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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인 건강 칼럼]돌연사 부르는 심실세동, 음식·운동으로 막아라

금연·식생활개선 등으로 평소에 위험 낮춰 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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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8호 박현준⁄ 2011.04.18 13:12:22

김용인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심혈관센터/흉부외과 교수 요즈음 주변 40~50대 중년층 남자들이 평소에 멀쩡하게 지내다 갑자기 돌연사 했다는 이야기를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돌연사란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어떤 증상이나 문제가 생긴 뒤 1시간 이내에 특별한 이유 없이 사망한 경우를 말한다. 이 돌연사의 80% 이상은 심장에 문제가 생겨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이며, 심장사, 심정지 또는 심장마비라고도 부른다. 현재 전체 심장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돌연사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심장돌연사의 절반 정도는 아무런 예고 증상 없이 갑자기 일어나며, 나머지 절반 정도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돌연사의 큰 원인은 동맥경화성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증)이 꼽힌다. 돌연사는 심장의 정지 즉, 심장마비가 오기 때문에 발생한다. 대부분 돌연사는 심장의 박동에서 심실의 각 부분이 무질서하게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심실세동이 발생하면서 일어난다. 심실세동이 생기면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할 수 없어 혈액순환이 정지된다. 이 상태가 3~4분 이상 진행되면 우선 뇌의 기능이 정지되며, 이 시간이 경과한 이후에는 심장을 소생시켜도 뇌사 상태에 빠지거나 식물인간이 된다. 또한 이 심실세동이 5~10분 이상 지속되면 심장이나 뇌 모두 재생불능의 상태 즉,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심실세동은 대체로 심장근육에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이 제대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생긴다. 이런 환자의 약 50%에서는 관상동맥 안에 혈전(피떡)이 발견되거나 심근경색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50%에서는 관상동맥경화나 협착은 발견되지만 심근경색증은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관상동맥이 막힌 뒤 1~2시간 이내에 사망하면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돌연사는 관상동맥에 새로운 혈전이 발생하지 않고도 생길 수 있다. 이런 환자 대부분은 과거에 심근경색증을 앓았거나 심장근육에 심한 병이 있는 경우다. 선진국의 사망 원인 1위가 관상동맥질환이며 2위가 암이다. 선진국에서는 최근 식생활 개선과 교육 등으로 관상동맥질환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최근 한국에서는 이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들로는 높은 흡연율,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동물성 지방 섭취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 당뇨병 환자의 증가 등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무려 85%나 증가했다. 당뇨병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므로 당뇨병의 증가는 관상동맥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장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동맥경화증 발생을 다음과 같이 예방해야 한다.

1. 담배를 끊는다. 30~40대에 급사하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들이다. 담배의 피해는 그 양과 정비례한다. 완전히 끊을 수 없다면 양을 점차 줄여야 한다. 끊을 수 없다고 해도 하루에 다섯 개비 이상은 절대로 피우지 말아야 한다. 흡연의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필요하면 니코틴 패치와 금연 껌 등을 사용하면 금연이 가능하다. 힘들면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는다. 2. 당뇨병을 예방한다.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비만을 예방하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당뇨가 발생하더라도 치료를 잘 하면 심근경색증과 중풍 같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3. 정상혈압을 유지한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좋은 식생활 그리고 필요시 약물 치료를 하면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4.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한다. 30~40대의 돌연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 눈부신 경제 성장의 그늘에는 40대의 엄청난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있는 게 원인이다. 누적된 과로와 지나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심하게 자극해 심장에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 심실세동 같은 치명적 부정맥을 유발해 돌연사를 불러 올 수 있다. 가족의 사망, 직장 스트레스, 재정적 파탄 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충격은 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로지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적당한 휴식과 운동 및 취미생활로 정신적 여유를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5. 식생활을 개선한다. 1) 야채 또는 과일 그리고 견과류를 가급적 자주 섭취하도록 한다. 당 함유량이 적은 저칼로리의 오이나 토마토 등을 많이 먹으면 수분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견과류(호두, 아몬드 등)는 오메가-3가 풍부해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준다. 2) 모든 음식은 짜지 않게 먹는다. 짠 음식의 섭취는 고혈압의 주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젓갈이나 소금에 절인 생선, 장아찌 등의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3) 동물성 지방(쇠고기, 돼지고기, 버터, 아이스크림, 치즈 등)은 적게 먹고, 햄버거와 피자 등 패스트 푸드와 탄산음료 섭취는 삼간다. 4) 자주 등 푸른 생선을 먹는다.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오메가-3가 풍부한 꽁치, 삼치, 청어, 참치, 고등어, 멸치 등 등 푸른 생선의 섭취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식이섬유를 가급적 많이 섭취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밥(현미, 콩, 보리 등)을 자주 먹고, 하얀 빵 대신 검은 빵이나 잡곡빵, 현미, 옥수수, 통밀(whole wheat)로 만든 곡물시리얼을 먹는 것이 좋다.

6. 평소에 규칙적으로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한다. 매일 4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걷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출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자가용 이용자보다 심장병과 사망률이 적었다.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을 1~2개 정도 먼저 내려 걷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단, 무리한 운동은 피한다. 평소에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높은 산을 오르거나 마라톤 등 과격한 운동을 하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심근경색증·협심증·심부전증 등이 있었던 사람은 과격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철봉·역기 같은 과중한 운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운동을 하다가 혈압이 급격하게 증가하면 심장에 부담을 주고 죽종의 파열을 초래해 돌연사를 불러 올 수 있다. 7. 하루에 1~2잔씩 와인을 마신다. 와인에는 폴리페놀이란 성분이 많아 혈관 이완인자의 작용을 자극하고, HDL-콜레스테롤을 늘려 심혈관 질환 발생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과음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는 녹차와 홍차(하루 3~5잔), 토마토, 딸기, 키위 같은 야채, 과일 주스를 하루 1~2잔 마신다. 그리고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는 코코아 음료 또는 검은 초콜릿을 소량으로 먹으면 와인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코코아나 초콜릿에 당분 함유량이 높은 경우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8. 다양하고 충분한 영양 섭취로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 과도한 열량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물론 비만이 올 수 있다. 비만도 심장돌연사의 한 원인 제공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반대로 노인에서는 저체중이 심장병과 사망률을 높이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질량지수(BMI-체중kg / 신장m의 제곱)를 22~24kg/㎡로 유지하도록 한다. 돌연사의 주원인인 심근경색이나 관상동맥질환은 생활습관(흡연, 식사, 운동, 술, 심리적 스트레스)과 습관 관련 질환(고혈압, 당뇨병, 복부비만, 콜레스테롤)의 결과로 발생한다. 처음 발생하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90%는 이 중 하나 이상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 따라서 좋은 생활습관으로 이런 위험인자를 예방한다면 심근경색에 의한 돌연사 가능성을 거의 희박할 정도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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