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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흔 건강 칼럼]가족 몰래 피운 담배…망막은 알고 있다

실명을 부르는 황반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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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7호 박현준⁄ 2011.06.20 11:58:42

남동흔 가천의대길병원 안과 교수 우리의 눈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눈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에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당뇨 등 눈과 다소 거리가 있는 질환을 진단받은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다. 반대로, 심근경색 등 심장 기능 이상으로 병원에 왔다가 안과 치료를 함께 받는 일도 발생한다. 안과 의사들이 간단한 눈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 가운데 하나가 환자의 흡연 여부다. 알려진 대로 담배를 많이 피우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높아지는데, 이 현상은 망막동맥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흡연자의 망막 혈관은 비흡연자보다 가늘어진 상태로 관찰된다. 흡연과 관련된 눈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으로 분류되는 무서운 병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발전돼 결국 시력을 완전히 잃기도 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흡연 환자의 황반변성 발생률은 비흡연자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과 마찬가지로 황반변성은 초기에 자각 증상을 느끼기 어려워 병을 키우게 되는 질환이다. 특히 황반변성은 40대 이후부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시력에 문제가 생겨도 ‘노안이겠거니’하고 대충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황반 주변에 노폐물이 쌓여 시세포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건성황반변성이라하고, 망막에 비정상적 혈관이 자라나 출혈을 일으키는 것을 습성황반변성이라 한다. 이중 문제가 되는 것은 습성황반변성으로, 자각 증상이 적어 노안으로 여기다가 이미 실명 단계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보통 노안이 시력 주변부가 뿌옇게 보이는 반면,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중심부가 보이지 않고 주변부 시력만 남게 돼 실명에 이르게 한다.

대부분의 노인 환자들은 황반변성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금연을 결심하곤 한다.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 등의 생활 개선이 필요하고, 브로콜리, 시금치, 당근 등 녹황색 채소와 등 푸른 생선 등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안타깝게도 황반변성은 이미 발생한 경우 식생활 개선으로는 큰 도움을 기대할 수 없어 평소 금연하고 채소를 즐겨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50대라면 병원 진료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다. 황반변성이 진행됐다면 안과적 치료는 필수다. 베르테포르피린으로 불리는 광자극 물질을 정맥 주사해 특수한 레이저를 쪼여 정상 조직을 보호하고 염색된 신생혈관 조직만 파괴하는 방법이 있다. 비교적 안전하나 일부 형태의 신생혈관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에 작용해 약한 혈관들이 새로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눈 속 주사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2006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루센티스'는 황반변성에서 발생한 신생혈관 치료에 공식적인 약제로 2009년 8월부터는 보험이 적용돼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 질환의 특성상 4주 내지 6주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주사해야 하고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나 현재까지의 치료법 중 가장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많은 환자들이 시력호전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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