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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교수의 sexology]불의 알

남자 노릇 하게 해주는 기관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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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3호 박현준⁄ 2011.05.23 16:14:01

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대한성학회 초대회장 멀쩡한 우리말들을 안 쓰니까 차차 잊혀 가는 것들이 많아 안타깝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생선 또는 물고기의 순수한 우리말이 없어진 것을 한탄하고 ‘치’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지만 사람들이 잘 쓰지 않아 기록에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했다. 우리는 일상 언어에서 자주 쓸 수밖에 없는 음경과 음부를 꼭 한문이나 영어로 대신하고 있다. 이렇게 안 써서 잊혀 가는 우리말 중에는 특히 성과 관련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월경을 ‘달거리’, 월경 피를 ‘몸’ 또는 ‘몸엣것’, 월경대를 ‘개짐’ 또는 ‘서답’, 유륜을 ‘젖꼭판’, 음모를 ‘거웃’, 음낭을 ‘불’, 치구를 ‘불두덩’, 음핵을 ‘공알’, 두 다리 사이를 ‘샅’, 성교를 ‘씹’이라 하는 것이 그 예들이다. 심지어는 동물의 교미를 의미하는 ‘흘레’라는 오래 된 우리말 대신 ‘짝짓기’라는 없던 말을 만들어 대신하고 있다. 오히려 거기서 나온 ‘헐레벌떡’이란 말을 아직도 쓰는 게 이상할 정도다. 요즈음은 돈을 받고 성을 제공하는 여성을 ‘성매매 여성’ 또는 ‘성매매 피해여성’이라 부르고 있다. 남자 매춘도 있는데 이는 무시하고서다. 창녀니 매춘부니 하면 항의를 하는 사람들마저 있다. 조상 때부터 쓰던 갈보라는 말은 빈대를 한문으로 이르는 단어였는데 거의 사용하지 않다보니 이젠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어졌다. 성매매 피해여성이라 하면 성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피해자이고, 그들을 찾아오는 고객들이 가해자라는 뜻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이는 마치 마약중독자가 없다면 공급자도 없을 터인데, 중독자들 때문에 공급자가 생긴다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로 어리둥절한 일면마저 있다. 언어를 순화하는 것도 좋지만 혹시 ‘원조교제’라는 그럴듯한 용어가 매춘을 마치 학업을 계속하기 위한 아르바이트쯤으로 생각하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말은 이렇게 순화시켜 하지만 실제 상황은 외국인에게 통계를 내놓기가 부끄러운 게 우리나라다. 부르기에 거북할수록 예방효과가 있다면 백 번이라도 그렇게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조상들이 물려 준 말들을 비속어 취급하면서 사어로 만들어가는 민족은 아마 지구상에 우리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말들은 불과 오십 여 년 전만 해도 그 때 어른들이 흔히 쓰던 것들이었다. 여하튼 음낭이 '불'이니 자연히 고환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알맹이라 하여 불알이 된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전구를 불알이라고 한다니 진짜 불알은 뭐라 하는지 궁금하다. 형광등은 긴 불알, 스타트 전구는 씨불알, 샹들리에는 떼 불알이라던가. 우리나라 성인 남성 고환의 평균 크기는 3.7x2.5x2센티, 용적은 20cc, 무게는 15~30g 정도로 메추리알보다 조금 큰 편이다. 여기서 남자를 상징하는 2대 기능, 즉 정자를 생산해 종족보존의 본능을 달성하고, 남성호르몬을 분비해 남성으로서의 외모를 갖추게 하며, 성교 등 남성의 구실을 완수하게 하므로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생명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기관인지도 모른다. 중국 한나라 무제 때 북으로 흉노를 정벌하러 갔던 이릉이란 장수가 적에게 항복하였었다는 소문이 돌아 삼족을 멸하는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사기의 저자인 사마천은 그를 변호했다. 