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야구선수와의 열애설을 두고 누리꾼의 `과도한' 관심을 받아 온 MBC스포츠플러스 송지선(30.여) 아나운서가 23일 자살하자 SNS 등 인터넷 네트워크 서비스의 어두운 면이 불러온 비극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송씨는 이달 초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임태훈 선수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임 선수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자 지난 7일 송 아나운서의 미니홈피에 그와 임 선수와의 연애 행위를 상세하게 묘사한 글이 올라왔고 이 글은 캡처돼 삽시간에 인터넷 공간으로 퍼져 나갔다. 송 아나운서가 트위터를 통해 문제의 글은 자신이 올리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미니홈피에는 그를 비방하거나 심지어 욕설까지 내뱉는 댓글 수백개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송 아나운서와 임 선수의 관계를 둘러싼 악의적인 억측과 소문도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전파됐다. 한 블로거는 한 시민이 두산 베어스 경기장에서 송 아나운서가 표지 모델로 나온 성인잡지를 들고 임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이 나온 TV중계 화면을 캡처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결국 송 아나운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연애사를 둘러싼 세상의 과도한 관심을 이기지 못한 탓인지 23일 오후 19층 오피스텔 자택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0대 여성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연애사에 답답한 나머지 사람들에게서 위로받기 위해 트위터에 몇 개의 짤막한 글을 올린 것에 불과했지만 이것이 인터넷을 통해 악의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결국 비극을 낳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구팬이라는 김모(31.공무원준비생)씨는 "송 아나운서 팬이어서 최근 인터넷에 나돌던 여러가지 소문들을 주의깊게 봐 왔는데 이런 관심 자체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내몰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몸문화연구소장 김종갑 건국대 교수는 "송 아나운서가 개인적으로 아픈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트위터에 글을 썼는데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인터넷 공간에 쓴 글은 언제든지 확대 재생산 될 수 있고 잡음이 일어날 여지가 있다"며 "다만 이런 단점을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지 제도적으로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억눌러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