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주 강동경희대병원 영양건강관리센터 팀장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는 무엇이며, 어떤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나? 제철 음식이라는 말이 사라진 듯하지만, 그래도 봄 내음 맡으며 봄철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바로 요즘 아닌가 싶다. 봄에는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몸이 안쪽부터 살아나면서 활동량과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 몸은 단백질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겨울철보다 약 3~10배 더 요구한다. 따라서 저지방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흰살 생선 섭취를 늘리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강하기 위해 제철 과일이나 제철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당질 대사를 돕는 비타민 B1과 면역 기능을 돕는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제철 채소는? 쑥 : 쑥은 철분, 칼슘이 많다. 비타민 A는 같은 양의 쇠간보다 많고, 비타민 C는 딸기나 귤보다 많다. 쑥은 콩가루를 넣어 된장국을 하거나 쑥떡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그 외에 데친 쑥을 썰어 갖은 양념한 쇠고기를 완자 모양으로 빚어 달걀 물에 적신 후 육수에 끓여 만든 애탕도 좋다.
냉이 : 냉이는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칼슘, 철분,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그러나 뿌리와 잎 손질이 번거로워 주부들이 기피하기도 한다. 봄철 냉이는 그 향이 일품인 만큼 조금만 수고하면 건강과 향기를 모두 얻을 수 있으니 봄철에 꼭 식탁에 올리도록 하자. 냉이는 약간만 익혀서 향긋한 향이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요리 포인트다. 달래 : 씁쓸하고 매콤한 맛의 달래는 입맛 돋우는 데 일등이다. 100g에 비타민 C가 권장섭취량의 33%가량 함유돼 있고 피부 노화방지와 저항력을 높여주는 식품이다. 또한 비타민 C가 대부분 조리과정 중에 파괴되지만 달래는 주로 생으로 먹기 때문에 비타민 C 섭취에 효과적이다. 양념장에 식초를 넣으면 비타민 파괴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 두릅 : 두릅은 산채의 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향기와 맛에서 산나물 중 으뜸이라는 의미다. 단백질, 칼슘, 섬유질, 비타민 C가 풍부해 봄철 식품으로 제격이다. 살짝 데쳐서 찬물에 담가 건져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두릅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두릅전이나 두릅전골도 추천할 봄 음식이다. -단백질 보강을 위한 봄철 어패류는? 조기 : 봄에는 조기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쪄 제 맛을 내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비린 맛도 적어 성장기 어린이의 봄철 식탁에 좋다. 이외에도 봄철 흰살 생선으로 병어, 대구, 민어 등도 한창 제 맛을 낸다.
조개류 : 조개류는 단백질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질도 우수하다. 특히 생명체의 성장과 유지에 필수적이고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식품으로 반드시 공급 해줘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또한 조개에는 기능성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있다. 타우린은 간 기능 강화, 시력 회복, 혈압의 안정화 및 뇌졸중 예방 등에 효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합의 타우린 함량은 보리새우와 대게의 4배, 흰오징어의 5배, 꽃게의 3배나 된다. 한편 조개에는 비타민 A, B군, 칼슘, 인, 철분, 아연 등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조혈 작용에 효과적이다. 이처럼 조개는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입맛이 떨어지는 환절기에 입맛을 돌리고 활기를 되찾는 데 권장할 우수한 식품이다. -봄철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을 이기면서 맛과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한다면? 봄 음식의 재료는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 줄 식재료로 만든다. 씹히는 질감을 잘 살리면 타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불량을 이겨내는 데 좋다. 여기다 쌉쌀한 맛이나 향까지 있는 식자재라면 식욕을 돋우는 데 좋다. 만드는 봄 음식 조리법 5가지를 소개한다.
1. 수삼새싹샐러드 재료 : 수삼 40g, 치커리 20g, 새싹채소 20g, 파프리카 30g, 삶은 계란 50g, 사과 30g, 잣드레싱(잣30g, 마요네즈 1.5 큰술, 머스터드 1 큰술, 레몬즙 1 큰술, 꿀 1 큰술) 만드는 법 : 수삼과 치커리, 파프리카, 사과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삶은 계란 흰자는 잘라 모양내어 담고 잘게 부순 노른자를 위에 뿌린 후 잣 소스를 함께 낸다. 2. 돌나물 알밥(초고추장 소스) 재료 : 밥 1000g(4공기) 참기름, 통깨, 소금 약간씩, 날치알 40g, 연어알 40g, 돌나물 120g, 적양파 30g, 달래 30g, 풋고추 10g, 마늘 10g, 양념 초고추장(고추장 4 큰술, 식초 4 큰술, 설탕 3 큰술, 와사비 1 작은술) 만드는 법 : 돌나물, 적양파, 달래는 비비기에 좋은 사이즈로 잘게 자르고 풋고추와 마늘로 잘게 저며 준비한다. 참기름과 깨, 소금으로 간한 밥을 담고 채소를 담은 뒤 날치알과 연어알을 올리고 양념초고추장과 함께 낸다. 3. 감자브로콜리 수프 재료 : 감자 200g, 양파 100g, 브로콜리 100g, 우유 600ml, 생크림 200ml, 파마산 치즈가루 1 큰술, 버터 10g.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 : 달군 팬에 버터를 녹인 후 납작하게 썬 감자와 채 썬 양파, 데친 브로콜리를 넣고 볶다가 우유와 생크림을 넣어 감자가 익을 때까지 볶은 후 믹서에 간다. 파마산 치즈가루와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4. 냉이새우살죽 재료 : 냉이 60g, 새우살 100g, 다시마 우린 물 1000ml, 된장 30g, 소금, 참기름 약간씩 만드는 법 : 불린 쌀을 약간의 참기름에 볶다가 다시마 물을 넣고 끓인다. 된장을 넣고 충분히 끓이다가 적당한 크기로 썬 새우살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죽이 거의 완성돼 갈 무렵에 적당한 크기로 썬 냉이를 넣어 잘 섞은 후 잠시 후 불을 끄고 그릇에 담는다.
5. 딸기 쉐이크 재료 : 딸기 400g, 바나나 100g, 플레인 요거트 200g, 우유 400ml 만드는 법 : 딸기와 바나나, 플레인 요거트와 우유를 믹서에 갈아 준비한다. -환절기에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음식이 있다면? 봄철에는 소화기능과 식욕이 떨어지면서 춘곤증이 나타날 수 있다. 봄철 소화불량을 예방하려면 과음, 과식을 삼가고, 당분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제한다. 봄철에 흔한 식욕부진으로 끼니를 거르면 다음 끼니에 과식으로 이어지고 소화불량으로 발전하기 쉽다. 따라서 끼니를 거르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하도록 주의한다. 설렁탕, 곰탕처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소화불량을 만들기 쉽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를 덜 먹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기름에 튀긴 튀김이나 프렌치프라이, 도넛류 역시 지방 함량이 높아 바람직하지 않다. 당분만 많고 다른 영양소는 거의 없는 초콜릿이나 탄산음료는 소화과정에서 많은 비타민을 소모하므로 봄철에 자주 먹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