 조승우 씨의 컴백이 뮤지컬계에 어떤 변화를 줄 거라고 보시죠? “어떤 잡지에는 저를 ‘영향력 있는 50인’에 포함하기도 했는데요, 기가 찰 때도 있어요. 제가 1년 동안 아무리 발버둥을 쳐봤자 영화 한 편, 뮤지컬 한 편이 전부거든요. 그런 입장에서 제가 어떤 영향을 발휘할지는 판단이 안 섭니다.” -이번 ‘지킬앤하이드’는 어떤 무대가 될까요? “이번 ‘지킬앤하이드’의 캐스팅은 최고입니다. 연습실에서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를 들었을 때 소름이 돋았어요. 노래를 잘하기보다 연습에 임하는 자세부터 너무너무 열심히 하거든요.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5주 동안 바짝 연습해서 최고의 공연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관객들에게 인사를 부탁합니다. “많이 기다려 줘서 감사합니다. 군 제대 이후 30대로서 처음 발걸음을 떼는데요, 더욱 솔직하고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좋은 연기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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