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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톰 웨슬만展, 송은아트스페이스 11.19~12.29

원색적이고, 낙천적이고, 자유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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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202-203호 김금영⁄ 2010.12.27 13:45:26

캔버스라 하면 작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대부분 네모난 틀을 생각한다. 하지만 톰 웨슬만은 캔버스의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은 캔버스가 된다. 때로는 작품이 걸린 벽면이 캔버스의 연장선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삐죽한 모양, 둥그런 원 모양 등 캔버스는 사각 프레임의 개념을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이렇게 고정적인 틀을 벗어나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작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톰 웨슬만이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더욱 독자적인 개성을 발휘한다. 톰 웨슬만(1931-2004)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함께 미국 팝 아트의 주요 인물로 평가되는 작가이다. 그가 작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추상표현주의가 미술계를 휩쓸었으나 톰 웨슬만은 이런 열풍에 가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누드, 정물, 풍경이라는 전통적인 회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가 1960년대 그린 대표적인 회화 작품인 ‘Great American Nude’ 시리즈는 도시 풍경과 성조기가 연상되는 배경 위에 육감적이고 과장된 누드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콜라주와 회화가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로 원색적인 색감까지 함께 곁들여진 작품들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톰 웨슬만의 작품에는 여성이 많이 등장한다. 1980년대 작품으로 잘 알려진 ‘Smoker’와 ‘Bedroom Painting’ 시리즈에서도 여성이 등장한다. 하지만 먼 곳에서 전체적으로 바라본 여성의 모습을 담은 1960년대의 작품들과는 달리 입술, 손, 가슴 등 일부 신체 부위가 확대되면서 보다 가까이서 바라본 여성의 모습을 담기 시작한다. 특히 이 시기에 톰 웨슬만은 금속을 레이저로 잘라 캔버스로 사용하는 작업에 애정을 드러낸다. 톰 웨슬만은 “레이저 커팅은 마치 기적과도 같다. 내가 종이에 그린 선들이 온전하게 금속의 표현으로 표현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00년대 들어서서 톰 웨슬만은 처음 자신이 시작했던 유화 작업으로 돌아온다. 그의 마지막 작품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Sunset Nude’ 시리즈는 톰 웨슬만이 많은 시도와 실험을 거친 뒤 전통 회화로 돌아온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통 회화로 돌아왔다 해서 그가 자신만의 색깔을 버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욱 견고해진 선과 화려하면서도 낙관적 분위기가 담긴 작품은 기존의 것을 답습하지 않고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나간 톰 웨슬만의 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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