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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여성스러운 ‘메르세데스’의 등장!

[인터뷰]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새 여주인공 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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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5호 이우인⁄ 2011.01.17 13:50:47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때문에 일본에 가는 걸 또 미루고 말았어요.” 3월 1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이하 ‘몬테’)에 새롭게 합류한 뮤지컬 배우 최현주(31)는 작년과 올 초까지 이어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장기 공연을 끝내고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랬던 그녀를 ‘몬테’가 붙들었다. ‘몬테’는 프랑스 소설 ‘삼총사’로 유명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이 원작으로,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가 자신의 사랑과 인생을 짓밟은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초연으로 성공을 거둔 ‘몬테’는 최현주 외에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차지연, 최민철 등 초연을 빛낸 주연 배우를 캐스팅했으며, 강태을, 김영주 등 실력파 배우를 새롭게 영입해 초연 못지않은 성공을 점치고 있다. 여기에 초연 여주인공 옥주현의 출연 가능성도 커 기대를 모은다. 최현주가 ‘몬테’의 여주인공 메르세데스 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인터뷰를 요청했다. 지난해 ‘오페라의 유령’에서 처음 접했던 최현주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몬테’의 연습이 시작되는 주에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최현주는 굉장히 차분하고 단아한 여성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보여준 발랄한 모습은 미소를 지을 때만 간혹 비칠 뿐이다. 사근사근한 목소리에서 ‘천상 여자’라는 수식어가 인터뷰 내내 떠올랐다. 인생은 우연의 연속 최현주는 일본 극단 사계(四季) 단원으로 일본에서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미녀와 야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에서 여주인공으로 활약해 명성을 얻었다. 최현주의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었다.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의 끈질긴 권유로 시작한 성악이 좋아져서 이화여자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한 그녀는 훌륭한 성악가가 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었다. 유학을 준비하던 그녀의 눈에 때마침 극단 사계의 한국 오디션 공고가 들어왔고 호기심에 본 오디션에 덜컥 붙고 말았다. “6개월에서 1년 동안만 잠시 성악 외에 다른 걸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죠.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없을까 고민했고 뮤지컬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까지 본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 밖에 없던 저였어요. ‘오페라의 유령’이 클래식과 가까워 나도 접근할 수 있겠단 자신감이 생겼죠. 저의 첫 오디션이 사계의 오디션이었습니다.” 일본에서 5년 동안 극단 사계 생활을 하던 그녀는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와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크리스틴’으로 줄곧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일본으로 갈 생각을 하던 차에 우연히 ‘몬테’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이 또한 덜컥 붙어버렸다. 어떤 매력이 그녀에게 이처럼 계속된 성공을 선물하는지가 궁금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아직 대중에게 그녀는 일본에서 ‘금의환향’한 조금 특별한 뮤지컬 배우일 뿐이다. 그리고 뮤지컬의 ‘뮤’자도 모르던 최현주를 비롯해 강태을, 고영빈, 박동하, 김준현 등을 걸출한 뮤지컬 배우로 만든 ‘사계’도 궁금했다. -사계 출신으로 주목을 많이 받는데, 사계는 어떤 곳인가요? “극단 사계는 규모적인 면에서 정말 어마어마한 곳입니다. 세계 최대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 컴퍼니는 몇 작품을 가진 게 다인데요, 사계는 그런 컴퍼니를 몇 개 모은 정도의 규모입니다. 가지고 있는 극장만 몇 개나 되고 극장을 빌려서 공연하기도 합니다. 하루에 올리는 작품만 12개 정도 되고요, 배우도 몇 백 명이나 돼요.” -사계의 단원은 합숙생활을 합니까? “아뇨. 그냥 개인이 알아서 살아요. 두세 명씩 같이 살기도 하는데 저는 혼자 살았어요. 연습은 트레이닝 센터가 따로 있어서 그곳에서 해요. 몇 년 전에는 트레이닝 센터를 증축해서 정말 큰 공연을 위한 연습실이 몇 개나 되고, 개인 연습실도 따로 있답니다. 세계 모든 공연 관계자가 봐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에요. 저는 발레와 재즈, 작품 연습, 개인 연습을 했어요. 일본에 가서 일본어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일본어도 공부했고요.” -사계의 연습 과정은 한국과 어떻게 다르죠? “공연을 연습하는 일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 작품에 들어가기 전의 과정이 조금 다릅니다. 일본이 아닌 곳에서는 작품이 결정되면 오디션을 보고 배우와 스태프를 모아서 작품을 올리는데요, 사계는 거대한 극단이기 때문에 배우를 거의 직접 양성해서 작품을 올려요. 그 외에는 외부 스태프나 배우를 영입하죠. 물론 사계 안에서도 오디션은 있어요. 오디션은 수시로 봅니다.” -사계 출신 배우들은 실력이 뛰어나다고 느끼곤 하는데요, 스케줄이 혹독한가 보죠? “남자 배우들은 군대에 다시 온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저는 사회 경험이 없고 유학을 가면 고생할 거란 사실을 예감했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죠.”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망설이지 않았나요? “망설이긴 했어요. 제가 가진 역할이 많고 운 좋게도 모두 당시 상연되는 작품이어서 계속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느낀 즐거움이 한국에서 하면 얼마나 더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던 차에 한국으로 휴가를 왔어요. 1~2주만 지내다가 일본으로 가려고 했는데 마침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이 있었어요. 그래서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해 남게 됐죠.”