절대 배신할 사람이 아니니 필시 무슨 계책의 일환이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고, 그 탓에 그는 궁형이라 하여 두 개의 고환을 끈으로 묶어 거세시키는 형벌을 받는다. 뒷날 그는 한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썼다. ‘내가 법에 따라 사형을 받았다 해도 그건 구우일모이니 억울할 게 하나도 없네. 하지만 이런 꼴을 하고 졸장부가 되어 산다는 건 너무 비참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네’. ‘구우일모’란 사자성어는 아홉 마리의 소에서 뽑은 그 많은 털들 중의 하나라는 뜻이다. 고환과 부고환을 싸고 있는 주머니인 불, 즉 음낭의 표면에는 많은 주름이 있어 기온이 높으면 열을 쉽게 방출하도록 축 늘어져 면적을 최대한 넓힌다. 반대로 추울 때는 착 달라붙어 열 손실을 최소화 시킨다. 그러나 성적으로 흥분되었을 때는 온도와 관계없이 위로 달라붙어 성교 중에 덜렁거리지 않도록 미리 준비를 한다. 가끔 포르노 비디오 같은데서 매우 흥분한 듯한 남성의 이것이 그네처럼 흔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거짓일 수밖에 없다. 음낭에 있는 많은 큰 땀샘들에서는 특이한 냄새로 이성을 유혹하려는 분비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보통 땀샘들과 함께 수분을 많이 발산시켜 체온을 내려줌으로써 고환을 서늘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고온 상태에 오래 있으면 정자의 운동성이 증가해 수명이 짧아져 그 수가 감소하고, 기형 정자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마련된 현상이다. 섭씨 43도에서 15분간 고환을 노출하면 4시간 뒤에는 장애가 오기 시작하고 고환온도를 5도 이상 높여 24시간 지속하면 19~24일 이내에 꼬리가 없는 기형 정자가 대량 출현한다고 한다. 오십년 전에는 한국 남자의 평균 정자수가 1cc에 1억이 넘던 것이 근래에는 그 절반 이하로 줄었고 그나마 운동성이 있는 정자는 반도 안 된다는 보고도 있으니 걱정이다. 가능한 남성들은 고환의 건강을 위해 꼭 끼는 팬츠를 입지 말고 바지에도 신경을 써 너무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지 않게 덜렁덜렁 매달고 다닐 수 있는 헐렁한 옷을 입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더운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가끔 아래를 식힐 필요도 있다. 이렇게 고환은 덥게 해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차게 하면 동상을 입기도 한다. 2차대전 때 추운 만주지방에 주둔하던 일본 관동군들이 음낭을 보호하기 위해 털가죽으로 된 ‘불알주머니’들을 찼다는 사실은 유명한 얘기다. 요즈음은 잘 안 하지만 일본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졌던 건강법 중에 금냉법 즉 고환을 차게 하는 법이라는 것이 있어 간단히 소개한다. 발기력과 지속력을 강화시켜 주는 남성 강화법으로, 이완되어 있는 음낭과 회음부를 목표로 그곳에 온-냉수를 끼얹어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음낭의 신축기능을 활성화시키도록 유도한 정력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매일 아침 목욕탕에서 온탕과 냉탕을 들어가기를 반복해도 되고 집에서 세숫대야 두 개에 한 쪽에는 뜨거운 물, 한쪽에는 찬물을 준비해 음낭을 이쪽저쪽에 번갈아 담가도 된다. 이 때 찬물이거나 더운 물에 담근 채 음낭을 감싸 쥐고 부드럽게 주무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음낭에 분포되어 있는 모세혈관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더 돕기 때문이다. 좌우 각각의 고환은 대개 왼쪽 것이 좀 더 아래로 늘어져 있다. 어떤 학자는 왼손잡이는 오른 쪽이 더 처져 있다고도 하지만 확실한 통계는 본 적이 없다. 여하튼 이렇게 한 쪽이 낮게 있음으로서 실제로 음낭을 한 손으로 갑자기 꽉 쥐어도 한 쪽 것은 아래로, 다른 것은 위로 올라가 서로의 충돌이 방지되니 실로 묘하다 아니할 수 없다. 또 요즈음은 오럴섹스 중 여자가 음낭을 입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각자의 취향이기는 하나 주의할 것은 고환은 통증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두 개를 다 입에 넣으면 남자가 매우 불안해하므로 너무 일방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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