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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하고 열정적인 한국 뮤지컬과 관객에게 매료됐어요!”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의 원작자 쿤체와 르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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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5호 이우인⁄ 2011.06.07 11:24:18

이상면 편집위원 art@cnbnews.com 이우인 기자 jarrjee@cnbnews.com 지난해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되며 한국 뮤지컬계에 유럽 뮤지컬 붐을 일으킨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가 1년여 동안의 작업을 거쳐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5월 24일 두 번째 한국 공연을 열었다.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인생을 의지의 주체인 볼프강(Wolfgang)과 재능의 근간인 아마데(Amade)로 분리해 천재 음악가의 인생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동적인 갈등구조로 풀어낸 작품. 19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계 초연된 ‘모차르트!’는 독일, 스웨덴, 일본, 헝가리에서 여러 차례 공연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한국 초연에서는 그룹 JYJ(당시는 동방신기) 멤버 시아준수(본명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고, 이후 수준 높은 공연에 매료된 관객들의 입소문까지 더해지며 공연 한 달 만에 10만 관객 동원에도 성공했다. 이밖에 뮤지컬어워즈, 한국뮤지컬대상, 골든티켓어워즈 등의 뮤지컬 시상식에서 11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모차르트!’는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엘튼 존, 도나 썸머 등과 같은 유명 가수들의 음반을 작곡하고 제작한 헝가리 출신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합심해 만든 작품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파고드는 모차르트의 이야기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뛰어난 음악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감상을 이끌어냈다. 5월 27일 ‘모차르트!’의 원작자인 미하엘 쿤체, 실베스터 르베이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두 거장에게서는 유럽인 특유의 여유로움이 있었지만, ‘모차르트!’의 두 번째 한국 공연에 대해서는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 ‘모차르트!’는 지난해 1월 한 달 간의 짧은 공연기간에 10만 관객을 동원하고, 유럽 뮤지컬 바람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같은 반응을 예상했나? 미하엘 쿤체(이하 쿤체) “솔직히 예상하진 못했다. ‘모차르트!’는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공연됐지만, 각 나라의 문화에 맞게 공연되기 때문에 그 반응은 각기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모차르트!’는 대부분 유럽에서 공연됐고, 비유럽 권에서는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다음에 한국에서 공연됐기 때문에 우리도 한국 관객 반응이 무척 궁금했다.” - 일본에서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 공연의 성공도 예상할 수 있었겠다. 쿤체 “어느 정도는 그렇게 기대할 수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또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반응을 예측하진 않았다.” - 두 번째 공연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세종문화회관 공연 때와 어떤 차이를 느끼나? 실베스터 르베이(이하 르베이) “우리도 오늘밤 처음으로 공연을 보기 때문에 관객반응을 직접 보고 싶다. 공연장은 미리 가봤는데, 성남아트센터는 정말 아름답다. 무대장치와 조명 등은 좋았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보다는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시설 면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 때와 다르게 각색하고 구성을 새롭게 했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 공연보다 더 훌륭할 거라고 기대한다.” - 레게머리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의 모차르트를 만든 이유는 뭔가? 쿤체 “관객들이 주인공 모차르트를 18세기의 천재 작곡가만이 아니라 우리와 동시대의 인물로 이해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만들었다. 모차르트를 옛날의 인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인간으로서 경험해야했던 여러 가지 갈등과 고뇌를 들여다보길 바란다.”

- 영화 ‘아마데우스’ 등으로 알려진 대중적인 내용인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갈등이 아니라 모차르트와 가족의 갈등, 성장고통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궁금하다. 쿤체 “모차르트는 천재 음악가이면서 살아 있을 때는 주변 사람과 적지 않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는 부친과 갈등이 있었을 뿐 아니라 보수적인 잘츠부르크의 콜로레도 대주교, 아내 콘스탄체 베버와 그녀의 가족과도 갈등이 있었으며, 그의 음악에 대한 극작가이자 프로듀서였던 쉬카네더와의 관계 또한 음악관과 이해관계가 얽혀 단순하지 않았다. 이렇게 복잡한 관계에서 모차르트는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하며 살아가야 했으며, 이는 매우 인간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갈등은 여러 갈등 중의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 그 모든 갈등들은 사실과 부합되나? 당시에 천재 모차르트도 그런 인생을 살아야 했나? 쿤체 “물론이다. 평범한 사람들 못지않게 천재도 주변 사람들과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모차르트는 그의 천재적인 능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그것을 인정하지만 자신의 의도대로 모차르트를 움직이려는 주변 사람들 가운데서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번뇌를 겪었을 것이다.” - 모차르트 서막에서 아기 모차르트가 하늘에서 그랜드피아노를 치면서 아래로 내려오는 장면과 엔딩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올라가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다. 쿤체 “모차르트의 음악적 능력은 하늘이 부여하신 것이라는 뜻이다. 모차르트는 하늘이 내려주신 능력을 갖고 태어났고, 그의 죽음과 더불어 하늘이 그의 능력도 거둬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 국내 초연에서는 2막에서 아내 콘스탄체가 부르는 솔로 곡 ‘난 예술가의 아내라’ 장면이 갑작스럽다는 지적이 있었다. 남편 모차르트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아내의 노래인데, 뮤지컬에서는 모차르트와 콘스탄체의 사랑에 이은 갈등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고, 좀 더 극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에는 그들의 갈등이 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혹시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콘스탄체와 모차르트의 갈등을 강화시킬 생각은 없나? 쿤체 “모차르트와 콘스탄체 사이의 갈등은 다른 부부의 갈등과는 다르다. 예술가의 아내로서 겪는 갈등이랄까? 서로 사랑하지만 남편 모차르트는 아내보다는 음악, 즉 예술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고, 콘스탄체는 평범한 인간이 아닌 천재 음악가를 남편으로 맞이한 데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내면 갈등과 번민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갈등은 강화되거나 첨예화될 성질은 전혀 아니고 다른 시각에서 이해돼야 한다.” - 작년에 이어 올해 ‘모차르트!’도 모차르트 역에만 4명이다. 독일어권 뮤지컬에도 한 역할에 여러 명을 캐스팅하나? 르베이 “그렇지 않다. 독일어권에서는 대부분 주인공을 한 명에게 맡기고, 다른 한 명을 예비 배우로 선정한다. 여러 명이 번갈아 공연하는 경우는 드물다. 독일에는 노래와 연기를 둘 다 잘하는 배우가 별로 없는데, 한국엔 그런 배우가 많은 것 같다. 한국 뮤지컬은 참으로 럭셔리하다고 생각한다(웃음).” - 전동석을 제외한 모차르트 역할 배우(임태경, 박은태, 시아준수)는 초연과 같은 캐스팅이다. 마음에 드나? 르베이 “그렇다. 작년에 봤을 때 그들은 노래와 연기를 모두 잘하고, 열정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 모차르트 역의 시아준수는 한국과 아시아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가수다. 혹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르베이 “그룹 동방신기로 유명한 가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관객층을 위해서 아주 좋다고 본다. 그를 보기 위해 공연을 보러 올 테니까(웃음).”

