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톱스윙은 골프에서 스윙의 정점을 일컫는다. 톱스윙의 목적은 최대한도로 팔을 높은 위치에 갖다 놓고 어깨와 허리, 히프를 최대한도로 꼬아 주어 다운스윙 때 가속도를 붙여 임팩트 때 강하게 공을 가격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톱스윙은 공의 구질과 탄도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자, 프로-아마추어를 막론하고 톱스윙 때 자세나 멋진 폼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톱스윙의 위치는 어느 정도가 적합하고 좋을까? 골프의 대가 벤 호건은 톱스윙 때 헤드와 샤프트의 자세가 지면과 평행으로 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원리도 동영상 촬영 기술을 이용해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발표한 결과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자골퍼 김미현이나 장타로 소문난 미국의 존 댈리, 일본의 우상 미야자토아이 같은 선수들은 오버스윙을 하고 있다. 최근 LPGA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미야자토아이는 키가 155cm에 몸무게가 52kg에 불과하지만 드라이버 거리는 신지애 선수를 능가한다.
오버스윙을 하게 되면 너무 힘이 들어가 스윙이 커지고 리듬이 일정치 않아 안정적인 샷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대신 스윙아크가 커져서 자기 신체 이상으로 파워를 내는 효과가 생기고 괴력의 장타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볼 때 톱스윙 때 헤드의 위치가 지면과 평행해야 한다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표준일 뿐이다. 골퍼 각각의 톱스윙이 자리 잡는 기준은 서로 달라도 문제없다는 것이 최근의 이론이다. 톱스윙은 스윙의 성공 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톱스윙이 바람직한 균형감과 다운스윙에서 올바른 움직임을 가능하도록 해 주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오버스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바람직한 톱스윙은 왼팔이 너무 높거나 낮아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하기도 한다. 타이거 우즈는 톱스윙 때 왼팔이 머리와 오른쪽 어깨 사이에 위치하도록 권하고 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지인 P교수는 키가 170cm에 몸도 근육 질은 아니지만 존 댈리처럼 오버스윙을 하며, 투어프로와 별 차이 없는 장타를 날린다. 그렇다고 드라이버의 구질이 들쭉날쭉 하는 현상은 찾아 볼 수 없다. 골퍼의 스윙은 각자 얼굴 모양이 다르듯 자기 몸에 맞는 스윙이면 최고라고 보면 된다. 굳이 오버스윙 자세를 교정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단 오버스윙을 하는 골퍼는 표준 스윙을 하는 골퍼에 비해 스윙 자세나 리듬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골프의 이론도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실을 골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