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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을 조여 오는 활의 전쟁’

액션 사극 ‘최종병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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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3-234호 이우인⁄ 2011.08.08 13:41:25

역적의 자손으로 숨어 지내는 남이는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 자인의 혼인날, 행복을 빌어주며 먼 길을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인이 청나라 정예부대 니루의 습격으로 포로로 잡혀간 사실을 알게 된 남이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무모하고 외로운 싸움에 뛰어든다. 남이는 신궁(神宮)의 능력을 과시하며 청군의 본거지에서 자인을 구하는 데 성공하지만, 청의 명장 쥬신타 일당으로부터 추격을 당한다. 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를 사용하는 남이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를 사용하는 쥬신타의 활 전쟁에 불이 붙는다. ‘최종병기 활(8월 10일 개봉)’은 50만 포로가 청에 끌려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아버지가 남겨준 활에 의지해 여동생을 구하는 오빠의 외로운 사투를 그린 액션 사극이다. 2007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제28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 제27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주목할 예술상을 휩쓴 김한민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남이와 자인 남매가 역적으로 몰린 아버지가 잔인하게 참수당하는 광경을 보고 도망치는 장면을 시작으로, 세월이 흐른 뒤 이들 남매의 변화된 모습과 끈끈한 우애를 재빠르게 보여준다. 남이가 자인을 구하기 위해 홀로 수십·수백에 이르는 적군을 활로 물리치는 모습에서는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통쾌함을 선사하는가 하면, 쥬신타 일당의 추격을 당하는 과정은 보는 이의 숨통까지 조여 온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산과 계곡을 뛰고 또 뛰는 배우들의 투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8월 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최종병기 활’이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122분의 상영시간이 화살처럼 빠르게 흘렀다.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박해일(난이 역), 류승룡(쥬신타 역), 문채원(자인 역), 김무열(서군 역)이 참석했다. - 영화 구상은 언제부터 했나? 김한민 감독 “나는 어릴 때 활터 옆을 자주 지나다녔다. 당시 활이 과녁에 꽂히면서 나는 소리에 스릴을 느꼈다. 그런 부분을 이번 영화에 담고 싶었다.” - 활과 관련된 영화라서 위험한 상황이 많았을 것 같다. 김한민 감독 “위험한 촬영이라고 생각한 만큼 긴장도 하고, 대비도 많이 했다. 배우들이 말 타고 뛰고 액션을 함에 있어서 늘 위험에 노출됐다. 낙석이 떨어진 적도 있고, 다리를 삔 적도 있다. ‘사고 없이 촬영을 끝내게 해 달라’고 항상 빌었다.” - 활에 대한 고증은 어떻게 했는가? 김한민 감독 “영화 배경이 병자호란 직후이다 보니 역사적인 배경과 리얼리티에 충실하려고 고증을 시작했다. 활의 종류와 화살촉이 이렇게 다양할 줄은 전혀 몰랐다. 그중에 영화에 나오는 건 대표적인 화살이다.” - 만주어를 구사하는데, 만주어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박해일 “만주어는 류승룡 씨가 실제 청나라 군인처럼 구사한다. 나는 거든 정도다.” 류승룡 “나뿐 아니라 박해일 씨와 문채원 씨도 유창하다. 나는 만주학 박사에게 만주어를 사사 받았다. 만주어는 세계적으로 100명 남짓만 사용하는 사어(死語)라고 한다. 잘하지 못해도 알아챌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었다.” 문채원 “연기하면서 새로운 언어를 쓴다는 건 난감했다. 그러다 선배들이 하는 걸 보면서 모르는 언어니깐 해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했다.” - 용맹하게 나오는데, 자신의 액션을 본 소감은? 문채원 “여성적인 이미지에 국한돼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이 작품에 도전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마쳤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지금 출연 중인 드라마(KBS ‘공주의 남자’)와 이 영화로 사극 두 편을 하는데, 캐릭터가 서로 달라서 재밌을 것 같아 선택했다.”

- 6.25 때도 죽고(영화 ‘고지전’), 병자호란 때도 죽는(영화 ‘최종병기 활’) 악역을 맡았는데, 왜 이런 역할만 맡나? 류승룡 “나 또한 여러 장르의 캐릭터를 하고 싶은데, 아직까진 나의 검증된 부분들만 보고 캐스팅하는 것 같다. 스펙 넓은 배우니 많이 찾아 달라(웃음).” - 30대가 넘어서 본격 액션물에 도전한 소감은? 박해일 “나이를 떠나서 무척 힘들었다. 그래도 촬영은 재미있었다.” - 영화를 보고 난 뒤 아쉬운 점은 뭔가? 박해일 “사극을 처음 접해서 톤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초반 부분이 무척 아쉽다.” 문채원 “액션을 하면서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서 아쉬웠다. 또 톤을 잡고 자인을 완성해가는 과정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김무열 “악역을 주로 맡다가 영화 쪽에선 오랜만에 처음으로 선한 역할을 맡아서 감개무량했다. 제작에 참여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하지만 활 영화에서 끝까지 활을 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류승룡 “영화 촬영하면서 6kg이 빠졌는데, 영화 앞부분을 날씬할 때 했으면 어떨까 싶더라.” - 달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뭔가? 류승룡 “이 영화를 위해 국궁과 만주어 등 준비할 게 많았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유산소 운동이었다. 마라톤 코스를 전력질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해일 “배우가 뛰지 않거나 움직이지 않으면 카메라가 돌지 않을 정도로 서 있는 장면이 거의 없는 영화였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영화 잘 봤다’는 말 한 마디면 싹 가실 것 같다.” - 사극을 꽤 많이 했는데, 사극을 좋아하나? 김무열 “아직은 내가 모자라서 시켜주는 작품 위주로 하다 보니 사극이 많았던 것뿐이다. ‘최종병기 활’을 계기로 조금 더 선하고, 인간적이고 일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 자신의 출연작 ‘고지전’과 ‘최종병기 활’ 중 어떤 작품에 애착이 더 가나? 류승룡 “‘최종병기 활’이 최종 승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 ‘공주의 남자’ 박시후와 ‘최종병기 활’ 김무열 중 누가 더 매혹적인가? 문채원 “두 분 다 극 중 내 목숨을 구해주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 박시후보다 더 매혹적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은? 김무열 “박시후 형은 SBS 드라마 ‘일지매’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돈독한 사이다. 굳이 꼽자면 내가 형보다 더 어리고, 키가 약간 크다는 점(웃음)?” - 영화 초반 박해일과 취중 결투를 벌이는데, 실제로 술을 마시고 한 건가? 김무열 “술을 마시긴 했다. 박해일 형은 촬영 도중 잔이 깨지는 바람에 손이 찢어졌다. 그래서 촬영을 중단하고 응급실에 가서 손을 꿰매고 돌아와서 촬영했다. 고생스러웠지만 즐겁게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하는 형의 모습을 보고 후배로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박해일 “영화 초반 촬영에 감을 잡으려고 술을 마셨다. 음주측정하면 걸릴 정도로 마셨다. 근데 별로 좋지 않은 행동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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