-사계에서는 일본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받고 현주 씨를 한국에 보냈다는데요, 일본은 언제 갈 예정인가요? “원래는 ‘오페라의 유령’이 끝나고 돌아가기로 했는데 ‘몬테’ 때문에 또 못 갑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공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작품 이야기로 돌아가죠. ‘몬테’의 첫 느낌은 어떤가요? “음악만 접했는데도 너무 좋아요.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의 정서가 한국 사람에게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나 또한 한국 사람이어서 그런지 편견 없이 좋게 들리더군요. 마음은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가면 더 끌릴 거라고 믿어요.” -‘몬테’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뭐죠? “제가 메르세데스라서 그런지 저의 솔로 곡 ‘온 세상이 내 것이었을 때’가 제일 좋아요. 멜로디가 너무 아름다워요.” -국내의 역대 메르세데스 중에 현주 씨가 가장 여성스러운 메르세데스일 것 같아요. “그런 말은 들었어요(웃음). 작년에 했던 배우들의 연기를 보진 못했지만 워낙 잘했다는 말을 들어서 부담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워낙 그들과 저는 색깔부터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개의치 않으려고요.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다른 색이 나올 거로 보여요. 작품을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관객도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점도 있고요. 물론 공연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저를 보면서 ‘왜 저 배우는 저렇게 하지?’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저를 좋아할 관객도 있을 거로 믿고 연기할 생각입니다. 메르세데스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남자에게 갔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좋아하는 인물인데요, 저는 그런 메르세데스의 지고지순한 면을 부각시키고 싶어요.” -일본에도 더블 캐스팅이 있어요? “다른 극단은 모르겠고, 사계는 없었어요. 싱글로 몇 달 하다가 다른 배우가 이어서 하는 시스템이죠.” -만일 현주 씨가 메르세데스 입장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요? “음…. 메르세데스가 살던 시대와 상황이라면 누군가 남자에게 기대겠죠. 왜냐면 에드몬드가 이미 죽은 걸로 알고 있고 아이가 있으니까요. 메르세데스는 아이를 위해 그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현대의 저라면 물론 나 혼자 아이를 키우고 살 수 있으니까 힘들다는 이유 때문에 다른 남자에게 기댈 것 같진 않아요.” -‘오페라의 유령’에서도 남성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이번에는 무려 다섯 명이나 되는 남성 배우와 호흡합니다. 기분은 어떤가요? “좋은 걸 떠나서 우선 감사합니다(웃음). 아직 몇 번 만나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다들 좋은 분이라고 들었어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에드몬드와 메르세데스 배우 중 저 혼자만 새로운 배우여서 어떻게 빨리 따라잡을까 걱정도 되지만 오히려 동료들이 저를 많이 이끌어 줄 거라고 믿어요.” -원래 꿈인 성악가가 아니고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데 대해서는 만족합니까? “뮤지컬 배우가 저와 안 맞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클래식을 처음 듣는 사람은 지루해하기도 하고 코드가 안 맞는다고 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이가 들으면 들수록 좋아지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저는 뮤지컬을 연습하다 기분 전환으로 클래식을 들어요. 지금 무대에서 노래하는 일은 만족합니다. 성악을 계속 못 하는 데 대해서 안타까움은 없어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즐기고 있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요? “저는 계획을 세워놓지 않고 항상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는 스타일입니다. 우유부단하고 계획 없이 사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면 항상 더 좋은 일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좋게 생각하려고요.” -끝으로, CNB저널 독자와 ‘몬테’의 예비 관객에게 한 말씀. “이번에 ‘오페라의 유령’ 장기 공연을 끝내고 새로운 작품인 ‘몬테’를 하게 됐습니다. 작년에 성공했고 관객들에게 인정받은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요, 꼭 보러 오세요. 그리고 저 새로운 메르세데스에게도 한 번 더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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