- 더불어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입장에서 볼 때 한국 뮤지컬 배우와 스태프의 수준은 어떤가? 르베이 “연기와 노래, 안무, 오케스트라 모두 뛰어나다. 작년에 뮤지컬 ‘영웅’을 봤는데 매우 훌륭했다. 특히 안무가 너무 훌륭해서 이란영 안무가와 ‘모차르트!’에서 일하게 됐다. 또 ‘엘리자벳’에서도 그녀와 같이한다.” 쿤체 “지금 우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하는 빈말은 아니다. 우리는 여러 나라를 다니기 때문에 비교가 충분히 가능하다(웃음).” 르베이 “한국에서는 스태프와 배우가 우리에게 늘 조언을 구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는 더 좋은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서두르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 유독 일본에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일본과 한국 관객, 배우, 스태프의 차이를 설명하면? 쿤체 “정서가 다르긴 하다. 일본 공연에서는 사람들이 감정이나 언어 표현에서 절제하는 모습을 느꼈다. 반면에 한국 사람들은 감정 표현이 직접적이고 자연스럽게 발산되고 있는 것 같다. 관객 반응도 마찬가지다.” 르베이 “한국배우 쪽이 노래에 재능이 더 많다. 그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한국인 쪽이 톤이 강하고 목소리도 커서가 아닐까 싶다(웃음). 일본 관계자도 한국 가수를 좋아하고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공연된 ‘엘리자벳’에서 루돌프의 아들 역을 맡은 사람이 한국인이었는데 너무나도 훌륭해서 모두가 그 배우를 사랑했다.” - ‘모차르트!’는 뮤지컬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에서는 아직 공연되지 않았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쿤체 “그것은 아마도 뮤지컬에 대한 전통이 다르기 때문일 것 같다. 영국과 미국은 다른 뮤지컬 전통과 문화를 갖고 있다. 영국에서 모차르트는 낯설지 않은 내용이지만, 오락적인 내용 위주의 뮤지컬이 많은 미국에서는 이렇게 드라마를 갖고 있는 뮤지컬이 낯설 수 있다.” - 오스트리아·헝가리 합스부르크 왕국의 마지막 여황제의 일대기를 다룬 ‘엘리자벳’의 공연이 내년에 한국에서 열린다. 어떤 성과를 이룰 거라고 기대하나? 쿤체 “‘엘리자벳’은 르베이와 함께 만든 공연 중에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뮤지컬(900만 명의 관객 동원)이지만 한국의 반응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성공하기를 희망한다.” - ‘모차르트!’ 출연 배우 중에 ‘엘리자벳’의 여황제 역으로 점찍어둔 배우가 있나? 르베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배우는 있다. 하지만 계약 때문에 지금은 말할 수가 없다(웃음). 토드 캐릭터도 매력적인데, 토드처럼 섹시하고 멋진 한국 배우를 찾는 일이 어렵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 쿤체 “‘엘리자벳’은 16~60세까지를 연기하는데, 이 역할로 유명해지는 배우가 많다(미소).” - 여러 편의 작품에서 콤비로 활동했는데, 함께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르베이 “쿤체 씨와는 1970년대 초반부터 40여 년 동안 작업했다. 처음에는 뮤지컬이 아니라 팝뮤직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갈등 없이 잘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내가 정말로 존경하는 분이다.” - 새로운 작품에 대한 창작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르베이 “있긴 하지만 아직 말할 순 없다. 음식이 다 요리된 다음에 뚜껑을 열려고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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