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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사랑에 폭포수 눈물 ‘왈칵’

5년 만에 되살아난 뮤지컬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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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7-208호 이우인⁄ 2011.01.31 14:31:15

2005년 국내 초연 이후 5년 만에 작년 12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두 번째 공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아이다’. 이 작품은 누비아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라이온킹’ ‘빌리엘리어트’의 작곡가인 엘튼 존과 유명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가 1994년부터 기획해 2000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그해 토니상 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고, 그래미상에서도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국내 초연에서도 8개월 동안 장기 공연을 하며 1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히트작이기도 하다. 당초 걸 그룹 핑클의 보컬 옥주현이 여주인공 ‘아이다’ 역을 맡으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그녀는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신인상을 거머쥐면서 화려하게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다. 이번 두 번째 ‘아이다’는 ‘남자의 자격’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유명세를 탄 박칼린 음악감독이 국내 협력 연출과 음악 슈퍼바이저를 맡은 데다가, 공연계에서 더블 캐스팅, 트리플 캐스팅 등으로 다중 캐스팅이 횡행하는 가운데 옥주현, 김우형, 정선아, 문종원, 김호영 등이 한 역할을 한 사람씩 맡는 원 캐스팅을 채택해 화제가 됐다.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세월을 뛰어넘어 사랑받는 소재다. 극 중 극이라는 ‘액자식 구성’은 두 남녀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과 슬픔을 극대화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지하 모래 무덤에 갇혀 죽어가면서도 다음 생을 기약하며 노래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는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전체적으로 이집트의 신비로움을 강조한 무대, 붉은색 계열의 의상과 배경은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한다. 그런가 하면 암네리스의 화려한 의상실은 패션쇼에 온 듯 경쾌함을 준다. 여러 색깔의 조명은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빛깔을 무대 전체에 뿌린다. 역동적인 무대 전환은 없지만 앙상블들이 추는 군무로 충분히 그 느낌을 살렸다. 엘튼 존의 아름다운 음악을 멋지게 부르는 배우들의 가창력 역시 흠 잡을 데가 없다. 그 중 암네리스 역의 정선아는 세상 모든 것을 가졌지만 갖지 못한 단 하나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의 느낌을 잘 살렸다. 특히 막이 오른 뒤 박물관에서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소름을 돋게 할 정도다. 라다메스의 아버지 조세르 역을 맡은 문종원은 어린 나이를 잊게 할 만큼 배역에 잘 스며들었다. 그는 또한 조세르의 야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줘 박수갈채를 받았다. 초연에 이어 메렙을 연기한 김호영은 순수한 메렙 그 자체였다. 그의 미성이 돋보일 만한 곡이 없는 점은 아쉽다. 라다메스 장군 역 김우형의 노래에는 권력자의 자신감과 힘이 꽉꽉 차 있다. 사랑하는 여인 아이다를 지키려는 애틋한 감정도 잘 살렸다. 5년 만에 여주인공 ‘아이다’로 돌아온 옥주현은 그동안 쌓은 연기력을 ‘아이다’에서 분출한 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하지만 옥주현의 ‘아이다’로 기억될 만큼 지배적인 파워는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아이다’는 3월 27일까지 상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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