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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죽음 앞에 드러나는 인간의 본능 ‘푸네 하이웨이’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9~10일 공연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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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8호 김금영⁄ 2011.09.08 20:48:35

친구가 눈앞에서 칼에 찔렸다. 하지만 도움을 구하는 친구를 뒤로 하고 도망쳤다. 그 기분은 어떨까? 국립극장이 ‘2011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해외초청작으로 현대 인도연극의 대표작인 레이지 극단의 코믹 스릴러 ‘푸네 하이웨이’를 9~10일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푸네 하이웨이’에서 적막을 뚫고 등장하는 세 남자는 방금 칼에 찔린 친구를 도로 위에 버리고 온 사람들로, 급박한 상황에서 공포에 떨면 인간의 숨겨지고 억눌려 있던 본능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서슴없이 보여준다. 뭄바이와 푸네를 잇는 고속도로에 위치한 허름한 호텔방에 숨어들어온 말더듬이 닉, 코카인 중독자이자 M&A 전문가인 비쉬, 처세술에 능한 수완가 프라모드는 친구 바부를 버리고 도망친 죄책감에 몸부림치며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배우들은 거친 힌디어와 인도 영어를 섞어가며 실제 다툼에서 쓰일 듯한 욕설과 대사들을 선보이며 현실감을 부여한다. 특히 흥분하면 더욱 말을 더듬게 되는 닉의 모습은 안쓰러워 보이다 못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해 때로는 웃음을 부여한다. 쉴 새 없이 언쟁을 벌이던 중간에 프라모드의 여자친구 모나는 임신 사실과 더불어 자신이 지역의 정치가이자 권력가의 외동딸임을 밝힌다. 친구 바부의 죽음에 신경이 곤두세워져 있는 프라모드는 뜻밖의 상황에 자신이 유부남임을 고백하고, 모나는 복수하기 위해 호텔의 웨이터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고 떠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세 사람은 웨이터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이들의 언쟁은 끝을 맺을 줄 모른다. 거짓말을 하고, 말을 더듬고, 농담을 하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압박과 긴장을 해소하려 한다. 언쟁이 극에 달했을 때 뜻밖에 반전의 상황이 연출되며 연극은 끝을 맺는다. 하지만 연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결말은 많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푸네 하이웨이’를 연출한 라홀 다 쿤하는 “보수적인 프라모드, 독립적인 비쉬, 집 안에 틀어박혀 있는 닉, 거물 정치가의 딸이지만 대도시 안에서는 작게 느껴지는 모나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보여주며 여러 인종이 어울려 살고 있는 현대 인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또한 급박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해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극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관객들은 ‘이제 주인공들에게 어떤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 궁금해 하게 될 것이다. 이건 나도 흥미롭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인도 연극이라 부담스럽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자막이 함께 화면에 진행되기 때문에 이해를 돕는다. 다만 완전한 상황 이해가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한편 ‘푸네 하이웨이’는 영국 로얄코트극장이 주최한 2004년 제1회 ‘작가들의 영역’ 워크숍을 통해 완성된 작품으로 2004년 인도 초연을 시작으로 2006년 독일, 2010년 영국 등에서 100회 이상 공연을 펼쳤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02)2280-4115~6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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