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안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녹아들면서 순식간에 꿈속에 온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바로 니시무라 유키에, 그녀의 피아노 소리가 전해준 힘이다. 일본에서 손꼽히는 피아니스트인 그녀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으며 어린 나이에도 그 재능을 인정받아 야마하 JOC의 일원으로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지의 연주여행에 참가했다. 8살에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포함해 태국에서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까지 30장 이상의 앨범을 제작, 발매했으며 NHK TV의 ‘취미유유’, ‘니시무라 유키에의 쉽게 배우는 피아노레슨’에 피아노 강사로 출연하고, CF모델 및 각종 음악 프로그램의 MC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맥심 커피 광고의 CM으로 ‘미노리 노 테마(Minori No Theme)’가 삽입돼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니시무라 유키에는 최근 막을 내린 연극 ‘국화꽃 향기’의 테마 음악 작업에도 참여하며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인터뷰 도중 요청해 들은 그녀의 피아노 선율에는 뭔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동이 담겨져 있었다. 이런 니시무라 유키에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다음달 5일과 6일 서울 소월아트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그녀는 특별게스트로 출연하는 한국의 팝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신지호와 한국의 집시 바이올린 연주자 콘(KON)과 색다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콘서트를 앞두고 니시무라 유키에는 다소 들떠 보였다. 인터뷰가 끝난 다음에는 동대문에 구경을 가고 싶다며 설레는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그녀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다소 진지해지기도 했다. 열정적이면서도 상냥한 그녀, 니시무라 유키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한국의 팬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니시무라 유키에입니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콘서트를 하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2년 전 크리스마스 때 한국에서 콘서트를 하면서 한국 친구들이 많이 생겼어요. 방문할수록 점점 좋아지네요.” -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는데 피아노를 처음 접했을 때를 기억하나요? “네. 물론이죠. 피아노를 정말 좋아했지만 연습은 정말 싫었어요(웃음). 손도 너무 작아서 친구들보다 잘 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피아노는 제 어릴 적 친구와도 같은 존재였죠. 말주변이 없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는데 피아노는 아무 말 없이 기쁨과 슬픔, 감동을 전해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래서 일기를 쓰듯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죠.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곡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 곡들을 포함해서 8살 때 태국에서 콘서트도 했죠.” - 피아노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나요? “어렸을 때는 손이 너무 작다 보니 피아노 선생님께서 ‘너는 피아니스트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그래서 상처를 받았죠. 하지만 처음 태국에서 콘서트를 했을 때 너무 벅차오르는 감동을 받았어요. 공연이 끝나는 순간 모두 밝은 얼굴로 박수를 쳐주셨어요. 그야말로 정말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른 곳에서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한 것이죠. 음악이야말로 문화와 국가 모든 것을 넘어 소통을 하게 해주는 훌륭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음악의 길을 걷고 싶어요.” -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나 음악가가 있다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네요. 편해지고 싶을 때는 락이나 알앤비 음악을 들어요. 고등학생 때는 스팅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피아노 콘서트는 오히려 잘 보지 않는 편이에요. 흥미가 있어서 볼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피아노 분야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완전히 마음 편히 볼 수가 없는 것 같아서요. 한국의 피아니스트 중에서는 이루마 씨를 알아요. 너무 예쁜 멜로디를 연주하세요. 훌륭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국화꽃 향기’에서 함께 작업했던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 씨도 알고요. 너무 잘 생기신 것 같아요(웃음). 섬세한 음악도 듣기 좋고요.”
- 연극 ‘국화꽃 향기’ 테마 음악 작업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지난해 가을 이성모 프로듀서가 제 연주가 너무 좋아서 연극 ‘국화꽃 향기’에 사용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영화 ‘국화꽃 향기’의 한 장면을 보여주셨어요. 영화를 넘어서는 연극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굉장히 설레었죠. 연극 ‘국화꽃 향기’테마 음악에서 주인공 남녀 배우의 굉장히 애절하면서도 강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음악은 주인공을 빛내주는 역할을 해야 하니까요. 연극 ‘국화꽃 향기’ 공연 당시 제 음악이 나올 때 관객 분들 중에 울고 계신 분들도 있었는데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 많은 곡을 연주해 왔지만 특별히 연주해보고 싶은 곡이 있나요? “지난해가 쇼팽이 태어난 지 200년 된 해였어요. 쇼팽 음악은 굉장히 로맨틱하고 훌륭한 음악이지만 피아노로 연주하기에 어렵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처음 치시는 분들도 쇼팽의 곡을 쉽게 칠 수 있도록 교본을 만들었어요. 특히 왼손 반주가 어려운 데 이를 쉽게 고치는 데 중점을 뒀죠. 쇼팽 음악을 저 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즐기면서 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싶네요.” - 학교나 병원에서도 콘서트를 많이 한다던데… “10년 전부터 전국을 돌며 학교와 병원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어요. 10년 전 어떤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제 콘서트를 보시고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공연 요청을 하셨어요. 어린 애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어줍니다. 한 번은 어떤 아이가 엄마랑 싸움을 했는데 제 연주를 듣고 나서 ‘엄마한테 더 잘해줄 걸’ 하고 생각했다고 편지가 와 너무 행복했어요. 등교 거부 했던 학생이 제 연주에 기운을 받아서 학교를 다니게 됐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고요. 여러 가지 즐거운 에피소드가 많아요. 자선 사업이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지는 않아요. 오히려 제가 더 활력을 받는데요(웃음). 계속 학교와 병원에서 콘서트를 할 생각이에요.” - 미인이세요. 특별한 관리 비법이 있나요? “아하하. 감사합니다. 저는 오히려 한국 와서 놀란 게 너무 예쁜 분들이 많더군요. 저는 그냥 잘 먹어요. 공연을 한 번 하면 2시간 정도 이어지는데 체력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피아니스트라 하면 조용한 방에서 하얀 커튼을 치고 있을 것 같은 고상한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혀 아니랍니다. 체력이 정말 중요해요(웃음).” - 다른 악기에 매력을 느낀 적은 없나요? “바이올린도 조금 배웠었는데 그래도 제게는 피아노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웃음).” - 한국에서 콘서트를 하는 동안 가보고 싶거나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매번 올 때마다 삼계탕 가게를 가는데 또 가고 싶네요(웃음). 놀이공원 가서 롤러코스터도 타보고 싶어요!” - 자신에게 있어서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음악이란 보물입니다. 음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하고 접할 수 있거든요. 그것이야말로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에요.” - 앞으로의 계획과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다음달 한국에서 열릴 콘서트를 굉장히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어요. 피아노 콘서트이지만 딱딱한 형식이 아닌 모든 분들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서트로 만들려고 해요. 한국은 제게 있어 정말 특별한 나라에요.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에요. 굉장히 정열적이면서도 예의가 바르죠. 한국과 일본이 점점 더 사이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네요. 제가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하고 서로 음악 교류를 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응원해 주시고 꼭 콘서트에도 와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