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통증’의 여주인공 정려원이 혈우병 환자 역할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직접 팔에 주사바늘을 꽂는 연습을 했다고 해 눈길을 끈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통증’ 제작보고회에서 정려원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정려원은 “동현은 작은 피 한 방울에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친구여서 예민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쪽으로 준비하려고 했는데, 실제 혈우병을 앓는 친구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만나기 전에는 굉장히 예민하고 날이 서 있고 사람을 싫어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구김살 없이 너무 밝더라고요. 만나고 난 뒤 오히려 제가 사랑받은 느낌이었어요. 아프다는 이야기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까 봐 절대 안 한 대요. 자립심이 참 강한 친구였어요.” 정려원은 혈우병을 앓는 친구를 통해 동현과 자신의 닮은 점을 찾았다고 한다. 그녀는 “나도 호주에서 나와 한국에서 12년째 혼자 살고 있고, 사랑을 받기보다 줌으로써 사람을 포용하는 방법도 동현과 닮았다”고 말했다. 정려원은 내적인 캐릭터 준비 외에 외적인 준비로는 “그 친구는 3일에 한 번씩 (혈액) 응고제를 맞는다”며 “(곽경택) 감독님이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분이기도 하고, 동현이 스스로 주사바늘을 팔에 꽂는 역할이기도 해서 직접 비타민을 팔에 넣는 연습을 했다. 자칫 (마약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어서 집에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통증’은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그린 웹툰 작가 강풀의 원안을 토대로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영상으로 옮긴 작품.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 남순이 작은 통증에도 치명적인 여자 동현을 만나 사랑과 아픔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권상우와 정려원이 남녀주인공으로 분했다. 정려원은 곽경택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전작들을 볼 때는 쇠파이프와 각목 이미지가 강했는데, 실제로는 솜방망이 같은 부분이 있더라”라며 “매의 눈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그만큼 여자처럼 디테일하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래서 의심하지 않고 엎드려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통증’은 올 추석에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