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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알파로 웃겨 드려요”

‘황산벌’ 이어 8년만에 ‘평양성’ 공략하는 이준익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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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4호 이우인⁄ 2011.01.10 14:08:31

8년 전 경상도와 전라도의 사투리 싸움을 전면에 내세워 대한민국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던 역사 코미디 영화 ‘황산벌’의 2탄 ‘평양성’이 1월 27일 개봉된다. 이 영화는 백제를 집어삼키고 한반도 남쪽을 차지한 신라가 이번엔 한반도 전체를 차지하기 위해 다시 당나라와 연합해 고구려의 평양성을 공격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남은 먼 곳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 특유의 해학이 담긴 영화다. 코미디 영화 사상 전례 없는 제작비인 80억 원을 투입해 만든 ‘평양성’에는 ‘황산벌’에 출연했던 이준익 감독의 단골배우 정진영과 ‘거시기’ 역으로 웃음을 준 이문식이 또 함께했다. 여기에 류승룡, 윤제문, 선우선, 이광수 등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했다. 영화 개봉을 약 2주일 앞둔 1월 5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역점에서 ‘평양성’ 출정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개그 듀오 컬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정식에는 주연 배우들이 모두 영화 속 갑옷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들과 나눈 폭소 가득한 현장을 들여다본다. -개봉을 앞둔 소감을 말해 달라. 정진영(신라의 국민할배 김유신 역) “8년 전에 ‘황산벌’을 찍었는데, 8년 뒤에 ‘평양성’을 찍으니 기분이 묘하다.” 이문식(군대에 두 번 끌려간 신라 병사 거시기 역) “8년 전에 백제군으로 싸우다 살아남았는데 이번엔 신라군으로 끌려가 출전하게 됐다. 군대를 두 번 갔다 오는 건 괴로운 일이지만 선우선과의 첫날밤은 인상적이었다(웃음).” 이광수(청년 가장으로서 돈 벌러 전쟁에 나온 신라병사 문디 역) “감독과 선배 사이에서 예쁨을 많이 받으면서 연기했다.” 류승룡(고구려의 ‘차평남’/차가운 평양 남자 남건 역) “차가운 평양 남자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윤제문(남건의 형이자 계략 정치의 달인 남생 역) “큰머리의 힘을 보여주겠다.” 선우선(속사포 독설녀 갑순 역) “고구려 여장부 갑순을 연기했다. 잘 부탁한다.” 이준익 감독(이하 감독) “‘황산벌’의 정진영, 이문식과 또 함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평양성’이나 ‘황산벌’이나 비슷하지 않겠냐는 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다른가? 감독 “‘황산벌’이 개봉된 2003년은 사극을 안 찍는 시기였다. 그런데 ‘황산벌’의 사투리로 사극의 엄숙함과 진지함, 상투적인 모든 것을 코믹하게 풀었다. ‘황산벌’이 다른 사극에 미친 영향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평양성’을 찍을 때는 ‘황산벌’과 어떻게 다르게 만들까를 고민했고, 앞으로 나올 사극에 영향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황산벌’ 때와 뭐가 달라졌나? 정진영 “배우들은 항상 새로운 작품을 하고 싶어 하는데 시리즈는 김이 샐 때도 있다. 이번에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폼 잡는 것도 다 뺐다.” -갑순과 거시기의 러브라인이 기대된다. 어떻게 호흡을 맞췄나? 이문식 “많은 분이 선우선이 아깝다고 하더라. 나 역시 그렇긴 하다. 여배우랑 첫날밤을, 그것도 이 영화 출연 배우 중 나만 했다는 사실이 기쁘다. 상대가 선우선인 것도 좋다. 물론 어떤 여배우라도 기쁘겠지만….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기 전까지만 좋고 찍을 땐 좀 그랬다. 터치하려고 하면 주먹이 날아오니 말이다(웃음). 이문식의 베드신을 기대한 관객이 보면 ‘그러면 그렇지’ 하실 거다.” -정진영, 이문식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두 배우는 감독에게 어떤 의미인가? 