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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하게 가슴 적시는 ‘만추’

눈빛으로 말하는 현빈·탕웨이 연기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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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9호 이우인⁄ 2011.02.14 14:06:07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가 2월 1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서울 왕십리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10일 공개됐다. ‘만추’는 한국과 일본에서 40년 동안 꾸준히 리메이크되며 사랑받아 온 이만희 감독의 1966년 작품을 한 번 더 리메이크한 영화다.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가족의 탄생’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2011년판 ‘만추’의 무대는 비와 안개의 도시로 불리는 미국 시애틀이다. 살아온 문화와 언어가 다른 한국인 남자와 중국인 여자가 3일 동안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흥미를 자극한다. 건조하지만 아름다운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수인번호 2537번 애나(탕웨이 분)는 남편을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7년째 수감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부고로 3일 간 휴가를 받는다. 장례식에 가려고 탄 시애틀행 버스에서 애나는 자신에게 차비를 빌리는 낯선 남자 훈(현빈 분)을 만난다. 훈은 자신의 시계를 애나에게 억지로 채워주며 “차비를 갚을 때 달라”고 말하지만 애나는 무뚝뚝하게 돌아선다.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자기만 빼놓고 변해 버린 것 같아 터미널로 발길을 옮긴 애나를 훈이 다시 발견한다. 훈은 애나에게 하루 동안의 짧은 데이트를 신청하고, 애나는 훈과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오랜만에 편안함을 느낀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려는 순간, 애나가 감옥으로 돌아갈 시간은 가까워오고, 훈은 작별 인사도 못하고 낯선 사람들에 의해 어디론가 사라진다. ‘마음을 여는 그 순간’에 대한 영화라는 김태용 감독의 말처럼 ‘만추’는 잔잔한 가운데 두 주인공의 마음이 변하는 과정을 미세하게 건드리면서 가슴에 스며드는 작품이다. 7년 동안 사회로부터 격리된 애나와 낯선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자들의 비위를 맞추는 일을 하는 훈의 마음이 조금씩 충돌하면서 사랑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설레게 한다. 특히 시종일관 건조함을 유지하면서도 낯설고 흔들리고 분노하고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 준 탕웨이의 연기는 압권이다. 극 초반 애나가 시애틀행 버스를 타기 전, 과자를 씹을 때 보여준 탕웨이의 눈동자는 애나가 어떤 인물인지, 이 영화가 어떤 분위기인지를 전부 설명한다. ‘만추’는 시애틀의 우울한 분위기처럼 시종일관 건조하고 담담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아름다운 영화다. 눈물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겉으로 흐르진 않는다. 그것마저도 아름답다. 현빈·탕웨이 함께한 언론시사회 ‘만추’의 언론시사회는 사람으로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성황리에 끝났다. 이날 홍보 업체의 진행 미숙에 대한 뒷말도 무성했다. 압사 사고의 위험이 취재진을 위협했다. ‘만추’가 이토록 관심을 끈 데는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화제의 남자가 된 배우 현빈 때문. 현빈의 인기는 탕웨이도 주눅들 정도였다. 다음은 현빈과 탕웨이, 김태용 감독과의 짧은 인터뷰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고 처음 선을 보이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김태용 “부족한 면이 많은 작품인데 이렇게 개봉하게 돼 기쁘다. 버전은 조금 바뀌었지만 재미있게 봐 주길 바란다. 오늘 지루하면 내일이나 모레 보면 더 재미있는 작품이다.” 탕웨이 “나는 두 사람의 담담한 감정에서 희망을 느꼈다. 여러분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는지가 궁금하다.” 현빈 “탕웨이가 말한 대로 ‘만추’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남녀의 사랑을 다른 걸로 채워나가는 영화다. 그런 점들을 느끼길 바란다.” -평소 자신과 ‘만추’ 속 애나의 성격이 다르다고 말하곤 했는데,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힘들지 않았나? 탕웨이 “애나는 인생과 감정, 삶을 연기하기가 힘든 캐릭터다. 그러던 중 훈이란 천사가 나타났고 따뜻한 햇볕을 만난 기분을 느낀다.” -멜로 연기를 영어로 해야 하는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는? 현빈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다. 시나리오에 여백이 많았는데 지문과 대사가 있음에도 설정에 따라 달라지는 시나리오여서 재미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기존 캐릭터와 어떤 차이를 두고 연기했나? 현빈 “훈은 겉으론 밝지만 불쌍한 인물이다. 자기 아픔과 슬픔이 있으면서도 직업 때문에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주는 역할이다. 감독님, 탕웨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시크릿가든’의 김주원, ‘만추’의 훈 중 현빈은 누구와 더 닮았는가? 현빈 “훈 쪽에 더 가깝다. 주원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는데 나는 실제 그러지 못한다. 가슴에 담아둔 일을 내색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면도 훈과 비슷하다.” -현빈이 자신을 많이 피해 다녀서 섭섭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편해졌나? 탕웨이 “현빈은 훈도, 주원도 안 닮은 것 같다. 현빈은 낯선 것을 두려워하고 말도 많이 안 한다. 그래서 3일 동안의 짧은 사랑을 못 할 것 같다. 편해졌냐고? 지금 보이는 모습이 우리의 관계다(웃음).” -제작 노트를 보면, 시나리오의 8줄을 촬영하는 데 4시간이나 걸려 현지 스태프가 놀랐다고 하는데, 무슨 이야긴가? 김태용 “설명이 별로 없는 시나리오여서 몇 초 만에 찍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타이트하게 정해진 방식으로 찍는 모습에 놀란 모양이다. 촬영하다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기도 했다. 나중엔 (현지 스태프도) 금방 익숙해져서 재미있게 작업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지금 버전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김태용 “음악과 CG가 조금 바뀌었지만 내용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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