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여종업원 성폭행 미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6일 법정에 출두,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의 보석신청을 기각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의뢰인은 뉴욕에 남아있을 것이며 100만 달러에 달하는 보석금도 공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측은 스트로스-칸에 대한 혐의가 중대하다면서 그가 보석될 경우 프랑스로 도망갈 우려가 있으며 법정으로 돌아와 심리에 응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심리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고 변호인 측은 밝혔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멜리사 잭슨 판사는 배심원 심리가 있을 때까지 보석 없이 스트로스-칸을 구금하도록 결정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법정의 피고인 대기석에 나왔다가 잠시 어디론가로 사라졌으며 심리가 진행되자 다시 법정으로 돌아와 조용히 심리를 지켜봤다. 법원이 그를 무슨 이유로 어디에 데려갔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날 진행된 스트로스-칸에 대한 심리는 1급 성폭행 2건, 1급 성폭행 미수 1건, 1급 성희롱 1건, 2급 불법 구금 1건, 강제접촉 1건, 3급 성희롱 1건 등이다. 1급 성폭행의 경우 최고 2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지난 14일 뉴욕경찰에 체포돼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스트로스-칸 총리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에 피곤하고 초췌한 표정을 보였다. 뉴욕주 법원은 스트로스-칸 총재에 대한 다음 심리 일정을 오는 20일로 정했다. 스트로스-칸은 지난 14일 오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소피텔 호텔에서 여성 청소원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차기 프랑스 대선 출마가 예상되던 스트로스-칸의 체포로 프랑스 정계는 발칵 뒤집어졌으며 유럽의 재정위기에 대응하는 IMF의 기능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스트로스-칸은 조만간 IMF 총재직에서 물러나 내년 있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사회당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돼 왔다. 유명 언론인인 스트로스-칸의 아내 앤 싱클레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남편에 대한 어떤 혐의에 대해서도 믿지 않는다면서 "그가 무죄라는 점이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