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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너와 함께라면’, 선의의 거짓말은 정말 좋은 것일까?

70대 노인과 20대 처녀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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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9-240호 김금영⁄ 2011.09.24 22:23:31

요즘 사랑에 나이 차는 별 것 아니라지만 딸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딸 또래의 아들까지 있는 사위를 데려온다면 어떨까?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이 기발한 상황을 코믹하게 풀어나간다. 아버지 쿠니타로와 어머니 요리에는 코이소 가의 연례행사를 앞두고 큰딸 아유미의 남자친구에 켄야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아유미는 안절부절못한다. 부모님은 켄야를 ‘청년 사업가’로 알고 있지만 그는 ‘청년’이 아닌 백발 ‘노인’인 것. 예상치 못한 켄야의 갑작스런 방문에 쿠니타로와 작은 딸 후지미는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요리에가 큰 충격을 받을까봐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유미를 짝사랑하는 종업원 와다와 켄야의 아들 겐야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은 꼬여만 간다. 연극은 아버지 역인 개그맨 김진수와 최대철, 종업원 역인 김늘메와 김민혁의 코믹한 연기와 노인 켄야 역을 맡은 이주원의 실감나는 연기, 아들 겐야 역을 맡은 차용학의 느끼한 연기, 열정적인 사랑을 연기하는 큰딸 손희승, 깜찍 발랄한 둘째딸 류혜린, 유쾌한 엄마 역을 맡은 김송이 등의 다양한 연기가 어우러지며 쉴 틈 없이 웃음 폭탄을 터뜨린다. 특히 백발 노인인 켄야가 쿠니타로에게 “아빠”라고 애교를 부리고, 담배를 사러 킥보드를 타고 가는 장면 등은 진풍경이다. 하지만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연극은 ‘사랑’에 있어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중간 중간 질문을 던진다. 형식과 겉모습이 중요한 것인지, 진심만 통한다면 정말 다른 조건은 모두 상관없는 것인지…. 처음에는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점점 결말로 나아가면서 거짓말이 커지는 상황을 보여주며 ‘사랑’을 넘어서 이 ‘거짓말’은 진정 ‘사랑을 위한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인지’에 중점을 두기 시작한다. 아유미는 켄야가 상처받는 것이 싫어서 거짓말을 했다고 하지만 거기에 단 1%도 자신을 위한 점은 없었는지 켄야는 묻는다. 이는 관객에게도 상대방을 위해 하는 ‘선의의 거짓말’이 정말로 좋은 것인지, 좋은 뜻이라면 거짓말을 해도 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그렇지만 이 연극을 즐기기 위해서는 진지한 고찰보다는 크게 웃어넘기는 지혜가 필요할 듯하다. 극의 절정 부분에서 엄마 요리에의 갑작스런 변화와 느닷없이 시작되는 농구 대결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가볍게 웃고 넘어가면 보다 편안히 연극을 즐길 수 있다. 결말에 있어서도 진지한 주제에 대한 별다른 해답은 제시해 주지 않기에 한 번 크게 웃고 스트레스를 푼다면 족할 듯하다. 다만 딸을 둔 아버지가 이 연극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속편이 나올듯한 기대감을 주면서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게 한다. 문의 02)766-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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