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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의 건강칼럼]흡연자들 “괜찮겠지” 시간끌다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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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202-203호 편집팀⁄ 2010.12.27 14:36:20

김동영 가천의대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담배를 피우는 많은 이들이 폐암과 후두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한다. 심지어 목이 불편하다며 이비인후과를 찾아 매주 약을 타 복용하면서 흡연량을 하루 서너 개비 줄인 걸 자랑스러워하는 애연가들도 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의사들은 사실 답답할 뿐이다. 회유와 협박을 해도, ‘아직 못 끊었네요’라고 허허거리며 천연덕스럽게 약을 타가곤 한다. 흡연을 할 때 몸으로 흡수되는 연기에는 일산화탄소와 니코틴 그리고 타르라는 대표적 물질이 있다. 모두가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타르에는 수천가지 유해 물질과 발암 물질이 포함돼 있어 구강을 포함해 인두, 후두, 폐에 이르기까지 염증성 질환부터 신체 곳곳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에까지 다양하면서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 흔히 다루는 질환과 증상들은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하는 만성 비염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치주 질환 △입 속의 살이 패는 궤양성 구내염 △목이 붓고 발적이 있는 만성 인두염 △목에 덩어리가 걸려 있는 것 같은 이물감 △구강 건조증과 코골기 △목이 간질거리며 가래가 끓는 만성 기침 △목소리가 변하는 후두 질환 △숨이 차고 가래가 많은 만성 기관지질환 등 호흡기 전반에 걸쳐 쉽게 치유되지 않는 만성 질환들이 모두 흡연에 의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또한 담배를 직접 피우는 흡연자뿐만 아니라 옆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동료들 역시 간접흡연 탓에 이런 질환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밖에도 위장, 간장, 비뇨기, 심장, 혈관 질환 등에도 흡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질병들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이러한 질환들이 전적으로 흡연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금연 및 투약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면 치유되거나 악화를 방지할 수는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질환도 흡연 탓에 생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심장과 혈관 질환이다. 또한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암 발생의 빈도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담배곽에는 폐암에 대한 경고가 있지만 폐암뿐 아니라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등도 흡연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이비인후과에서 흡연과 관련지어 가장 흔히 보는 질환은 만성 후두염과 후두 부종이다. 목이 부은 느낌이 들고 항상 컬컬하고 가래가 차 있는 느낌이 있으며, 말을 오래하면 목소리가 갈라지는 증상을 보인다. 목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만성적으로 기침도 한다. 이런 환자의 성대를 직접 보면 목소리를 만드는 성대를 포함해 후두 전체가 벌겋게 부어 있다. 심한 경우에는 조직 사이에 물이 차 심한 부종을 보인다. 금연 이외에는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고 약을 써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후두암의 전 단계인 전암 병변이나 후두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는 눈으로는 감별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타르의 여러 유해 물질이 오랫동안 후두의 점막을 자극해 염증성 변화를 초래한다. 암 발생을 막는 유전자의 손상이 초래되면 세포들이 암성 변화를 일으켜 다시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흡연으로 생기는 후두 질환은 대부분 서서히 발생한다. 목에 불편을 느끼는 애연가들은 ‘이러다 말겠지’ 또는 ‘감기 기운인가?’라며 한두 달을 훌쩍 지나쳐 버린다. 후두염이나 후두 부종의 경우는 흡연량이나 몸 상태에 따라 증상의 증감이 있어 그럭저럭 몇 개월을 넘겨 버린다. 후두암으로 진단된 대다수 환자들은 목소리가 서서히 변했다며 병원을 방문한다. 후두염으로 진단된 환자라면 금연과 함께 정기적인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쉰 목소리가 점차 심해진다면 후두에 대한 정밀 진찰이 필요하다. 심한 후두염이나 전암 병변이 있다면 규칙적인 조직검사로 암의 조기 발견 또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후두내시경 검사는 기본이며, 성대의 점막 파동 검사, 음성 검사, 방사선 검사 등도 후두염과 후두암 그리고 음성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로 유용하다. 흡연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을 일으킨다.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는 것, 그게 정의다 모든 병이 그렇듯 예방만한 치료법이 없다. 젊어서 흡연을 할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질병이 생길 가능성은 많아진다. 따라서 목에 이상을 느끼는 경우뿐 아니라 이상이 없는 경우라도 금연은 필수적이다. 규칙적이고 가벼운 운동과 균형 있는 식사 또한 질병을 예방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수칙이다. 마흔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 발견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다. 후두염에는 동반된 질환의 치료, 즉 비만이나 비염, 편도염, 위산 역류 질환 등의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음성 휴식을 통해 서서히 회복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암 병변이나 후두암의 경우는 다르다. 전암 병변은 병변의 제거와 반복적인 조직 검사를 통해 전암 부위를 완전 제거하고 확인해야 한다. 후두암의 경우 초기에는 방사선 치료나 외과적 절제를 원칙으로 하지만, 암이 이미 진행된 경우는 음성을 완전히 잃는 광범위 수술과 추가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할 때도 있다. 흡연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질병을 유발한다. 대부분이 만성 질환이고 이에 대한 치료는 쉽지 않다.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심지어 옆 사람에게도 유사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흉악한 행위다. 따라서 꾸준한 금연과 건강을 챙기는 습관은 서로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다. 금연 실천이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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