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38.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줘라”

  •  

cnbnews 제244호 박현준⁄ 2011.10.23 11:09:38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미국 시간으로 2011년 10월 5일 타계했다. 놀라운 창조력으로 많은 사람의 영감과 열정에 불을 지핀 불꽃같은 삶이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려 삼가 조의를 표하고 싶다. 그의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은 대단히 감동적이다. 역경도 결과적으로 그에게는 축복이었다. 창조는 깨달음의 결과이기도 한데, 이 창조는 한편으로는 신의 영역의 한 부분이지 않은가! 디지털 시대를 가져온 한 영웅이 현실에서 사라졌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아름다운 가을의 한복판을 속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우리의 대화는 즐거웠다. 1955년생인 잡스의 타계를 이야기하며 동년배인 우리는 그에 비하면 덤으로 사는 새 삶일 수 있겠다는 데 동의했다. 새 사람으로 우리는 어찌 살까? 잡스의 예에서 보듯이 갈망하는 자가 천재라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돈에 대한 갈망이 아닌 창조, 창의에 대한 갈망…. 그는 엄청날 수도 있는 연봉을 1년에 상징으로 1달러만 받았다. 거꾸로 말하자면 그가 ‘안 받은 연봉’은 다른 직원에게 나눠졌거나 제품 발전에 쓰였을 것이다. 다른 이름의 기부를 실천한 셈이다. 아니 어쩌면 거저 받은 창의력과 재물의 축복이니 거저 되돌려줬다고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진정한 의도일지는 모르지만 어쨌건 ‘삶의 의미는 돈이 아니라는 것’도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다. 우리가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받은 것을 정량분석 하면 얼마나 될까? 살아가며 우리가 주는 것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 공유경제를 논의하며 주는 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실상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은 축복을 받아가며 살아온 선물의 연속이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사랑하는 친구의 생일을 맞아 내가 아끼며 고이 간직해온 소중한 물건을 선물했다. 선물이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것을 주어야 진정한 사랑의 선물이라 생각하며…. 사회는 선의와 사랑으로 이렇게 차츰 변화하며 좋아질 것이다. 아무리 속도가 느리다 해도 바로 내가 행동으로 믿음을 옮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물론 역경에 부딪혀 엄청난 고통을 극복하는 일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고통까지 선물로 여기면 이는 성인의 경지이리라. 2009년 1월 11일에 ‘안명옥의 무지개나라-닥터아모의 비밀편지(http://blog.naver.com/dramo23)’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2011년 10월 7일 부로 어언 1000일이 됐다. 10월 11일에는 1004일을 맞았다. 매일 매일 때로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때로는 삶의 편린들을 기록하며 생활을 나누는 심정으로 이 블로그를 가꾸었다. 정성 들여 블로그를 돌보겠다는 심정으로 매일매일 글을 올렸다. 거저 받은 축복은 이렇게 거저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게으름 피우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그 유혹을 잠시 뒤로한 나날이 이어지니 놀랍게 1000일을 돌파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절절히 실감되는 날이었고, 꾸준히 1000일을 채웠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지식공유의 실천을 위한 블로그가 사랑을 받으며 소기의 즐거운 목적(?)을 이루니 꿈만 같다. 정보를 필요로 하는 여러분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1000일간 49만4217명이 내 블로그를 방문했고 페이지 뷰는 62만8141회, 7902회의 포스트 스크랩을 기록했다. 필자가 혼자 가지고 있으면 소멸과 함께 흙으로 돌아갈 운명인 지식들을 이웃과 공유함으로써 빛으로, 무지개로 다시 태어난 듯 했다. 나눔과 공유, 도움의 의도를 가진 이 작업은 생명의 응축인 열매를 더 많이, 계속해서 맺을 것이다. 기쁘고 행복한 1000일을 맞았다. 여러 번 들어도 감동적인 탄생과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 잡스의 스탠포드의 명연설 중 계속 여운이 남는 구절을 소개한다. 1970년대에 나온 스튜어트 브랜드(Stewart Brand)의 저서 뒷표지 문구인 “갈망하라, 무모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삶은 이런 삶이 아닐까! 이는 삶의 근원적 기쁨이기도 하다. 다시금 사랑의 정치, 사랑의 경제다!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