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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영, 수 천 조각 한지로 쌓아올린 한국 ‘혼’

오래된 책자들, 과거 누군가의 손때 묻었던 삶의 흔적 함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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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4호 왕진오⁄ 2011.05.30 11:39:28

한국인의 독특함을 보여주기 위해 100년 전 누군가가 사용했던 고서적들이 수천 수만의 조각으로 다시금 생명을 머금게 되었다.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미를 완성시키는 작가 전광영이 쌓아올린 집합(Aggregation)이 그것이다. 1995년부터 작가는 수천 수만 개의 스티로폼을 삼각형으로 잘라 한자가 적혀있는 고서 종이로 보자기처럼 싼 뒤, 이를 다양한 형태의 ‘집합’ 구조물로 꾸민 ‘Aggregation’연작을 발표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7년부터 2011년 까지 작업한 새로운 ‘집합’시리즈를 선보이는데, 초대형 설치 작품을 포함해 다채롭게 진화된 신작을 6월1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현대 강남에 펼쳐보인다. 전광영은 자신의 작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혼이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그의 작품에 사용된 오래된 책자들은 과거 누군가 손때를 묻혀가며 읽었던 삶의 흔적이기에 지금 보는 작품에 그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요했다”고 했다. “서양인들이 내 작품을 보면서 정신상태가 온전한지를 묻곤 한다”며 “우리는 100만 불을 줘도 못하는 작업이다”라며 자신이 수만 개의 스티로폼 조각을 한지로 싸서 붙이는 작업의 어려움을 대신했다.

전광영 작업의 기본적 개념은 한국의 문화적 정서뿐만 아니라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어린 시절부터 한약방을 운영하던 작가의 삼촌이 삼각형 모양으로 약을 포장해온 것을 보았던 작가는 한지를 입체적으로 접어서 무엇인가는 전달하는 그릇으로써의 형태를 만들어내었다. 또한, 한국인의 정서인 보자기의 넉넉함에서 영감을 받아 무엇을 넣어도 넉넉함이 배어있고 여유가 있음을 작업에 접목을 시켰다. 이렇게 그의 기본을 이루는 이 작은 물리적 모형들을 모아서 표면을 끊임없이 확장 시키기에 이른다. 이렇게 그의 향수 어린 기억이 오늘날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스타일을 고루 갖춘 작품으로 승화된 것이다. 전 작가는 국내보다 해외활동에 전력해왔다. 2008년 뉴욕 로버트밀러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코네티컷 주 얼드리치 현대미술관, 일본 모리 아트센터 등에서 초대전을 펼쳤다. 내년도에도 그는 해외 개인전 일정으로 수첩이 가득하다. 6월 미국 테네시 주 녹스빌미술관, 2012년 중국 베이징 금일미술관,스페인 마드리드 페르난도 라토레갤러리, 미국 버지니아 주 린치버그대학 도라 미술관등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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