감독 “보통 영화가 시리즈로 나오면 빠르면 1년, 늦어도 2~3년이면 속편이 나오는데, 8년이 걸린 시리즈는 처음인 것 같다. 정진영은 내 작품에 다섯 번째 출연하는데 이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우린 정말 부부 같다. 감독과 부부의 역할로 계속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은 행복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이문식은 ‘황산벌’에서는 주연이 아니었는데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는 거시기가 주인공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그 힘으로 ‘평양성’의 주인공 자리도 꿰찼다. 모두 이문식 자신이 만든 것이다.” -새로 작업한 배우들은 어떤가? 감독 “‘황산벌’에서 박중훈이 죽지 않았으면 이 자리에 있었을 텐데 이들은 박중훈 덕분에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거다. 모두 연기 천재들이다. 하지만 문디(이광수 분)를 캐스팅했을 때는 영화 망하는 거 아닌가 해서 걱정도 됐다. TV 드라마에서 문디를 봤는데 연기를 무지하게 오버하더라. 이 영화가 잘되면 3편 ‘메소성’을 찍을 때 문디를 빼놓을 수 없을 거다.” -이광수를 추천했다는데 왠가? 정진영 “예전에 드라마 ‘동이’에서 함께 했는데 근성과 재능, 투지가 있고 열심히 하더라. 그래서 감독에게 만나보라고 추천했다. 그런데 감독이 처음엔 싫다고 했었다(웃음).” -캐스팅을 받고 나서 어땠나? 이광수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질문을 많이 해줬다. 혼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황산벌’에선 사투리를 듣는 재미가 있었다. 이번엔 어떤 사투리를 쓰나? 감독 “‘황산벌’의 사투리는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이었다. 그런데 또 사투리를 무기로 들고 나온다면 바보가 아닐까? 하지만 사투리의 성실성을 만들기 위해 연개소문 아들들은 평안도 사투리를, 선우선은 다른 병사들과 함경도 사투리를 쓴다.” -동생에게 권력을 빼앗겼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면 어떻게 할 건가? 윤제문 “그냥 동생에게 넘겨줬을 것 같다. 권력 욕심도 없고 한량처럼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신경 안 쓴다.” -아직도 젊고 혈기 넘치는데 노역을 연기해 자존심이 상하지 않나? 정진영 “오는 백발을 무슨 수로 막겠나. 배우도 인간인데 당연히 늙는다. 그리고 영화가 코미디물이니까 정통 노역은 아니다. 노역을 할 수 있을 만큼 연륜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다면 대단한 영광이다.” -현대극에서는 예쁘고 도도한데, 예쁘게 보이고 싶지 않았나? 선우선 “전쟁터니까 예쁘지 않은 게 예쁘다고 생각했다. 극 중 시집갈 때는 조금 예쁘게 보이고 싶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예쁘지 못하게 했다(웃음).” -배우 중 분위기 메이커는? 류승룡 “선우선이 웃는 날과 안 웃는 날은 극과 극이었다. 참고로 선우선이 오면 흐린 날이었다(웃음).” -개랑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정진영 “영화 속 개가 맡은 역할은 원래 소의 역할이었다. 그런데 원래 찜해 놨던 소가 아니라 너무 큰 소가 오는 바람에 동네 개로 갑자기 교체됐다. 소와는 안 되던 연기 교감이 개랑 하니까 되더라. 개랑 연기하려니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장면이 연출돼 아주 웃겼다.” -치매 증상은 어떻게 연기했나? 정진영 “겉으론 치매로 보이지만 꿍꿍이를 갖고 있다. 시나리오에는 풍이 걸린 걸로 나오는데 손을 너무 떨면 정신 사나울 것 같아서 살짝만 보여주기로 했다.” -이준익 감독은 독설과 폭로로 유명한데 촬영하면서 어떤 독설을 들었나? 선우선 “수애와 한지혜가 이 감독의 독설을 많이 들었고, 그 탓에 이 감독이 부산영화제에서 질타를 받았다고 하더라. 그 영향인지 이 감독이 나한테는 ‘서로 존중할 수 있고 네가 존경할 남자를 만나라’라는 등 독설보다 조언을 더 많이 해 주셨다. 수애와 한지혜의 덕을 톡톡히 봤다.” -진짜로 시집은 언제 가고 싶나. 선우선 “결혼은 아직 한참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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