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밸런타인 데이부터는 중년부부도 초콜릿 주고받읍시다

장병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원장 초콜릿은 모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호품 가운데 하나다. 특별히 2월에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많은 젊은 남녀가 좋아하는 이성에게 맛있는 초콜릿을 선물한다. 밸런타인데이가 사랑을 표현하도록 상업적으로 기획된 날이라 하더라도 초콜릿 선물은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이다. 아쉬운 점은 학생들이나 젊은 연인들에서만 밸런타인데이가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될 뿐, 정작 더 따뜻한 사랑과 건강이 필요한 중년 이후의 부부 사이에서는 이러한 사랑의 표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콜릿과 심장동맥질환 근래 검은 초콜릿에 풍부하게 함유된 플라보노이드라는 물질의 항산화 작용이 알려지면서, 초콜릿이나 코코아가 심혈관계에 좋은 식품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초콜릿의 항산화 작용은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혈압을 내리며, 혈소판의 응집을 예방한다. 또한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콜레스테롤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효과로 초콜릿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의 심장동맥질환에 따른 협심증 사망률을 줄여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콜릿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 위험률이 43% 정도 낮아. 특히 폐경 지난 여성의 협심증 사망률 줄이는 효과 있어.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초콜릿에 대한 대규모의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2010년에 미국에서 이루어진 성인 4970명에 대한 연구 결과(dejousse L. 등. 2010년) 초콜릿을 한 달에 1~3번, 한주에 1~4번, 그리고 한주에 5번 초콜릿을 먹는 사람이 먹지 않는 사람보다 심장질환의 위험이 각각 1.01배, 0.74배, 0.43배 낮게 나타났다. 즉 매일 한 통 정도의 초콜릿을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혈관질환의 위험이 43% 정도 낮다는 결론이다.

또한 급성 심근경색증을 않은 환자 중에서도 초콜릿을 먹는 사람은 장기간의 심장 관련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연구되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심장역학 프로그램은 심장동맥질환이 있던 환자들이 초콜릿을 섭취하는 경우 심장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장기간에 걸쳐 조사하였다. 1992년과 1994년 사이에 스톡홀름 시에서 급성 심근경색증을 앓았던 2246명의 환자들 중에서 사망하였거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들을 제외한 1169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급성 심근경색 후 약 15년 동안 초콜릿 섭취량을 설문조사하고, 그동안 입원하였거나 사망한 환자들을 분석하였다. 초콜릿 섭취량은 일상적으로 먹는 양(50그램; 일반적인 한 포장 단위)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 결과 초콜릿을 1주일에 한두 번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보다 위험률이 0.34로 낮게 나타나 초콜릿 소비량과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한 환자 수는 역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1주일에 한두 번 먹는 사람이 한 달에 한번 먹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더 적은 것으로 보고됐다(Janski I 등. 2009년). 한편 초콜릿에 있는 단맛의 영향을 동시에 검증한 결과 단맛과 사망률에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비만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초콜릿의 심장병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비만한 사람은 초콜릿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초콜릿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항산화 작용으로 심장 건강 돕지만, 초콜릿에 첨가된 설탕엔 이런 효과 없어. 덜 단 초콜릿 고르고 비만자는 삼가야. 결론적으로 초콜릿은 사랑의 달콤한 묘약일 뿐 아니라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또 다른 묘약이기도 하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행복 캠페인을 하고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찾아오는 환자도, 보호자들도 행복해진다. 행복과 심장병은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 왜냐하면 스트레스는 심장혈관질환의 매우 중요한 위험요소이기 때문이다. 초콜릿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건강히 오래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부터는 우리 사랑하는 아내에게 밸런타인데이뿐 아니라 평소 맛있는 초콜릿을 자주 선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