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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소중함, 웃고 울면서 볼까?”

‘엄마를 부탁해’, 연극에 이어 뮤지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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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2호 이우인⁄ 2011.05.16 15:17:34

소설로, 연극으로 선보였던 ‘엄마를 부탁해’가 뮤지컬로 재탄생돼 5월 5일부터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는 장녀 지헌의 긴박한 대사를 시작으로, 자식과 남편의 단편적인 기억에 머물러 있던 엄마의 삶을 하나하나 되살리면서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먼저 만들어진 연극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엄마를 부탁해’였다면 뮤지컬 ‘엄마를 부탁해’는 노래와 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밝음과 슬픔이 공존하는 ‘웃으면서 우는’ 뮤지컬이다. 또한 장녀와 엄마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연극과 다르게 뮤지컬은 장녀와 장남, 차녀, 남편의 기억 속 엄마(아내)가 등장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대중음악 작곡가 김형석이 만든 ‘엄마를 부탁해’의 음악은 뮤지컬이 생소한 사람, 나이가 지긋한 관객도 따라 부르기 좋을 정도로 대중적이고 쉽다. 자식들에게 더 풍족한 삶을 누리게 해주지 못해 늘 미안해하는 엄마의 메인 테마곡 ‘미안하다’, 어린 시절 집에서 쫓겨난 엄마를 찾아간 장남의 회상 곡 ‘엄마만 돌아오면’, 장녀 지헌이 엄마 대신 아들에게 편지를 써주던 때를 기억하면서 부르는 ‘편지’, 엄마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차녀가 부르는 ‘엄마의 한글 공부’ 등 17곡은 친근한 가사로 공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도 한 몫 한다. 보이는 모습 자체가 ‘우리 엄마’인 김성녀의 한 서린 노래와 애달픈 연기, 엄마의 인생을 답답해하면서도 누구보다 엄마를 여자로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장녀 지헌 역할을 깊은 음색과 무거운 표정으로 보여준 차지연이 그렇다. 장남으로서 속마음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지만 늘 엄마에 대해 미안함과 고마움, 안타까움을 적절하게 표현한 이계창, 막내딸의 귀여움과 밝음, 그 안의 슬픔을 다양하게 그려낸 김경선, 원치 않은 결혼으로 아내에게 못된 가해자가 돼버린 뒤 뒤늦게 후회하는 아버지의 외로움을 표현한 김덕환 역시 좋은 연기를 펼친다. 고모와 앙상블을 연기한 백현주는 무거운 분위기에 깨알 같은 웃음 폭탄을 던져준다. 하지만 두 시간이라는 짧은 상연 시간에 많은 이야기가 정신없이 흐르기 때문에 소설과 연극이 담아낸 슬픔의 강도에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 구태환 대본-연출-조명디자인. 전수양 대본-가사. 김형석 작곡. 오민영 음악감독. 6월 16일까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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