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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랑한다면 방사능의 공포도 무섭지 않아

방사능 유출 사고를 소재로 만든 독일 영화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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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0호 이우인⁄ 2011.07.14 08:36:31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의 조용한 마을, 16살 여고생 한나(파울라 카렌베르그 분)는 엄마, 남동생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학생 엘마(프란츠 딘다 분)의 고백을 받고 짜릿한 첫 키스까지 나누면서 핑크빛 나날을 꿈꾸던 한나. 그러나 행복도 잠시뿐, 근처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두 사람은 엇갈리고 만다. 아수라장이 된 도시에서 방사능비를 피해 도망가던 한나는 남동생을 사고로 잃고, 기차역에서 가까스로 만난 엘마와도 뜻하지 않은 이별을 하게 된다. 엄마의 생사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한나는 자포자기 한 기분으로 방사능비에 몸을 적신다. 방사능에 피폭돼 매일을 고통과 외로움으로 지내온 한나에게 엘마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행복이 찾아온다. 사랑의 힘으로 누구보다 행복한 두 사람에게 방사능의 공포는 한낱 감기에 불과하다.

1986년 우크라이나 공화국에서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참사를 모티브로 한 독일 영화 ‘클라우드’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공포를 대신해서 보여준다. 갑작스러운 방사능 유출로 아비규환이 된 도시와 인간의 이기심, 그 안에서 싹트는 인간애 등을 사실적이고 처절하게 그린 작품이다. 방사능 공포가 휩쓸고 지나간 텅 빈 도시에서 느껴지는 적막함과 고요함, 죽음의 공포 앞에서 순식간에 괴물로 변해가는 인간의 나약함, 방사능 공포의 무시무시한 위력 등이 때론 따뜻하고, 때론 차갑게 펼쳐진다. 다소 무거운 소재지만 영화는 10대의 풋풋한 첫사랑을 중심에 녹여내며 웃음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모든 게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사랑과 의지로 당당하게 맞서는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클라우드’는 우리나라에는 2007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된 바 있다. 독일 문학계의 거장 구드룬 파우제방의 밀리언 베스트셀러 소설 ‘구름’이 원작이다. 배우 출신 감독 그레고르 슈니츨러가 메가폰을 잡았다. 상영시간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7월 14일 개봉. 사진 = 바이컨텐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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